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안 죽어 - 오늘 하루도 기꺼이 버텨낸 나와 당신의 소생 기록
김시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도시의 큰 병원,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에서 환자들을 살리느라 분투하던 한 의사가 시골 읍내의 작은 건물에 둥지를 차렸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그것도 2층이다.

이정도면 sky캐슬의 영재 아빠의 영락이 떠오르지 않는가?

출세의 실패?아니면 초월?

하지만 작가는 그런 선택을 하게 만든 상황을 자세히 다루고 있지는 않다. 지인의 부탁이라는 짦은 설명 정도. 그만큼 그의 선택은 일반적이지 않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독자로서 추측해보건데 상황보단 사람때문 아니었을까?

격랑의 바다보다 잔잔한 호수에서 깊이를 느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선택은 일반적인 기준보단 내면의 목소리를 따르기 마련이니까.

표지에도 끌어올린 에피소드,

넉살 좋은 의사가 "괜찮아, 안죽어, " 하고 던지는 위로에 피식 웃다가

할머니의 "다죽어, 사람은." 이라고 대답하는 부분에서 울컥해지는 그런 감정을 이 책에서는 여러번 느낄 수 있다.

가방끈도 짧고 가진것도 적은 시골사람들.그러나 순박하고 때론 웃기기까지 한 그들의 일상.

그저 무심히 지나치면 몰랐을 평범한 풍경에 청진기를 대고 웃음과 깊이를 찾아내는 이 의사선생님의 진단은 찬찬하고 따뜻하다.

조미료 안치고 담백해서 편안한 이야기들.

도시의 크고 으리으리한 종합병원보다 이런 병원이 가까이 있다면 좋겠다.

약보다 사람냄새에 위안받을 수 있을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금 특별한 내 친구 어깨동무문고
진보경 지음 / 넷마블문화재단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가 따뜻하고 사랑스러워 손이 간 책이다.

제목 "조금 특별한 내 친구"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장애가 있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이다.

첨 읽었을때 두가지가 좀 놀라웠다.

첫째, 큰 갈등이나 사건이 없다는 점.

둘째, 어른들의 개입이 역시 없다는 점이었다.

유치원의 최고언니반이 되어 나름 자부심이 가득한 주인공은

새로운 친구 라희를 만나게 되면서 힘들어한다.

라희는 말을 못하고 큰 소리를 지르고 같이 놀지도 못하며

자꾸 돌아다닌다.

주인공을 계속 따라다니며 크게 "하야야~~~"하고 외쳐대 깜짝깜짝 놀라게 하고 당황하게 만든다.(이 괴성의 비밀은 마지막에 밝혀진다.)

갑작스런 스킨십과 난데없는 외침, 울음에 놀라고 불안해진 주인공은 결국 꾀병까지 내며 라희를 피하는데...

보통 이런 전개에서는 엄마나 선생님이 주인공에게 친구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이해를 구하는데 여기서는 그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그저 배경같다고나 할까?

심심해져 놀이터에 나온 주인공이 우연히 라희와 만나 같이 어울리다가

왜 소리를 지르는지 이유를 깨닫게 된다.

                          

 
       

큰 사건 없이 어찌 보면 밋밋할 수 있는 전개지만

일반적인 7살 여자아이의 실생활같아 자연스럽다. 통합수업을 하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발달장애아동의 행동은 당황스럽고 무서울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용기를 내서 바라보면 그 친구들에겐 악의가 없으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상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고 이 책은 편안한 눈높이로 얘기해준다.

사랑스럽고 다정한 그림이 맘을 따뜻하게 한다.

주인공처럼 편견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장애아동을 그저 조금 특별한 친구로 바라보게 된다면 세상도 이 그림책처럼 이뻐지겠지...

부디 그렇게 되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먹는 존재 시즌2 : 2 - 담백한 그림맛, 찰진 글맛 / 삶과 욕망이 어우러진 매콤한 이야기 한 사발
들개이빨 지음 / 애니북스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재미있는 책이! 이 엄청난 책이 왜 더 안나오는건가. 들개이빨님. 전권 다 사고 지금 2부 완결된거 알고 기다리는데 조용하네요.기다리고 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지 1
단지 글.그림 / 레진코믹스(레진엔터테인먼트)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이땅의 후남이들.....예전 TV에서의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처럼 차별받고 상처받은 이땅의 후남이들의 책이다. 모성이 사실은 필수가 아니고 선택적, 제한적이라는 것을 처절히 깨닫게 해주는 마음아픈..그러나 읽어봐야할 책.작가의 상처들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모님 우울증 - 나는 이런 결혼을 꿈꾸지 않았다
김병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직장에 다니든 전업 주부이든 공통된 한가지의 로망이 있다면 "사모님"이 되고 싶은것 아닐까. 

교양있고 여유있는 싸모님~이 된다면야 직장의 유무는 둘째치고 주부들의 입가가 빙그레 올라갈 것은 자명한 일이다.(나만 그런가?) 지금은 사모님이 아니라 아줌마에 멈춰있어 그게 우울하고 초조할 뿐이지. 뭐 즐겁고 씩씩한 아줌마도 괜찮은 일이긴 하다.

 

암튼간에 수많은 우울증 책 중에서 사모님을 타겟으로 한,제목마저 적나라한 "사모님 우울증"이 나왔다. 전작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를 쓴 서울 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 교수의 책이다. (이 분은 중년 전문이신듯...)

사모님이 아니면서 사모님에 대한 로망으로 이 책을 선택하던 내 손이 약간 쑥스러웠던 것은 왜일까.

"주부 우울증"이라는 책이면 그렇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우아하고 교양있는 사모님이 왠 우울증? 거기다 지금 당신이 그런 사모님이 맞아? 라는 두가지의 의문에 손이 가다 움추리는 복합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아...쑥스러워. 사모님이 되고 싶어하는 속물근성과 현재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을 동시에 깨닫는 순간이었다.

 

암튼 설렘반 호기심 반으로 펼쳐본 이 책의 내용은 말 그대로 4,50대 돈걱정없지만 마음이 허무하고 우울한 사모님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실 이 나이대에 정신과를 다니려면 중증을 제외하고는 어느정도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어찌보면 먹고 사는게 급급한 삶이라면 주부로서 정신적 괴로움은 무시하고 넘겨버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무시당할 수도 있는게 그 녀들의 아픔 아닐까.

너 정도면 행복한데 뭐가 그리 힘들다고 그래. 남편도 돈 잘 벌어다주고 아이들도 잘 컸는데 호강이다. 라는 위로 아닌 위로 속에 그 녀들은 헛헛하고 외롭다.

중년 남성의 우울증은 심각하게 들으려고 하면서도 중년 여성..특히 여유있는 사모님이란 타이틀을 가진 그녀들의 우울증은 사치로 여기는 시각이 우리 안에 존재한다.

오히려 확실한 자기 자리 없이 남편의 내조자면서 아이들의 양육자로 정신없이 살다가 문득 자신의 설자리를 찾게 되는 중년의 그녀들의 공허감과 혼란스러움을 인정해주는게 더 바람직하지 않은가.

허무감을 감당치 못하고 쇼핑이나 관광, 또는 비슷비슷한 모임으로 시간을 소비하면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이제는 중년 사모님들의 우울증을 남성 못지 않게 인정하면서 바람직하게 끌고 갈 방법을 진지하게 도모할 때다.

 

이 책은 그 방법을 역시 교양이 넘치게 그림으로 찾고 있다.

사실 사람의 마음을 가장 순수하고 감동있게 채워주는 것은 자연과 예술이다. 예술을 즐길 줄 만 안다면 그 사람은 외롭지 않다고 할 정도로. 김병수 교수는 각각의 고민을 소개하면서 그 상담과 더불어 어울리는 그림을 소개하는데 그 조합이 무척 잘 맞는다. 다소 늘어지는 문체이지만 편안하면서 고급스러운 내용들이 커피 한잔과 함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준다.

 

중년여성으로서  맘이 헛헛하고 괴로울때 그게 과연 왜일까를 찾아보게 해주는 괜찮은 책이다.

좋은 그림과 편안하지만 깊이있는 이야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과연 진짜 중요한게 뭔가를 찾는데 도움을 준다.

 

단..돈문제로 괴로운 아줌마는 좀 피하는게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