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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카페의 노래 ㅣ 열림원 세계문학 6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9월
평점 :
열림원 세계문학 시리즈에서 7번째로 출간된 <슬픈 카페의 노래>를 읽었다. 나는 주로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편인데, 이 책은 사이즈가 작고 휴대하기 좋아서 들고다니며 읽기에 참 좋다. 게다가 책 디자인도 패션 잡지처럼 트랜디한 느낌이 난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이 책의 표지, 사이즈가 마음에 들어서 선택한 것이 아니다. '카슨 매컬러스'라는 거장이 쓴 책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다.
카슨 매컬러스는 윌리엄 포크너와 함께 미국 남부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평범한 세계관에 순응하기 힘든 소외된 영혼의 열망과 고독을 주제로 탁월한 작품들을 발표했다. 많은 작품들이 세계 각국에서 연극이나 영화로 각색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슬픈 카페의 노래>는 카슨 매컬러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어느 황량한 마을에서 시작한다. 서술자는 이 마을은 이 세상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곳같이 외롭고 슬프다고 하는데, 정말 소설을 읽고 있으면 마을의 쓸쓸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다.
평범하지 않은 마을에, 역시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아버지가 경영하던 큰 사료를 물려받아 운영하는 미스 어밀리어가 바로 첫 번째 인물이다.
그녀는 신장이 180cm나 되고 사팔뜨기에 힘이 세다. 재미있는 점은 어밀리어를 좋아하는 남자가 이 마을에서 제일 가는 미남인 마빈 메이시라는 것이다. 평범한 로맨스라면 둘을 엮어서 커플로 만들겠지만, 이 소설은 독자의 기대를 어긋나게 만들면서 흥미를 돋운다. 둘이 결혼을 하긴 하지만 어밀리어가 마빈 메이시를 쫓아내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밀리어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는데, 그는 부랑아이자 꼽추인 라이먼이다. 이 소설은 어밀리어, 마빈 메이시, 라이먼이라는 독특한 세 인물의 삼각관계를 이야기한다.
어밀리어가 라이먼을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커져갈 때, 어밀리어가 운영하던 카페는 마을의 따뜻한 중심이 된다. 카페에 오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반드시 식사를 하거나 술을 사야할 필요가 없었다. 어밀리어는 체리 주스를 한 잔에 1센트만 받고 팔았으며 마을 사람들은 어밀리어의 카페에 있을 때 이 세상에 자신이 가치 없는 존재라는 쓰라린 생각을 조금은 떨쳐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어밀리어의 사랑이 끝나면서 카페 역시 망가져 버린다.
사랑은 이렇게 아프고 허무한 것일까.
작가는 이 소설에서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랑이 신비로운 이유가 무엇인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떠한지. 여성스러운 면이 전혀 없는 여자, 취향이 특이한 난봉꾼, 사교성 좋은 꼽추라는 독특한 사람들은 특이한 사람들이 아닌, 사랑을 추구하고 아파했던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다.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본 기분이다. 한동안 이 책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사랑에 대한 최고의 소설이다. 사랑을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강력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