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 - 몸에 밴 상처에서 벗어나는 치유의 심리학
다미 샤르프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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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떠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그 당시의 생각을 가지고 판단한다고 느끼지만

실은 그 때 내리는 결정이나 생각은

이전에 겪었던 비슷한 상황에서 내가

느끼고 생각했던 것을 토대로 행하게 된다.

다시 말하자면 A에게 B가 칭얼거리면서

어리광을 부렸을 때 갑작스럽게 A가

화를 냈다면 그건 그 때의 일이 문제가 아니라

A의 어린 시절 동생이 울고 불고

짜증을 내면 무조건적으로 자신이

잘못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달래줘야 했던 어린 시절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걸 전치라고 봐야 할지 투사라고

봐야 할지 조금 헷갈리긴 하지만

어쨌건 중요한 것은

우리의 행동은 이렇게 과거와

연관이 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말해서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관련 서적을

꾸준히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의 병이

몸으로 번지는 것이 결국

우울증이 아닐까 싶다.

(혹은 몸의 병이 마음으로

번지는 것일 수도 있겠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를

원활하게 대처하기 위해 몸의 체계가

움직이게 되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면

단연 해소도 되어야 하건만,

꾸준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혹은

감당하기 힘든 일을 어린 시절에 겪게 되면

그 트라우마가 그대로 내 몸에 남아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를 제대로

풀지 못한다거나 다른 사람과 달리

유달리 책임감이 강하다거나

한 가지 일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고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거나

하는 특색들은 우리가 기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몸이 기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해하기 쉽게 실험을 예시로 들자면

강아지를 두 부류로 나누고

A라는 집단과 B라는 집단이 있다.

이 두 무리에게 각각 전기 충격을

가하게 될 것이지만 A 집단에

있는 강아지들은 어떠한 스위치를

누르면 이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고

B라는 집단에 있는 강아지들은

그 어떠한 수를 써도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이때 A 무리에 있던 강아지들은

다들 전기 충격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B 무리에 있던 강아지들은 자신의

상황을 깨닫게 되고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이 강아지들은 전기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해도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이른 바, 학습된 무기력이다.

 

이러한 학습된 무기력은

우리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이 된다.

어릴 적에 겪었던 일들은 기억을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뇌에는, 몸에는 남아 있는 셈인데

책에 나왔던 얘기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태아가 태어난 직후에 겪은 일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었다.

생각나지도 않는 출생 직후의

일이 우리 인생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니.

단순히 아이를 낳으면 끝인 줄 알았던

과정이었지만 이 때의 영향이 매우

크게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

아이는 갑작스런 환경 변화를

엄마 배 위에서 인식하고 안정을 찾은 뒤

이내 엄마의 가슴으로 향하게 된다고 한다.

이를 자가 연결이라 부르며 이때에

애착이 생겨난다고. 하지만 현재

출산 과정에서 이러한 일들은 찾아볼 수 없고

바로 신생아실로 들어가 엄마와

단절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다.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변하는가 책을

통해서 우리가 겪었던 어렸을 적의 일들이

몸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 또한 그 내용과 비슷했다.

마흔이 넘었으나 부모를 원망하고

나이가 들었으나 어렸을 적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등의 어릴적 습관과 행동을

버릴 수 없는 것은 우리가 기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몸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탈피하기 위해서

요가나 스트레칭 등 자신의 몸의 존재를

꾸준히 인식을 해줘야 하며 단연 감정을

멀리서 지켜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일

또한 병행해야 한다고 한다.

나는 그저 영유아기 때의 부모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만 생각을 했는데

아이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임신하고 나서부터 엄마의 생각이

어떻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고 하니

더 놀라웠던 것 같다.

출산의 과정 또한 애착 형성의

중요한 역할이었다고 하니

기억나지도 않는 어린 시절로 인해

우리 인간들은 참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겠구나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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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없다
조영주 지음 / 연담L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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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부터 기대했다.

읽고 나서는 감탄했다.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 두 개를

싹 해치우기도 했다.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게는 편견 두 개가 있었다.

하나는 우리 나라의 추리 소설은

어딘지 모르게 재미가 없다는 것이고

하나는 카카오페이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연재가 되는 것들은 뭐랄까 문학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그런 범주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책을 읽기

좋아했지만 유독 재미 위주의

소설만 읽는다고 하면 집에서

쓴소리를 마구 퍼부어댔기 때문일까.

내가 아직도 좋아하는 소설인

궁에는 개꽃이 핀다를 도서관에서

빌려와 재미나게 읽고 있을 때

공부는 안 하고 그런 책만 읽는다는

핀잔을 들었던 게 무척이나 속이

상했으면서도 결국 그런 시선으로

다른 소설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문학적 가치란 무엇일까.

결국 소설은 어떠한 형태이든지 간에

사람이 사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고

그게 어디에서 어떻게 연재가 되건 간에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품고 있는 건데

왜 나는 자꾸만 그런 시각을 버리는지

알지 못할 일이다.

반전이 없다는 안면인식장애 형사가

책에 깔려 압사 당한 의문의 살인사건을

추적해나간다는 내용으로 추리소설

마니아들로부터 10점 만점에

10점이 쏟아지는 극찬을 받았다 한다.

그리고 책을 덮은 뒤 체감했다.

이건 그럴만하다.

최근 전건우 작가님의

살롱 드 홈즈를 통해서 우리 나라의

추리 소설도 상당히 재미있구나

깨닫게 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재밌는

작가님들이 무척이나 많다고 생각은 했건만

그 다음으로 조영주 작가님을 만나게 되어

그저 다행이고 영광이라는 생각만 든다.

그도 그럴 것이 반전이 없다는 정말

대단하다는 찬사말곤 뭐라 형용할 길이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드럽게 까탈스러운 나는 책을

읽을 때 이름이 너무 이상하고

뭔가 정감이 가지 않으면 이게 뭐야,

하고 혀를 내두르곤 하는데

등장인물 각기의 개성도 대단하고

이름도 예쁘고 무엇보다 플롯이

탄탄한데다 클라이막스의 시원함까지

단박에 해결이 되니 그저 감탄과

감탄과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있는

친전은 가족들의 얼굴도 심지어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도 알아보지 못한다.

나도 스트레스를 한창 많이 받았을 때는

이렇게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수준에 도달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얼마나 답답했을지 상상이 가기도 했다.

나는 단순히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리고

기억하는 게 힘이 들었지만 어느 정도

몇 번 마주하다 보면 기억하고

이 사람은 내가 아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안면인식장애는 그렇지 않다.

알고 보니 작가님이 이러한 질환을

앓고 계셨는데 자신의 경험이 뒷받침되었기에

더욱 생동감 있는 소설이 나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고 조송희님께 라는 글자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자신의 글을 좋아해주셨던

독자님이라고 한다.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도 왜 이런 멋있는 글들을

써내려갈 수 있었는지 작가님에 대한

일면을 엿보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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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서유리 옮김 / 뿔(웅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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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소녀가 사라졌다. 앞이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소녀.

갑작스럽게 자취를 감추고 나선 누가 아이를

데리고 갔는지, 살아 있는지조차 알 수도 없이

수십 년이 지난 어느 날, 또 한 번의

시각 장애인 소녀가 사라진다.

그때와 같은 소행범의 짓일까?

그렇다면 왜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

의문을 품고 책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쉽사리 책을 놓을 수가 없게 된다.

실력 있는 프란치스카 고틀로프 형사가

또 다시 사라진 사라의 행방을 찾는다.

그 와중에 몇년 전 사라졌던 소녀의 오빠인

막스 웅게마흐를 통해 점차적으로 범인을

좁혀 나가기 시작하고 또 한편으로는

범인이 사라를 어떻게 하는지의 시점을

보여주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그런 팽팽함이 지속되었다.

표지가 익숙한 게 결말의 어느 부분은

어디서 본듯한 그런 뉘앙스를 풍겼는데

도저히 누구인지 왜 그런 짓을 벌이는지

알 수가 없어서 흥미진진하게 봤던 것 같다.

다만 갑작스럽게 전개되는 남녀의 사랑이

왜 이렇게? 라는 의문이 들어 좀...

적응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가뜩이나 한국 드라마를 보면 의학 드라마는

의사들이 사랑을 하고 수사 드라마는

경찰들이 사랑을 하는 판국이니 뭔가

이렇다 할 의미 없이 갑자기 눈에 맞아버리는,

그러니까 그냥 사랑 얘기를 집어넣는

그런 뉘앙스는 왜인지 좀 거북하다.

그것만 빼면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다.

특히 시각 장애인 소녀인 사라는

남들보다 좀 더 감각이 특화되어 있어

주위의 것을 느낄 수가 있었는데

그때문인지 작가의 묘사가 무척이나 남달랐다.

책을 읽을 때 상상을 하는 것을 하나의

낙으로 생각하는 나는 아직도

프란체스카 형사의 행로라던지

범인이 사라를 눈여겨보던 컴컴한 숲이나

그의 자취가 묻어있던 푸른 숲,

막스와 그의 동생이 뛰어놀았던

푸른 강이 생각이 난다.

독일 심리 스릴러 소설계의 신동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소설이라고 하니 왜 그런 평을 받는지

알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특히 심리에 관련된 것이 들어가면

뭐랄까 마음을 좀 더 조아매게 만드는

그런 짜릿함이 스며있기 때문에

더욱 책을 놓을 수가 없는듯 싶다.

다음 번의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작품은

뭐가 될지 심히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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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퍼링 룸 스토리콜렉터 80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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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완벽한 세상은 있을까?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명령에 따르고 있는 거라면?

스릴러나 추리는 역시 시리즈가

참맛이 아닐까 싶다. 1편에서 봤던 등장인물을

2편에서도 또 볼 수 있다는 재미만큼 최고는

없다고 본다.

 

북로드는 재밌는 추리 소설 시리즈는

다 내고 있는 것 같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시리즈도 다 북로드에서 나왔고

천재 프로파일러 슈나이 시리즈로 유명한

안드레이스 그루버의 소설도 이곳에서

나왔다고 하니 눈이 번떡 뜨인다.

위스퍼링 룸은 사일런트 코너의 후속작으로

남편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있던

'제인 호크'가 그 뒤에 있는 지식과 정보를

이용해 더욱 큰 음모와 맞닥뜨리는 것으로 시작이 된다.

사일런트 코너를 읽고 봤다면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 테지만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읽는 재미는 쫀쫀했다.

초반부터 중요한 부분들이 딱! 나와준 덕에

흡입력도 상당하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마을에서 유망있다 이야기를 하는

선생님 '사라 코너'가 대량 학살의 주범으로

몰리게 되어버린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검소하고 절제있는 생활을 하던 그녀는 그저

남모르게 꾸준히 글을 써오던 사람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맞닥뜨리게 한 것.

이에 사라 코너를 잘 알고 있던 보안관

루서 틸먼. 그녀가 그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를 수사하는 FBI의 요원들의 태도도

이상하다 생각을 할 무렵, 사라 코너의 집도

대충 조사를 하고 떠난 것을 빌미로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이상한 단어들이 쓰여진 일기장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사라 코너는 왜 갑자기

이런 무모한 짓을 저지르게 된 것일까?

제인 호크가 말하길 데이비드 제임스 마이클을

필두로 소시오패스 집단이 있는데 그들이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인류의 문명을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는

자들을 조정해 나노테크 통제 메커니즘을

삽입, 자살을 명하면 이 칩이 삽임된

사람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렇게 필요 없는 인간들을 제거하면서도

자살율을 차츰차츰 높여나가는 일을

벌여가고 있다 한다.

이런 일을 다 알고 있는 제인 호크는

FBI의 추적을 받고 있었고

이를 따돌리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도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나아간다.

                            

보면 볼수록 손이 쫀득해진다.

제인 호크가 어떻게 해나갈까에

귀추가 주목되기도 하는데 그러고 보면

제인 호크가 드라마로도 제작이 된다 하니

기대도 된다. 주인공은 누가 나올지

보고 싶기도 하고 다음 시리즈도

꼭 챙겨봐야지 싶다.

북로드에서 나오는 추리 소설은

아무래도 믿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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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게 아니라 아팠던 것이다 - 무례한 세상에 지지 않는 심리학 법칙
권순재 지음 / 생각의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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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게 아니라 아팠던 것이다.

그때의 우리는 약했던 것이 아닌

단지 아팠을 뿐임을 알려주는 이야기.

상처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다만 이것을 어떻게 이겨내고 나아가느냐로

연결이 될 뿐이다. 그리고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상처를 뒤돌아볼 수 있으며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특이점을 꼽아보라 한다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영화들을 통해

상처와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많은 것을 돌아보며 생각해보기도 한다.

당연하다. 영화란 곧 우리네 삶을 이야기하는

또 다른 매체와 다름없으니까.

하지만 단순히 그냥 시청하고 넘어갔을 법한

영화들도 저자가 해주는 이야기와 함께

읽어내려가다보면 자신을 되돌아보고

이 영화에 이런 의미가 담겨있구나

깨닫기도 한다. 그러니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만일 설명하는 영화를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충분히 공감하며 볼 수 있을 것 같다.

 

편입을 준비하려고 하는 건 청소년 상담심리사를

해보기 위해서 그러는 건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체력하며

외워도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기만 하는 지식들 하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부를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말만 늘어놓고 손도 대지 않는 순간이 잦아지고 있다.

벌써 이틀째 해야할 일을 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중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

전부터 느꼈지만 난 참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감당하기 힘든 종류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해야 할 일들 가령 빨래를 한다거나 설거지를 한다거나

청소를 하는 이 모든 일을 일시에 스탑해버린다.

버려야 할 쓰레기가 아직 쌓여 있고

치우지 못한 그릇들이 널려 있으며

먼지도 폴폴 날리고 있다. 스트레스를 견뎌내야지

하면서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방도를 몰라

열심히 방황하는 중이다.

오늘도 해야 할 공부를 팽겨치고

열심히 이 책을 읽었다.

타인의 정신의 아픈 부분을 알아보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사람의 마음을 다룰 수 있는 형태로 꺼내어놓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정신과에는 외과 수술처럼 마음을 직접 꺼내어 자르고 이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떄문에, 우리는 '언어'라는 그릇을 써서 환자의 마음을 외부로 꺼내어 담고 그것에 대하여 토론하고 균형을 맞추고 격려해주고 안심시켜주는 등의 '사회적 경험'을 통해 다시 환자의 내부로 돌려보내줍니다.

-p.8


 

프롤로그에 나오는 이 말 몇 마디를 통해 저자의

일면을 약간 엿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단어 선택 하나 하나가 신중했고 차분했으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늘 염두에 두고 살아가는

그런 면모가 보였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이 생각보다는 더 깊이

내 마음 속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삶을 살아가면서 엄마라는 사람과

분리를 하기도 하고 타인과의 경험 속에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

 

나이든 모습을 두려워하기도 하고

헛되이 보내버린 청춘을 갈망하기도 하며

자신을 미워하거나 혹은 가까이 지내지

못하거나 타인으로부터 보여지는 모습에

전전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잘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쉽게 말할 수 있다.

무너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찬찬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 내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들에게

충실하고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더불어 살되

간혹 피어오르는 외로움을 무시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사는 것.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상처를 받았음에도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아닐까.

 

여러 편의 영화와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인물,

그리고 그 인물의 상처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상처를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책을 읽고 나서도 아! 하고 개비스콘을 먹은 것처럼

묵은 체중이 확 내려가지는 않지만

담담히 전해오는 말과 영화 속 주인공과 함께

조금은 내 삶을 찬찬히 돌아보는 순간을 가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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