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부터 배운다는 것 -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
심상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정치에 관해서 그토록 많이 뜨겁게 또한 차갑게 식어본적이 있었을까.

내가 존경하는 이들이 나란히 TV의 모니터 화면에서 토론하는 것을 보면서

늘상 억지와 무식의 큰소리만이 난립하던 TV정치 토론이라는게 이토록 젠틀하니 보기 좋을 수가 있구나..감동했고 그에 이어 비록 잡음이 많이 나기는 했지만 하나로 뭉친만큼 꼭 바라는 결과가 생길거라 소원했고 믿었다. 그리고 결과는....

역사의 후퇴. 이상보다 현실에 중점을 둔 선택. 50대의 반란. 야당의 무능.등등의 여러 분석을 남기며 많은 이들이 실망하고 그 아픔이 너무 커 이제는 정치에 무심해지기로 ..

이렇게까지 일어났는데..이렇게까지 도와줬는데..이렇게까지 한목소리로 뭉쳤음에도 철옹성같은 장벽과 더욱더 견고해진 세대의 분열에 차라리 이젠 손을 놔버리려고까지 했을 만큼 절망은 컸다.

그래. 나만 잘 살거야. 이제 정치에 신경안쓰고 똑똑한 놈은 자기 살길만 살자. 하며 자조와 냉담의 목소리가 커지는 걸 느낄때 표창원 교수의 허그 행사는 얼마나 마음짠하고 고맙던지...

이대로 많은 이들이 정치에 무심해지지 않을까 라는 우려가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지난 시간을 다시 되돌아보고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스스로가 교만했던 것이 아닌가..다른 세대를 이기려하기보다 포용하며 일어나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움직임으로 바뀌었다.

시사인 구독 신청, 뉴스 타파 후원 등...

하지만 시민들보다 정치인..특히 야권 정치인들의 각성은 더딘것같다. 

그래도 그중 제대로 되는 목소리를 가진 몇 안되는 사람들..그중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철의 여인.심상정이 오래간만에 목소리를 냈다. "실패로부터 배운다는 것"

그래..우리가 경험한건 실패였다. 하지만 실패는 단지 끝나기 위해 있은 것이 아니라 배우기위해 겪는 것이다. 성공만을 지향하고 무조건 큰 소리만을 내는게 잘난 이들의 표상이라 여겨지는 요즘.

실패로부터 배우자는 그녀의 이야기는 마음이 짠하면서도 우리의 과제를 가장 정확하게 지적해주고 있지 않는가.  역사란 진보와 퇴보를 파도처럼 왔다갔다 하면서도 꾸준히 앞으로 나아간다고 했다.

진보가 좀더 따뜻해질 수 있도록.

보수가 좀더 현명해질 수 있도록.

실패에서 되돌아볼 일이다. 

통합진보당 사태에서부터 대선까지 무수한 착오와 실패를 겪었던 이들에게도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시금 한발짝 나갈 용기와 지혜를 주기를..그리고 바라보며 절망하고 냉담했던 우리들에게도 좀더 냉철한 판단과 뜨거운 관심을 가지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큰 몫을 해줬으면 좋겠다.

책은 무척 쉽고 편하게 읽힌다. 진심을 다해 솔직한 목소리로 고해성사하듯 , 그러나 미래를 이야기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와닿는다. 다만 지난 정치적 사건들에 대해 좀더 상세한 설명이 부연되어있었다면 좀더 이해가 쉬웠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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