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 사라지지 않아요

좋은 건 사라지지 않아요 - 당신이 잊고 지낸 소중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
김원 글.사진.그림 / 링거스그룹 / 2011년 7월

페이퍼라는 잡지가 출간되었을때 많이 놀랐던 것 같다. 지금은 많지만 그당시에는 이렇게 자유로우면서 젊은 잡지가 거의 없었으니까. 10,20대를 겨냥한 패션잡지등은 있었지만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 자유로우면서도 시적인 감성이 가득한 페이퍼는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나 역시 대학생이던 당시에는 어딘가 허하고 쓸쓸한 마음을  서점에서 페이퍼를 사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읽는 것으로 달래고는 했으니....그런데 그런 페이퍼를 창간한 발행인의 책이 나왔다니 호기심이 안갈수가 없다. 글만 잘쓰는게 아니라 그림도 사진도 못하는게 없는 재주꾼이다. 하긴..왠만한 감성과 재주로 그 잡지를 만들수는 없었을게다. 혼자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어 멋들어진 책을 만들어낸 그는 무척 뿌듯할것 같다.

 읽다보니 젊었을적 페이퍼를 읽으면서 느꼈던 잔잔한 평화로움..춥지 않은 겨울, 햇살속에 보일듯 말듯 내리던 눈처럼 살살 내마음을 밝게 어루만져주던 그당시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사진도 얼마나 멋진지...1류는 아닐지라도 상당한 내공을 가진 그의 재주에 다시금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생각해보니 내가 그토록 매달 보던 페이퍼를 언제부터 왜 안보게 되었는지 기억이 뚜렷하지가 않다. 매달 꼭꼭 사보던 그 잡지...내 청춘의 대변인인양 친구처럼 옆구리에 끼며 위로를 느끼던 그 잡지는 나이가 들면서 슬그머니 멀어지게 되었다.  뚜렷한 이유도 없다. 되짚어보니 뭔가 확실한 인상이 남지 않는..비슷한 감상의 연속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위안은 되지만 그저 늘 똑같은 친구와의 수다처럼....나만의 케이스겠지?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그 원인을 생각하게 되는것은 왜일까. 좋은 얘기들이 펼쳐지만 추상적이요 반복적이다...그리고 사진과 글들을 딱 갈라놓은 편집도 아쉽다. 읽고나서 짧아도 묵직한 울림이 남는 ...그런 이야기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