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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게 아니라 아팠던 것이다 - 무례한 세상에 지지 않는 심리학 법칙
권순재 지음 / 생각의길 / 2019년 12월
평점 :
약한 게 아니라 아팠던 것이다.
그때의 우리는 약했던 것이 아닌
단지 아팠을 뿐임을 알려주는 이야기.
상처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다만 이것을 어떻게 이겨내고 나아가느냐로
연결이 될 뿐이다. 그리고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상처를 뒤돌아볼 수 있으며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특이점을 꼽아보라 한다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영화들을 통해
상처와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많은 것을 돌아보며 생각해보기도 한다.
당연하다. 영화란 곧 우리네 삶을 이야기하는
또 다른 매체와 다름없으니까.
하지만 단순히 그냥 시청하고 넘어갔을 법한
영화들도 저자가 해주는 이야기와 함께
읽어내려가다보면 자신을 되돌아보고
이 영화에 이런 의미가 담겨있구나
깨닫기도 한다. 그러니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만일 설명하는 영화를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충분히 공감하며 볼 수 있을 것 같다.
편입을 준비하려고 하는 건 청소년 상담심리사를
해보기 위해서 그러는 건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체력하며
외워도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기만 하는 지식들 하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부를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말만 늘어놓고 손도 대지 않는 순간이 잦아지고 있다.
벌써 이틀째 해야할 일을 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중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
전부터 느꼈지만 난 참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감당하기 힘든 종류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해야 할 일들 가령 빨래를 한다거나 설거지를 한다거나
청소를 하는 이 모든 일을 일시에 스탑해버린다.
버려야 할 쓰레기가 아직 쌓여 있고
치우지 못한 그릇들이 널려 있으며
먼지도 폴폴 날리고 있다. 스트레스를 견뎌내야지
하면서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방도를 몰라
열심히 방황하는 중이다.
오늘도 해야 할 공부를 팽겨치고
열심히 이 책을 읽었다.
타인의 정신의 아픈 부분을 알아보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사람의 마음을 다룰 수 있는 형태로 꺼내어놓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정신과에는 외과 수술처럼 마음을 직접 꺼내어 자르고 이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떄문에, 우리는 '언어'라는 그릇을 써서 환자의 마음을 외부로 꺼내어 담고 그것에 대하여 토론하고 균형을 맞추고 격려해주고 안심시켜주는 등의 '사회적 경험'을 통해 다시 환자의 내부로 돌려보내줍니다. -p.8 |
프롤로그에 나오는 이 말 몇 마디를 통해 저자의
일면을 약간 엿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단어 선택 하나 하나가 신중했고 차분했으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늘 염두에 두고 살아가는
그런 면모가 보였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이 생각보다는 더 깊이
내 마음 속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삶을 살아가면서 엄마라는 사람과
분리를 하기도 하고 타인과의 경험 속에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
나이든 모습을 두려워하기도 하고
헛되이 보내버린 청춘을 갈망하기도 하며
자신을 미워하거나 혹은 가까이 지내지
못하거나 타인으로부터 보여지는 모습에
전전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잘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쉽게 말할 수 있다.
무너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찬찬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 내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들에게
충실하고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더불어 살되
간혹 피어오르는 외로움을 무시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사는 것.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상처를 받았음에도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아닐까.
여러 편의 영화와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인물,
그리고 그 인물의 상처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상처를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책을 읽고 나서도 아! 하고 개비스콘을 먹은 것처럼
묵은 체중이 확 내려가지는 않지만
담담히 전해오는 말과 영화 속 주인공과 함께
조금은 내 삶을 찬찬히 돌아보는 순간을 가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