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잘하는 남자는 멋있다. 그림 잘 그리는 남자도 멋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사진 잘 찍는 남자에게 더 끌린다. 사진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면서부터의 변화이다. 순간을 포착하는 기술, 지루한 일상을 특별한 순간으로 만드는 기적. 이것이 사진의 매력이다. 사진을 잘 찍는다는 것은 나의 일상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이 소중하고 새롭게 새겨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한다. 그래서 지금은 너무나 모자르지만 조금씩 조금씩 그 기술과 감각을 기르고 싶다. 하지만 기존, 사진의 기술을 얘기하는 책들은 나같은 초보에게는 너무 어려웠다. 사놓고 그 멋진 화보들에 우와~탄성을 지르고는 아주 작은 글씨로 숫자와 어려운 전문단어들이 나열된 글자부분은 외면하게 되었으니.. 그냥 죽어라 찍다보면 조금은 감각이 나아질까 하고 내심 책을 통한 공부는 체념하던 차에 이책의 소개는 무척 새로웠다. "남자와 여자를 찍는법은 다르다." "이 책에 실린 작품은 하나하나가 모두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다. 저자는 인상적인 결과물을 얻어내기까지의 에피소드와 과정을 재치 있게 이야기하면서 포토그래퍼로서 느끼는 감회도 소소하게 들려준다. 또한 사진을 보면서 독자들이 궁금해할만한 점, 가령 키스 사진을 찍을 때는 허락을 구했는지, 낯선 이방인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은 어떻게 연출한 것인지, 남자를 찍는 법과 여자를 찍는 법은 어떻게 다른지 등 구체적이고도 자세한 사진 촬영의 노하우도 함께 전한다." 지금까지 이런 소개를 본적은 없었기에.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심리, 카메라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에 절대 공감하기에 설레임과 기대속에 책을 열었다. 내쇼널 지오그래픽 국제사진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가답게 사진들은 훌륭하고 감동적이다. 여자의 심리를 잘 아는 그의 작품답게 다른 이들의 사진과 비교해보면 특히 여자들의 표정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신을 잘 드러낸다. 그녀의 웃음소리, 말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사진보다 할 얘기가 많은 듯 넘치는 글이다. 비슷한 얘기들이 중복되는 가운데 중요한 메세지가 묻히는 느낌이 있다. 독자가 많은 것을 느끼는것보다는 작가가 많은 것을 얘기하는게 우선인 것 같다. 좋은 생각 출판사에서 나온 "스마일 어게인"과 비교해보면 사진을 이야기할때 중요한게 무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