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기 구겐하임 자서전 - 어느 미술 중독자의 고백
페기 구겐하임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인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가수 싸이의 노래 "챔피언"에 이런 가사가 있다.

즐기는 당신이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이 노래를 들었을때 인생의 답을 얻은듯 했다고나 할까.

한때 화가를 꿈꿨지만 집안형편상 예능계가 아닌 인문계로 방향을 틈과 동시에 미술은 옆집 담안의 꽃나무와 같은 존재가 됐다. 때로 화실도 다니고 여기저기 전시회도 다녀봤지만 늘 외부인이라는 느낌에 목마르다가 방관하게 됬다고나 할까.

그런 내게 즐길줄 아는 당신이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가사는 깨달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런 가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여인. 페기 구겐하임.

 

그녀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아니지만 누구보다 뛰어난 감식안을 가지고 현대미술의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 물론 태생적인 부르죠아로 물려받은 재산을 가지고 유희처럼 시작한 수집가의 생활.

지금은 하나하나가 빛나는 시대적 상징인 유명한 예술가들을 줄줄이로 너무나 평범한 일상처럼 만나며 누리며 산 그녀의 삶이 큰 부의 토대위에 가능하지 않았다고는 할수 없을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많은 부자들이 자신의 안위..골프, 승파, 사교 등에 주로 힘을 쓰며 재산의 증식과 세간의 평에  몰두하는것에 비하면 예술에 반해 아낌없이 그에 투자하고 발전시킨 그녀의 공은 인정해주지 않을수 없다.

 

예술가들이 시대적인 어려움, 또는 개인적인 고난, 한계에 막혀 힘들어할때 산타클로스같은 이여인의 후원과 지도는 그들의 작품을 안전히 보존케, 또 한단계 발전하도록 도와준다.

 

예술이 과연 그것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힘만으로 발전했을까.

페기 구겐하임과 같이 예술을 진정으로 아끼고 지원한 사람들의 힘이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게 된다.

 

생전 그녀의 성격은 나름 쿨하고 위트가 있었던 것 같다.자서전으로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아름다운 개인사 어디에도 그녀 자신의 격앙된 감정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을 아프게 했던 사람, 그의 비정하고 서운한 행위에 대해서도 간단하고 담담하게 서술한다.

스르륵 쉽게 지나가는 주변사람들의 소개와 일화들은 사실 그들이 그 시대를 상징하게 된 대단한 유명인들이라는것을 알고 본다면 더한 재미가 있을것이다.

단 그래서인지 무미건조한 느낌도 있다.

화보도 더 보강하고 주변인물들간의 일화를 좀더 상세하게 풀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대미술에 관심있는 사람...그중에서도 좀 많이 아는 사람들이 읽으면 더욱 재미있을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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