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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집 1 - 소설 ㅣ 다시 읽는 우리 문학 1
이상 지음 / 가람기획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때나 저때나 박행에 우는 내가 십유여 년 전 그해도 저무려는 어느 날 지향도 없이 고향을 등지고 떠나가려 할 때에 과거의 나의 파란 많은 생활에도 적지 않은 인연을 가지고 있는 죽마의 구우 M군이 나를 보내려 먼 곳까지 쫓아나와 갈림을 아끼는 정으로 나의 손을 붙들고,
"세상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것은 아니라네."
-35 p / 이상 전집 1
이상은 한국 소설사에서 가장 문제적인 작품을 남긴 천재적인 문인입니다. 저는 대학 시절 이상의 <날개>를 읽고 충격을 받아 한동안 이상의 문학 세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천재만이 쓸 수 있는 문학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대학 졸업을 한 후로 바쁘게 지내다보니 이상 문학을 더 읽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데, 최근 가람기획 출판사에서 <이상 전집>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박제가 된 천재' 이상 깊이 읽기입니다. 부제가 이상 소설을 잘 설명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기쁜 마음에 1권 소설부터 펼쳐보았는데, 이상의 어머니, 친필 편지, 경성공업고등학교 시절, 이상이 그린 삽화들, 자필 유고시 등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상의 삶에 더 가까워진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희귀한 사진들을 볼 수 있어서 기뻤고, 이상의 문학비와 시비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게 되어서 그동안 이상에 대해 가지고 있던 몇 가지 궁금증들을 해소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상 전집> 1권 소설편에는 16편의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12월 12일>, <지도의 암실>, <휴업과 사정>, <지팡이 역사>, <동해>, <설화> 등입니다. 저는 예전에 <지주회시>, <날개>, <봉별기>, <종생기>는 읽어보았지만 나머지 수록 작품들은 처음 만났기 때문에 글을 읽는 동안 무척 설렜습니다. 전집을 읽지 않았으면 만나지 못했을 소설들이어서 한 줄도 빼놓지 않고 읽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간혹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이 있었는데 주석이 있어서 참고해가며 읽으니 어느 정도 의미 파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상은 1930년대에 활동했던 작가입니다. 그런데도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와 크게 감수성이 다르지 않은 작품을 남긴 것을 보아 확실히 천재는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불안, 부조리한 삶, 인간 관계에서 오는 불행 등은 여전히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있는 문제들입니다. 이상의 소설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대다수인데, 굉장히 퇴폐적이고 우울함에도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독하게 현실적이어서 슬픕니다. 역시 해외소설도 좋지만, 우리나라의 옛 유명 소설을 읽으면 신기하게도 예나 지금이나 정서가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어 센티멘털해집니다.

<이상 전집> 1권은 대학 졸업 후 이상 작품을 접하지 않고 있던 저에게 다시 이상의 훌륭한 문학 작품들을 만나게 해준 교량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소설을 좋아하게 된 건 역시 이상 덕분이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고, 역시 천재의 소설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한국 근대 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 이상의 천재적인 작품이 궁금하신 분들께 가람 기획 출판사의 <이상 전집> 1권 소설편을 강력 추천합니다.
이 포스팅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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