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을 지켜라 - 제31회 눈높이아동문학상 판타지 동화 부문 우수상
김우주 지음, 김유대 그림 / 오늘책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우주 작가님의 <악당을 지켜라>는 제31회 눈높이 아동문학상 판타지 우수상을 수상한 동화입니다. 눈높이 아동문학상은 수상하기가 무척 어려운 공모전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수상한 동화라니! 수상작이라는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동화입니다. 저는 생활 동화보다는 판타지 동화를 더 좋아하는 편인데요. 그래서인지 이 동화에서는 어떤 재미있고 흥미로운 상상력을 보여줄지 무척 기대가 컸습니다.




저는 개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 동화를 읽는 동안 계속 즐거웠습니다. 이 동화에서는 사람이 아닌, 개들의 활약이 나오거든요. 이 동화의 주인공은 '동구'라는 이름을 가진 개입니다. 마치 사람 이름 같지요? 동구를 키우는 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입니다. 손자인 '동이'와 비슷하게 지어준 것이지요. 하지만 동이는 동구를 형제처럼 아끼고 좋아해주기는 커녕 오히려 못살게 굴기만 합니다. 그래서 동구는 동이를 '악당'이라고 부르면서 미워하게 됩니다.


이 동화의 첫 부분을 읽을 때에는 동구가 너무 불쌍했습니다. 그래서 동이를 미워하는 동구의 마음이 잘 이해되었어요. 아무리 어린 소년이라고 해도, 동물을 학대하는 건 나쁜 일이니까요. 하지만 이 동화는 단순히 '동물 학대는 나쁘다'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보통 동물이 등장하면 피해자로, 그저 불쌍한 역할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동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제목이 '악당을 지켜라!'이잖아요. 동구가 악당인 동이를 지켜서 결국에는 화해를 하고 잘 지내는 게 이 동화의 결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동화는 동물학대 가해자를 두둔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오히려 '개법정'이라는 곳에서 재판을 받게 만듭니다. 아무래도 법정, 재판이라고 하면 무서운 느낌이 듭니다. 잘못을 세세히 따져서 처벌을 하는 것과 관련이 있으니 어린이 독자들도 왠지 이 부분을 읽을 때 마음이 콩닥콩닥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동이를 법정에 세운 건 동구가 아니었습니다. 동이는 쥐들이 사는 곳에 돌을 던져서 입구를 막아 새끼 쥐들을 죽게 만든 죄로 법정에 서게 되거든요. 다행히 동구가 '변호견' 역할을 해서 풀려나게 되지요.


이 동화에는 반전도 꽤 많아요. 그저 먹는 것만 좋아하고 제자리에서나 뱅뱅 도는 줄만 알았던 '뱅구'의 역할, 동구가 좋아하는 새침하고 도도한 강아지 '체리'가 남모르게 가지고 있던 상처, 카리스마 넘치고 정의롭게 보였던 개판사 '애꾸'의 음모, 동물을 괴롭히는 악당인 줄만 알았던 '동이'의 가슴아픈 사연을 읽으면서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설마 동화 속에 이런 반전이 있을 줄은 몰랐거든요.




그래서 이 동화는 한 번 잡으면 쉬지 않고 끝까지 읽게 됩니다. 뒷 이야기를 예측할 수 없으니 어른이 저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악당이라고 미워했던 동구의 이야기를 보면서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잘못이 있는 사람이라도 '변호인'이 필요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야기의 중심 내용은 아니지만, 할아버지와 정 여사의 연애도 상큼했습니다. 10대, 20대 연애만 연애하라는 법 있나 싶을 정도로 알콩달콩한 모습이 좋았습니다.


<악당을 지켜라>는 재미와 반전이 있는 동화입니다. 괜히 자기보다 약한 친구나 동물들을 괴롭히면서 마음 속 스트레스를 푸는 아이들이 꼭 읽어보면 좋은 동화이기도 합니다. 진짜 자신의 상처가 무엇인지,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게 만드는 동화거든요. 그리고 지구의 주인이 '인간'이라는 오만한 마음을 지우게 만드는 아주 좋은 동화이기도 합니다. '동물 학대'가 사라지고, 인간과 동물이 조화롭게 잘 살아가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악당을지켜라 #오늘책 #동화 #김우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