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한 걸음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1
안나 지음, 박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가슴이 아릿하다. 오래간만에 마음을 적시는 소설을 만났다. 천국에서 한걸음. 어리지만 또한 강인해 보이는 검은머리의 소녀가 밤하늘을 보며 서있다. 외로워보이지만 당당해보인다. 책소개를 보니 아메리칸 드림을 갖고 이민을 가게된 소녀 영주가 겪는 미국에서의 삶이라는데 가정과 학교친구들 사이에서 겪는 문화적 갈등과 좌절을 폭력으로 풀어내는 아버지와의 갈등 등 녹록치 않은 삶의 이야기가 맘에 와닿아서 읽게 되었다.
 사실 이 나이 되고 보니 청소년 소설은 거의 읽지 않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나와 비슷한 연대라는것, 그리고 신산한 삶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낼 것 같은 기대에 펼치게 된 이 책은 중간에 아기때문에 할수없이 놓을때 외에는 내 손을 떠나지 않았다. 슬픈 이야기인데..유년기에 겪어야했던 그많은 아픔들이 마치 내일처럼 가슴을 아프게 하는데 그러면서도 마냥 슬프지 않다.

  피해의식으로 어린 자녀들에게까지 무차별적인 폭력을 저지르는 아빠도 100% 미워할수 없게 만드는 깊은 이해가 흐르기 때문일까. 주인공 영주의 여리지만 강인한 의지가 나날이 자리를 잡아가는게 독자인 내게도 힘을 주기 때문일까. 너무나 힘든 생활에 종교에 빠지게 되는 어머니. 아버지의 폭력에 어느덧 자신도 폭력적으로 변하게 되는 동생. 가장 친한 친구가족앞에서 집에 대한 거짓말을 하는 주인공등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실제적이다. 처절한 삶. 하지만 그 사이에 주운 새를 묻으며 오열하는 남매의 고백앞에 사실은 변하지 않는 따뜻한 본성을 발견하게된다. 읽으면서 자꾸 목이 뜨거워졌다. 특히 그저 가벼운 인트로라고 생각했던 서두가 사실은 내용 전체를 관통하는 심장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을 결말에 알게 되면서 작가의 역량에 감탄하게 된다.

 미국에서 펴낸 책인데 이 책이 이토록 잘 만들어지게 되는 과정엔 작가의 노고와 더불어 출판사 편집자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역자의 번역도 훌륭하다. 앞으로는 청소년 소설이라고 가볍게 보지 않을것 같다. 작가 안나,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와 응원을 보낸다. 특히 책 말미의 그녀의 글쓰기에 대한 자세는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장 모범적인 교본이 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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