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본심을 읽고 싶은 자, 얼굴을 의심하라
카도 아키오 지음, 이윤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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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출판사와 인터넷 언론사에 근무하려면 잘 해야 하는것중 하나는? 

제목짓기다. 변덕스런 독자들의 스쳐가는 시선을 잡아야하는게 얼마나 중요한가.

사실 읽어보면 좋은 내용임에도 편집이나 제목등이 미진해 놓친 것들이 많은것을 보면 제목과 편집은 내용 못지않게 중요한 덕목이다.

이런 면에서 황금부엉이사는 훌륭한 표지를 만들어냈다.

제목 한번 끝내주지 않는가. 길기는 하지만 약장수와 뒷산 무당 저리가라 할만큼 사람의 마음을 확 잡아 끄니..게다가 표지그림도 의미심장, 잘 가져왔다.

이러니 한때 이런 책들을 즐겨보다가 이제는 질리는구나..하며 뒷짐졌던 내 손을 잡아끌었지..

내용마저 이만큼 알찼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만은..

표지의 기대감만큼은 아니라는게 낚인 독자의 아쉬움이다.

 

물론 재미는 있다. 일러스트 또한 일본의 원서인만큼 재미있다.

하지만 내용이 꽤 주관적이다.

몇개 예를 들면...

늘 화난것 같은 사람을 조심하라.

해맑은 얼굴과 해맑지 않은 얼굴..

초식동물눈과 육식동물 눈의 차이... 이거..기준이 뭔가..;;;;

얼굴 큰 사람은 비범하다.(이 내용은 많이 와닿았다....철수씨~재인씨~)

 

하지만 넘 일반화의 오류를 달리고 있는건 아닌가..

관상이나 사주,심리를 다룬 책들에서는 그래도 어느정도 일반적으로 인정되어지는 근거가 40프로 이상은 되는데 이 작가 카도 아키오란 양반은 자신의 세계가 강한 느낌이다.

과장스런 표정을 짓는 여자에게 방심은 금물?

소제목따라 읽다보면  재미는 있지만서도 어쩌라고 싶어진다.

과장스런 표정을 짓는 여자에게는 눈이 크면 예뻐보인다는 사실을 알아 그렇게 보이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데..대개는 인간적으로 단순한 여성들이고 하는데...

이런 주장은 마치 자기 주위의 한두명만 보고 쓴 글같다.

사람의 심리는 어리석어서 혈액형을 이야기하듯 이런 비일반적인 내용도

내가 아는 누군가와 일치되며 그런것 같다는 착각도 들지만 전반적으로 근거가 희박하다.

 

하지만 어떤 내용은 새로운 각도로 공감이 되기도 한다.

꿈을 상실하면 엉덩이가 처진다는 것. 거꾸로 얘기하면 엉덩이가 처질만큼 자신의 관리를 안하는 사람은 꿈도 이미 잃어버렸을테니까..

그래도 인생을 오래 살면서 얼굴만 주로 보던 저자인만큼 읽다보면 새로이 마음자세를 가다듬을 내용도 꽤 많다.

표지에만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편안하게 보면 나름 재미있고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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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PD의 운명, 논리로 풀다 - 운명에 대한 과학적 논리석 해석
이영돈 지음 / 동아일보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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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주보기 좋아하십니까?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라고 말할 듯한 이영돈 PD의 (ㅋㅋ) 운명, 논리로 풀다가 책으로 나왔다. 얼마나 반가운지. 사실 종편의 초기프로그램이라 그런지 나는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몰랐다가 이 책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으니 진작에 알았다면 꼬박꼬박 챙겨봤을만큼  매력적인 조합이다. 사주, 운명,이 단어에 혹하지 않을 자가 어디 있을까?

난 그거 믿지 않아~다 미신이야~라고 강하게 부정하다가도 이러이러해서 맞더라.이런 신기한 일이 있더라 라는 체험담을 몇개 듣다보면 슬그머니 관심이 가게 되는것이 대다수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정말 사주라는게 운명이라는 게 있는걸까. 있는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그 아리까리란 경계선에서 힘들고 괴로울때 의지할 곳이 없으면 가장 먼저 쉽게 문지방을 넘게 되는 곳이 또한 철학관인것 같다. 내가 가입하고 있는 지역맘 카페에서 어디선가 점을 보고 왔는데 장난 아니더라 라는 극히 개인적인 체험담에도 제발 가르쳐 달라는 댓글...특히 가르쳐주지 않을까봐 자신이 지금 얼마나 힘든지를 강하게 어필하며 꼭 부탁한다는 내용의 댓글들이 수십개가 주루룩 달리는 것을 보면 이 시대 많이 힘든 사람들이 기댈 곳이 이토록 없나, 또는 사주를 왜 이렇게 믿는걸까 라는 의아함도 들지만 이토록 믿을만한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 문제는 그 의구심을 속시원히 밝혀줄 곳이 없었다는 건데 패러디까지 공공연히 생길정도로 자신의 캐릭터를 독보적으로 세운 이영돈 피디와 그 제작진이 논리로 풀어준다니 어찌 안 볼수가 있겠느냔 말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너무나 쉽게 재미있게 읽힌다. 차가운 지성의 메스로 무조건 비판적으로 들이대지않았으며 늘 어느정도의 반대적 가능성을 가지고 부드럽게 접근, 찬찬히 따져보는 것이 딱 이영돈 PD 그의 스타일과 닮았다.

없다! 또는 있다!라고 결론을 내리는게 아니라 부분적인 팩트는 인정하되 결코 맹신하지 말고 더 중요한것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중요한 결론을 내린다.

사람은 약하니까 신을 믿는다는 말이 딱 맞는다. 그러기에 더욱 논리적으로 생각하도록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단, 차가운 논리가 아닌 부드러운 인간적인 시선과 그 의지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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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 제4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이수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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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가치의 반은 다 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약간은 엽기스럽지만 너무나 귀여운 고양이의 얼굴과 함께 강하게 휘갈겨 있는 문장.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정말 그래요.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라고 외치고 싶었던 적이 누구나 여러번 있었을 겁니다.

저만 해도 이 말을 못해 억울했던 적이 당장 생각나네요.

라면에 우유를 조금 넣어 먹는다고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을때 카레에 후추를 너무 많이 탄다고 맵지않냐는 질문을 계속 들을때 등등 말입니다.

피가 튀는 고어 영화를 좋아한다고 보러갔다고 할때도 이상한 눈빛을 받은 적이 있고요

밥을 혼자 먹는것. 영화를 혼자 보러 가는 게 편하다고 할때도 왜~?라는 뜨악함에 그걸 해명해야하는 상황이 참 난감했지요.

젊을때부터 막걸리를 참 좋아했는데 그 얘기를 하면 어휴~시골출신이냐고 웃던 분위기가 막걸리의 대세 흐름을 타더니 이제는 막걸리 좋아한다고 해서 촌스럽다는 사람 아무도 없지요. 못마신다면 그걸 촌스럽게 여기지....

 

그러고 보면 취향은 다른경우가 아니라 소수인경우에 존중을 못받는것 같습니다.고양이를 좋아한다면 아휴~싫어~고양이는 은혜를 원수로 갚는대! 라며 괴상한 취향의 사람으로 매도당하던 적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죠. 요즘은 정말 많이 발전, 말그대로 버틀러, 집사들이 고양이님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며  그들의 수족으로 사는 행복을 노래할 정도가 됐죠.

이 책은 여기서 좀더 상상력을 키웁니다. 버틀러의 세계가 더 우세해지면서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취향이 무시되는거죠. 취향의 반전이라기보다는 어찌보면 대세로 승격되는거죠. 고양이를 좋아하는것이. 그렇게 되면서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상처입은 사람, 고양이와 관련된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테러를 모의하는 줄거리로 꽤 독특하고 흥미진진합니다.

속표지 사진보고 뜨악해진다거나 중반부부터  스토리를 풀어나가는데 억지가 느껴지는것 등은 작은 오점이나 역시 개인적 취향의 차이라고 느껴도 되겠습니다. 

 

자신의 취향을 정말로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취향이 자신과 같지 않거나 반대라고 해도 그것을 인정해줄 줄 알아야합니다.

그러지 않은 사람은 진정한 취향이 아니라 유행을 따르는 것이거나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메꾸려는 방어성향의 연장 아닐까. 스스로에게도 그런 반성을 진지하면서 재미있게 던져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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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는 비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개정판 문학동네 청소년 17
오문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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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포함- 결말을 알기 싫은 분은 읽지 마세요;;;)

 

 

언젠가는 한국어로 씌어진 "호밀밭의 파수꾼"의 저자가 될 수 있을것- 신형철 (문학 평론가)

 

책을 둘러싼 겉띠지에 크게 인쇄되어있는 이 광고문구 말이야.

대단해. 결국 나같은 일반 아줌마도 손이 가게 만들었으니 말이야.

엄청난 칭찬같지? 일방적인..아니야.

손이 가면서도 그 안에 스쳐가던 일말의 불안감.

그게 뭐였을까.

난 시간없는 아줌마라고. 육아와 살림에 지친. 하지만 늘 책이 고팠어.

청소년 문학상이라면 수준이 마냥 어렵지는 않지. 예전 "천국에서 한걸음"과 "완득이"를 보면 재미와  감동은 대단했거든. 이상문학상 같은 것보다 읽기도 쉽고 ...그러면서 가슴뭉클한 감동도 주고 말이야.

 

읽기도 쉬우면서 감동도 주는것.

난 이런 면에서 솔직히 어려운 작품영화들보다는 헐리우드풍 영화를 더 선호해.

그리고 그런게 젠체하는 것들보다 훨씬 인간세상에 유익하다고 믿어.

암튼  청소년 문학상도 받으셨겠다...안그래도 눈이 가는데 저 광고문구가 말야.

뭔가 이중적으로 사람을 흔들더란 말야.

-호밀밭의 파수군? 이거 대단한 고전인데 이런 걸 쓸 인재로 인정받을 만큼 작품성을 가졌다는 건가?

-호밑밭의 파수꾼....이거 청소년 시절에 읽긴 읽었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나. 어떤 내용이었지?

암튼 재미는 없었다는 건데.....그렇다면?

 

이 평론가는 무척 머리가 비상한듯? 칭찬은 해줄만큼 작품성은 있지만 재미는 그리 없다는 것을 좋게좋게 ...거기에 나처럼 수준은 낮지만 젠체하고 싶어하는 독자들의 손길을 끌어들일 미끼로 이런 문구를 써준게 아닐까 싶어지네.

 

책은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쉽게 읽히는 편이야. 하지만 말야. 강한 흡입력보다는 그래..

뭘 상징하는 걸까. 이 작가는 이 등장인물과 이 대사로 무엇을 얘기하고 싶어하는 거지? 하며 같이 고민하는 내 상황이 즐겁지가 않아.

가출하고 하루 지나면서부터 아..이 형은 살아있는게 아니군. 식스 센스같구나.

엄청난 반전을 얘기하기에는 추리하기가 넘 쉬운걸. 난 이미 알아버렸어.하며 김이 새어버렸거든.

 

난 좀더 ...완득이같은 생생함과 현실성을 원했는데 순례자의 길을 찾는 상징적 연극을 본것 같아.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연극을 보러갔다가 "고도를 기다리며"라든가 "지하철 1호선"을 본 기분이지.

 

나쁘진 않지만 좋지도 않았어. 재미보단 고뇌속에 깨달음을 얻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해.

 

근데 이거 좀 이상한걸?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평점이 10?

"천국에서 한걸음"이 8.56이야.

내가 이상한건가? 내게는 천국이 10이었으니..

뭐 됐어. 독자마다 다 다른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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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서툴러도 괜찮아 - 나를 움직인 한마디 세 번째 이야기
곽경택.김용택.성석제 외 지음 / 샘터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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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 모레 40을 바라보는 지금, 되돌아보면 속상하고 창피한 경험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남들보다 많은 호기심과 끼에 가만히 있으면 될 일을 나서서 맡거나 일부러 감당해본적이 꽤 많으니 나 스스로도 은근한 별종이다 싶다.

그 많은 시도가 성공으로 이어진건 많지 않으니 돌아볼수록 속만 쓰릴 법하다.

다시금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냥 가만히 뒤에 머물러 내 안에만 집중할 것을..이라는 후회와 바램이 들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중 전수경 씨의 "한가지 경험이 없으면 한가지 지혜도 없다"라는 수필이 그런 내맘을 위로해주니, 물론 약간 다른 뜻에서 한얘기이기는 하지만 나에게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그냥 가만 있었으면 ...찾아보지 않고 도전해보지 않았다면 그것이 헛것임을 나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을까. 비록 실패도 하고 나스스로든 남에게서든 비웃음도 사며 물러나야했던 것들이지만 내가 노력했던 열정만큼 아쉬움은 반비례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은 생소하고 큰 것이라 그 황당함과 슬픔은 무척 크다.

하지만 때로는 저런 실패와 이런 어려움이 다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더 큰 행복과 지혜를 얻기 위해 스스로 나를 깨는 과정으로서 마주얻는 경험이라고..그러니 더 여유있게 적극적으로 부딪혀 보자고 ..

그런 생각에 힘을 주는 에피소드를 읽으며 맘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총 4개의 챕터 속에 12개정도의 수필들이 모여있는 이 책은 여러 방면의 명사들이 자신에게 의미있던

대화나 명언을 회고하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각 내용들이 짧고 간결하여 읽기 쉽다. 감동도 있는 편이다.

다만 여러명에게 글을 청탁하여 모은 기획인만큼 내용의 완성도와 감동은 천차만별이다.

몇 편 외에는 심심하게 넘어가는 것이 아쉽다.

차라리 무게있는 글 몇편을 좀더 중점적으로 잡아 이쁜 삽화와 함께 잘 편집하는게 더 울림이 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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