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낙원
김상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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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자리에서 금방 다 읽은 소설이다. 나는 그동안 '과학'과 관련된 소설을 많이 읽어본 적이 없다. 이슈가 되었던 베스트셀러 과학 소설을 몇 권 읽어봤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내심 어려운 책이 아닐까, 소설의 탈을 쓴 과학 이론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왠만한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다고 장담한다. 그리고 과학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해서 이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아니다. 청소년 독자라도 충분히 읽을 수 있을만큼 글이 어렵지 않게 쓰여있다.





<AI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의 저자인 장동선 뇌과학 박사는 이 책의 추천사에 "나의 기억이 데이터로 치환되고 복사되어 뇌와 몸이 아닌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오고갈 수 있다면? 누가 진짜 나이며, 무엇이 실제 세상의 경험을 구성하는지에 대해서 답을 하기 어려운 질문들이 새로 생겨날 터이다."라고 했다.



 나는 이 추천사의 말이 딱 이 소설에 적합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기억'을 변조시킬 수 있는 미래 시대, 그리고 그러한 행위가 과연 옳은 일인지에 대해서 썼다.

'현실은 시궁창이어도 기억을 변조해서 럭셔리한 기억을 심어 그게 진짜 내 삶이라고 믿는다면? 그래도 괜찮은걸까?' 이런 상상이 <기억의 낙원> 소설에서 나온다. 조작된 기억을 '꿈'으로 만들어서 파는 수상한 회사인 더 컴퍼니. 그리고 학부시절 친했던 교수 추천으로 그 더 컴퍼니에서 일을 하게 된 하람. 이러한 소설의 설정만으로도 이미 이야기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단순히 소설의 설정만 흥미로운 게 아니다. 





이 소설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사연이 나오는데, 그 사연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현실에는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한 사람들이 기억된 조작의 꿈을 사려하고, 무엇을 그토록 이루고 싶어했는지 알고나니 마음이 아팠다.



이 수상한 회사인 더 컴퍼니는 AI 기술, 거대한 돈과 권력과 연결되어 있는데, 나중에 이 회사의 실체가 밝혀질 때 손에 땀을 쥐고 읽었다. 꿈과 기억, AI기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소설이다.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딱인 소설이다.

(107쪽) 인상깊은 구절 - "혹시 아까 그 부부의 아이에게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짜로 심어주는 건가요?"



조 실장은 팔짱을 낀 채로 한동안 탁자의 중앙을 응시했다.

"가짜, 가짜라..."

"아니, 제 말은 그 아들이라는 아이는 지금 별다른 꿈이 없는데, 부모, 그 엄마의 선택에 따라서 의사라는 꿈을 강제로 만들어주려는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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