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 오래된 사물들을 보며 예술을 생각한다
민병일 지음 / 아우라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명품이란 어떤 걸까. 시대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그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물건. 만든 이의 정성, 사연, 그리고 소장한 이의 애정이 합쳐져야 명품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명품의 기준이 브랜드와 가격으로만 획일화되고 있는 듯 하다. 온몸을 명품으로 휘감고...라는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경우는 거의 졸부를 묘사한다.  큰 부자는 집과 차, 미술품등 고가의 물건들을...서민들도 요즘은 가방 한개쯤은 명품이라고 불리는 브랜드를 들어줘야 무시받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너무도 팽배해있다) .
 자본주의의 바람은 너무나 강력해서 작은 구멍하나도 미치지 않는 구석이 없다. 정말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서조차 소비욕을 높이기 위해 촘촘한 마케팅을 개발해낸다. 백을 살 돈이 없다면 명품 열쇠고리라도 마련해서 당신의 격을 높여라~라는 새로운 바람. 언제부터인가 불어온 명품 액세서리 열풍은  어이없다못해 무서움마저 느끼게 한다. 일상속의 격조있는 대화. 책 한권을 숙독하는 여유 한점 없는 사람들이 몸에 걸친 고가의 브랜드 소품을 보며 자신에 대한 자부심. 타인에 대한 우월감을 느끼게 되는 이 시대는 과연 정상일까. 명품명품 외쳐대는 요즘 시대에 혼자 외떨어져서 낮지만 울림있는 목소리를 가진 책이 나왔다.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저자의 독일 유학시절 벼룩시장에서 구매한 물건들. 돌려말하면 중고품이지만 세월속에 변치않고 오히려 세월만큼 격을 더한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주고 있다. 몽당연필부터 타자기, 다리미. 음반, 스트라디바리우스까지 다양하다. 저자의 목소리는 감칠맛은 적지만 은근하고 격조있다.

  무엇보다 진짜 명품이란건 이런 거구나..라는 깨달음을 준다. 내가 가진 것들중 명품이라 여길 수 있는 것은 뭐가 있을까..이책을 보며 떠올려보지만 적당한게 없다. 내 삶이 꽤 얕구나..씁쓸해진다. 하지만 느꼈으니 됐다. 나만의 명품을 만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산다면 더이상 자본주의가 바라는 명품의 회오리에는 휩쓸리지 않을테니..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고맙다. 격조있는 삶, 진짜 소중한게 무엇인지 알고 살아가는 삶을 위해 읽어봐야할 책이다. 당신이 가진것이 당신을 말해준다.. CF에 나온 유명한 카피다. 상업적으로 유용되는 이말의 진짜 뜻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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