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주는 회장님의 애완작가
리디 쌀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창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도 표지그림도 참 재미있다

돼지와 비슷한 분장을 한 회장님이 시가를 피며 거만한 웃음으로 하늘에 둥둥~떠 있는 반면 그 밑에서 프린트물을 든 작가가 영혼을 판듯한 웃음으로 손을 번쩍 다리도 번쩍 들며 회장님께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주인공인 작가의 자조적인 마음을 대변한 그림이랄까.

킹 사이즈 버거 제국의 황제..아니 회장으로서 교황 이상의 권력을 휘두르며 세상을 좌지우지 하는 토볼트..하지만 그의 힘과는 반대로 그의 인격은 바닥중의 바닥이었으니..그런 자에게 고용된 작가가 또한 가난속에서도 작가적인 자존심을 생명으로 알던 사람이라니 참 슬프고도 우스꽝스러운 그림이 나올수 밖에 없겠다. 아마도 이런 설정이 다른 소설이었다면 작가의 고매한 정신에 회장님이 감동을 받거나 사랑을 느낄수도 있었겠지만 이 리디 쌀베르의 소설은 작가 자신의 내적인 비명과 메아리 수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말 싫어 싫어 저런 사람이 다있어~하면서도 전속 작가로서 받을수 있는 혜택에 자신도 모르게 물들어버리는 스스로에 대한 환멸과 자조가 무겁지 않게 조금은 산만하면서도 재미있게 펼쳐진다.

 

실제 생활에서도 티볼트같은 이는 곳곳에 있다.학교에서도 군대, 직장, 심지어 부녀회등등등에서도...인격은 밑바닥이지만 파워는 강한 사람들...그런 사람들과 부딪히기보단 잘 어울릴때..그러니까 비위를 잘 맞춰줄때 느끼게 되는  자기모멸감..하지만 그 강한 세력의 맛을 보게 되는 달콤함은 또 어떻던가. 성격과 인격은 제로였지만 그 권력맛에 오히려 그런 상대에게 애정을 느낄때도 있으니 인간은 약한 존재가 맞는 것 같다. ㅠ ㅡㅎㅎㅎㅎㅎㅎ

내가 여자라서 그런지 책에 로맨스가 없으니 좀 아쉽다. 섹스 앤드 시티나 HR종류라면 회장님, 아니면 주변의 멋진 남자랑 이 주인공인 작가와의 섬씽이 있을법도 한데 철저하게 회장님에 관련한 서술중심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인가. 혼자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리는 작가의 심경을 바쁘게 따라가는 재미가 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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