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홈
황시운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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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불편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솔직히~~이런 내용인줄 몰랐단 말이다. [서태지와  왕따 세대.코카콜라와 프링글스, 안나수이와 다이어트를 종횡무진 누비는 화자는 세태의 한 단면을 상징하는 인물이 되기에 충분하다]라는 책의 소개구절에 같은 세대로서 반가운 마음이었는데...70년대생으로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한 여자의 우당탕탕 적당히 즐겁고 황당한 사고도 치는 삼순이 같은 이야기이겠구나..추억과 공감을 많이 할수 있겠군..하고 느긋하니 가벼운 맘으로 펼쳤는데 말이다...절대 즐겁고 가벼운 이야기가 아닌 잔인하고 슬픈, 무겁고 힘든 내용이라 읽으면서 내내 입을 쩍 벌릴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을 놓을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잔인하고 슬픈 내용인데 왜 이리 재미있는 건지!!!!(미안해..유미야... ㅠ.ㅠ)  거대한 몸집을 가진 주인공..유미의 끝없는 폭식은 단순한 식탐이 아닌 존재감의 확인이라는 것을 알기에 먹고 뱉는 사투를 편하게 지켜볼수가 없었다. 단지 체형이 다르다는 이유로 당하는 소외와 폭력. 주인공을 괴롭히는 일진들의 모습은 돼지를 잡는 하이에나의 무리와 같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배려는 절대 찾을수 없는 학교안에서의 처절한 약육강식.하지만 그게 현실이지 않은가. 그런 주인공을 위로해주는 존재가 부모도 선생도 아닌 오로지 서태지 뿐이라는 것은 참으로 슬프다. 하지만 이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마냥 무겁게 되지만은 않는것은 컴백홈이란 메세지가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보다 자신의 원래 자리에서 스스로  딛고 일어서야 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기 때문일까.피하고 도망가기보다는 자신의 존재, 그 이유에 대해 정면으로 맞닥뜨릴때 비로소 살아야할 의지가 (비록 벌레의 꿈틀거림같을지라도...) 삶을 지탱할 힘이 생긴다는 것을 주인공은 지난한 과정을 통해  깨달아간다. 

 친구인 지은이도 주인공도... 그녀들의 자리는 너무도 힘겹고  전망도 어둡지만 그래도 그들에 대해 희망을 가져보는건 자신 스스로 서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내용이 다소 충격적이고 무겁다고 수선을 떨었지만 사실 이 책에는 블랙 위트? 상황을 무겁게 끌고 가지 않는 유머가  가득하다. 이런 작가 흔치 않다.. 오래간만에 기대주를 만난것 같다. 황시운 작가. 그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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