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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연애공식 - tbs <이홍렬의 라디오쇼> 인기 코너 '부모님의 연지곤지'가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
배연아.이홍렬 엮음 / 좋은생각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 집에있게되니 라디오를 잘 못듣는다. 라디오는 뭐니해도 출 퇴근할때 주로 차안에서 듣게 되는데 젊었을 때에는 연예인들의 이야기나 최신곡이 좋았다면 30대 중반이 되어가면서부터는 시청자들의 사연에 귀 기울이게 되는 변화가 생기는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사는 얘기라고 할까나..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 때로는 눈물겹고 때로는 배를 잡고 웃을만큼 황당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라디오 진행자들의 재치있고 구수한 입담과 만나면 그 재미는 배가된다. 그런 추억을 생각하며 이책을 읽게 되었다. 우리 부모님들의 연애이야기라... 이홍렬씨의 라디오 방송은 들어본적이 없지만 사람 냄새나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시청자들이 보내온 부모님들의 사랑이야기를 모아서 낸 책인데 아기자기하다.
짧지만 옛날 못 먹고 힘들었어도 맘만은 뜨거웠던 청춘들의 열정적인 사랑들이 농축되어 들어있다. 한편 한편 읽다보니 뜨거웠던 연애에는 공통점이 있다. 앞뒤 재지 않고 돌격하는 용기라고 할까.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고백하고 구애하는 용기와 진정성 앞에는 결국 왠만큼 콧대높은 미남 미녀가 다 넘어가더라는 만고불변의 법칙 말이다.
옛날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살기 어렵던 그 시절이 오히려 지금보다 조건을 안 따지고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사랑을 찾았던 것 같다. 다소 촌스러워도 패기있는 구애와 그것을 귀엽게 받아들이는 순수한 커플들의 사랑이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사랑이야기에 익숙하던 차에 이 책은 화려하지도 포장되지도 않은 이야기인 셈이다. 특히 못먹던 시절이라 그랬겠지만 깐깐한 미남들이 맛있는 밥공세에 넘어가 장가가는 얘기들은 요즘시대의 여성들을 약간은 안타깝게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재미있는 소재들에 비해 문체가 너무 단순하다. 아마도 어르신 독자들을 감안해서 그런 건지...그리고 매 이야기 끝에 달려있는 연애 코치의 한마디는 일부를 빼놓고는 사족같다. 이야기의 여운을 오히려 없앤다고나 할까. 그런 약간의 아쉬움을 빼면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읽고 나면 나의 부모님께 두 분은 어떻게 만나고 사랑하게 되었는지 묻고 싶어질 것이다. 그렇게 또 다른 이야기를 얻을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