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심리코드
황상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관세를 내림에 따라 수입명품들의 가격도 덩달아 내리는데 오히려 루이뷔통만은 거꾸로 가격을 올렸다는 기사가 어제였다. 그 오만함과 똥배짱에 슬쩍 기분이 나빠지면서 곧 매출이 낮아지면 정신을 차리겠거니..했다. 그런데 오늘의 후속기사는 그 반대. 오히려 매출이 놓아졌다는 거다. 과연..루이뷔통이 단순한 오만함으로 그런 정책을 쓴게 아니라 최고의 명품기업답게 한국인의 심리를 정확히 꽤뚫고 있었다는 감탄마저 든다. 가격을 올렸다는 소식에 오히려 매장으로 달려가는 그들.한국인은 대체 왜 그럴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같은 회사사람들이 많이 산다. 같은 회사에 같은 아파트이니 소득차이는 그리 크지 않을거다. 그런데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과 교류하다보니 유모차 등에 대한 선망과 차별에 놀라게 된다. 스토케, 퀴니 정도의 고가여야 당당해지는 분위기이다.  집안에 얼마나 많은 책이 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TV의 크기와 종류, 집의 평수에 따라 감탄하고 민망해하는 대화들이 이토록 일반적이라는 것. 젊은 엄마들이 그런 기준을 그대로 , 아니 더욱 강하게 따르는것에 놀라게 된다.

이들은 왜 그럴까. 한국인이라서 그럴까. 이를 비판하는 나 역시 함께 흔들리고 동요하는 것을 보면 한국인을 지배하는 정서는 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 따지고 싶다. 그래서 이책, 한국인의 심리코드는 반가웠다. 한개인의 성격과 가치관에 환경이 큰 영향을 끼치는데 한국인이라서 알게 모르게 받게되는 심리코드들은 어떤걸까.

  지금까지 많은 심리학 관련 서적이 나왔는데 한국인이란 시점으로 분석한 심리학 책은 처음이었기에 기대와 호기심이 컸다. 처음에는 다소 실망했다. 대학 연구의 보고서답게 분류 위주로 펼쳐지는 내용은 서로 비슷비슷한 얘기들이 중첩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반부터 이 책이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지 알게되면서 나와 주위사람들, 그리고 이 사회가 왜 그렇게 생각하고 움직이는지 깨닫게 된다. 놀랍고 새롭다. 나를 지배하는 가치관들...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고 고민하는지 나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인이라서 그럴수밖에 없었다는 것. 결론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원하는 행복이 어떤건지 고찰해봐야한다는 다소 일반적인 얘기이지만, 나를 구성하는 생각들이 어디에서 온것인지를 깨닫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가치관을 찾아가는데 큰 성과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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