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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 대하여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요시모토 바나나가 한창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새로운 소설, 젊은이들을 향한 가벼우면서 감각적인 터치의 이야기에 일본 못지 않게 한국에서도 상당한 붐이 일었었다.대학교 때였던 듯...그런 바람 속에 나도 덩달아 그녀의 소설 "키친"을 읽었는데 그냥 맹숭 맹숭한 느낌? 그저 유행을 경험했다는 가치 외에는 남는게 없었다. 나랑은 잘 안맞았던 것 같다.
하지만 문학이 주는 무거움. 잔뜩 힘준 각에 버거워 외면하던 젊은이들에게 불어준 새로운 바람을 이끌었던 그녀의 세계는 단순히 유행으로만 끝나지 않고 시간에 따라 숙성도 되어간 듯 싶다. 내용은 상당히 일본 만화틱하다. 나쁜 뜻이 아니라 일본 만화 중 일상을 솜사탕처럼 달콤하고 부드럽게 묘사하는 순정 만화들이 있는데 그 계열같다는 뜻. 또 흑 마술 백 마술을 사용하는 엄마들의 인생과 그 아들 딸의 사랑이니 조금은 생뚱할 듯도 싶지만 담고 있는 주제는 맘은 잔잔하게 흔든다.
부모, 또는 그런 사람에게 사랑받아본 기억을 가진 사람이라면
좋은 토대를 가질 수 있고 이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살아갈 용기를 낼 수 있다는 내용.
일반적인 얘기지만 가만 가만 귓가에 대고 속삭이는 바람처럼 그녀의 글은 잔잔한 멜로디 같이 아름답고 부드럽다. 뒷부분의 반전은 놀랄 정도...주인공인 유미코의 운명에 맘이 짠해져 눈물이 핑 돌았으니까.. 다만 이 소설이 일본의 문화를 담고있는 것에는 유의를 하고 읽어야할듯 싶다.
쇼이치와 유미코가 사촌이라 연애 감정이 전혀 없을...또는 당연히 없을거라 믿고 보는 한국의 독자들은 글의 전개에서 느껴질 두근거림이 일본 독자들보다는 확실히 적을듯 싶다. 안타깝다면 안타까운걸까...ㅋ
하루끼 소설이 우리 나라에 특히 인기가 많았던 것은 일본 고유의 문화라는 생각이 안 들어서였을게다. 하루끼는 우리 나라의 문화적인 입장에서 보아도 거부감이 드는 주인공이나 이야기 전개는 드물었다.
표지의 일러스트가 요시모토 바나나에게 관심없는 독자라도 저절로 손이 갈만큼 아름답다. 우리 나라 작가의 그림이라니 일본판은 어떨지 궁금하다. 왠만하면 이그림은 역수출을 하는게 더 잘 팔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