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의 우리 나무
박상진 지음 / 눌와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애인은 섬촌x입니다.
얼마전에 다리가 놓여 이젠 섬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어렸을때 이야기를 하면 서울에서 자란 저하고는 대화가 안될정도로 촌스럽게 놀았더군요..
초등학교 고학년때 대도시로 이사를 가서 지금껏 살아왔지만
그래도 자기는 촌x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합니다.

그런 그녀와 함께 서울의 창경궁에 놀러갔었습니다.
그녀는 물론 처음이라 좋아라 했었지만,
그저 조선왕조의 궁궐이다...정도만 알고 가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느끼시는 감상.
좀 심심하고, 다리도 아프고, 재미도 별로고...
이런 반응이 금방 나왔죠.

그때 이 책을 꺼내 주었습니다.
그냥 대강대강 넘기던 그녀는 곧 자리를 잡고 앉더니 움직일 생각을 안하는 것이었습니다.

"어? 이나무 우리집앞에 있었던 나문데... 어? 이나무 이름이 이거였어?....어? 오~...아~..."

그 뒤로 창경궁은 더이상 지겨운 곳이 아니었습니다.
다리아프다고 쉬어가자던 그녀는
지도를 들고 여행을 하는 사람처럼 이 책을 펴들고 다시 한바퀴를 돌았습니다.
그리고는 돌아오는 전철에서 또한번 읽었답니다.

이 책은 총 칼라로 나무들의 사진을 생생하게 실어놓고 있고,
나무에 얽혀있는 이야기들도 재미있게 적혀있습니다.
궁궐안의 길을 따라 나무를 찾아가며 눈에 띄는 나무를 쉽게 찾을수 있도록
지도와 나무의 위치 또한 매우 쉽게 찾도록 되어있구요.

지은이는 역사적으로 사용된 나무를 연구하던 분이라는데..
이 책을 통해 그분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역사에 접근하는 방법에 이런 부분도 있었구나 싶었으니까요.

주말에 갈곳은 없고, 가자니 사람들에게 치일 생각하면 미리 진저리가 쳐지시는 분들에게
아무 생각없이 바람이나 쐬러 가는것도 좋지만
이 책한권 들고 전철타고 궁궐에 다녀오시길 추천해드립니다.
우리 궁궐에 대한 애정도 생기고, 푸른 나무밑에서 산림욕도 되고...

창덕궁, 경복궁, 덕수궁...
우리 촌x 애인은 벌써부터 언제 갈꺼냐고 조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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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4-10-05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나도 눈독 들이고 있던 책이랍니다.
저도 궁궐 좋아하는데 별달거리님의 애인분과 제가 잘 통할 거 같군요^^

빳떼리 2004-10-06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추천합니다..
세상이 달라보일 정도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