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X
이민아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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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이렇게 많은 아줌마 얘기들이라니. 몇몇 아줌마들이 주, 조연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긴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작가가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정기적으로 연재했던 아줌마들의 짧은 이야기들을 모은 책이다. 어떻게 보면 주부생활, 여성중앙 같은 잡지의 짧은 기사들을 모아둔 것처럼 짧고 재미난, 또한 읽기에 부담없는 남의 사는 얘기들이 총망라되어있다.
 알파벳 순으로 정리되어있는 아줌마들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대단하다. 즉 스탠다드~하니 평범한 여자의 삶보다는 막장드라마 뺨치는 엄청난 이야기들이, 그러나 또 너무나도 담담히 또한 속도감있게 군더더기 없이 기록되어있다. 작가가 지어낸 것 아닐까. 어떻게 이런 인생스토리들이 있나. 하나 둘도 아니고..싶어 다시금 작가의 약력과 서문을 되짚어보게 될 정도이다. 어느정도의 픽션은 있다 하더라도 기본 뼈대는 사실인 듯 싶다.하긴..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엄청난 경우도 세고 세지 않았나. 읽다보면..남자와 세상에 시달리며 웃다울다 하는 그녀들의 치열하고 처절한 드라마에 푹 빠지게 된다.

  책 중간에 삽입된 찰리 채플린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 남의 인생에 대해 아무리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어떻게 저렇게 살수 있어? 저 여자 골빈거 아냐? 나라면 차라리 죽겠다."등등 이런 류의 소리는 함부로 하면 안된다. 어떤 상황이든 자신이 그 입장에 처해있지 않는다면 꽃은 아닐지언정 돌을 던질 자격은 없지 않을까.

 진상부터 역전의 여왕까지 가지가지 삶의 주인공들이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는 이책은 한가지 공통된 특징을 가졌다. 삶에 대한 주인공들의 적극성이다. 아주 일부는 아니더라도 이책의 그녀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살려는, 일어서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그녀들은 주인공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하지만 불어난 강물에서 동동거리며 흘러가는 자의 생존만을 위한 자맥질이 아닌, 살려는 의미를 찾은 몸짓으로 거듭나길  기원해본다. 그래서 아줌마 X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다시금 꽃처럼 피어나길....! 읽다가 표지그림을 다시보니 꽤 잘 맞는다. 하얀 드레스 아래 운동화끈을 꽉 조여묶는 신부의 다부진 두손. 결혼과 동시에 삶과 투쟁하게 되는 여자들의 삶, 반드시 이겨라 ,특수요원-아줌마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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