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 비즈니스 정글보다 더 위험한 스위트홈에 대하여
레슬리 베네츠 지음, 고현숙 옮김 / 웅진윙스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참 너무한다...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전업주부를 택한 여자들이 얼마나 처절하고 허망하게 무너지는지 저자 레슬리 베네츠는 나이와 계층을 망라하여 그 사례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 남은 아내는 두려움과 외로움, 그리고 우울함을 안고 파트타임 일자리나 근근히 구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구질구질하게 살아간다. 남편이 사라지는 경우는 크게 세가지이다. 외도, 죽음, 그리고 남편으로서 경제력 실종. 남편의 사랑만 믿고 가정을 충실히 영위하던 그녀들은 다들 크게 뒷통수를 맞는다.
  더 무서운 이야기는 이 책에서 보여주는 아이들의 얘기다. 아이들은 엄마가 집안에서 쿠키를 구워주는 것보다 밖에 나가 정열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원한단다. 엄마가 집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자신들에게 헌신하는지에 대해서는  답답해하면서도 열정적인 사회적 모습에는 오히려 자극을 받아 공부등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목차 가운데 가장 직설적인 부분은 "일하지 않는 아내는 남편에게 붙어사는 기생충과 같다"였다. 해도해도 너무하다 싶어진다. 열심히 살아왔고 지난 10여년을 회사에서 누구 못지 않게 정열적으로 일하다가 전업주부를 택한 나의 경우, 회사생활에 대한 아쉬움과 전업주부로서의 답답함, 그리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단지 호구지책, 그러니까 일을 해서 돈을 번다는 것만으로 현명한 여성이고 전업주부라는 것만으로 자신의 목을 남편에게 매단, 하인이자 식충이같은 머저리가 된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

 물론 저자는 이글이 여자들의 자립에 좀더 경각심을 가지라는 뜻으로 썼다고 하지만, 개인의 성격과 적성, 그리고 환경과 꿈은 전혀 개의치 않고 오로지 돈을 번다는 것만 보는 획일적인 구분은 너무도 자기 중심적이다. 책 추천 부분을 보면 매일매일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충동에 빠진 여성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라고 하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직장을 그만두면 당신은 식충이가 되니까!!!  아..나 너무 감정적으로 쓰고 있는걸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진짜 행복한 삶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없이 무조건 돈을 버는 것만으로 여성의 가치, 주체적인 성인으로서의 자격을 부여하는데에 황당하다. 뭐, 경각심은 든다. 신뢰와 사랑으로 믿고 따르는 내 남편의 뒷모습을 한번 쓰윽~다시보게 된다고나 할까.

 이런 책이 주부들을 편가르면서 서로에 대한 적개심을 키우는데 일조를 하는게 아닌지.암튼, 직장을  그만두면 이래저래 걸리는게 많은데 일이 힘들고 적성에 안맞아 자꾸만 고민하는 주부직장인들에게 강추다. 읽은 다음날로 회사를 더욱 사랑하게 될것같다. 아니 그보다는 아내가 회사를 그만두지 않기를 바라는 남편들이 더 사야할 책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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