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도 좋아 달라도 좋아

느려도 좋아, 달라도 좋아! - 선현경, 이우일, 그리고 딸 이은서의 유쾌한 한지붕 생활 고백
선현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2월

보기만 해도 재미있는 가족이 있다. 잘생기고 훤칠한 외모의 부부와 깜찍한  딸. 최고명문 미대를 나온 이부부는 나름 사회적으로 잘났다고 잴만도 한데 남들보기에 조금 모자른듯 독특한 모습을 보이며 산다. 자신감도 있어서겠지만 무엇보다 자기세계가 확실해서 그런것 아닐까.

재미있고 독특하게 자유롭게...바로 홍대문화처럼 사는 만화가 부부. 선현경씨와 이우일씨다. 남편의 영향으로 뒤늦게 만화가로 나섰지만 자기세계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 멋진 작가 선현경씨, 그녀가 자기 가족의 모습, 일상을 통해 느낀 면을 글과 그림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느려도 좋아, 달라도 좋아. 라는 제목처럼 그네들은 요즘시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산다. 다큰 어른들이 장난감을 사모으고 아이교육에 연연하지 않으며 재테크에도 초탈하다. 때때로 그런 모습에 스스로 불안해하기도 하지만 그런 불안감도 솔직히 내보이는 모습이 오히려 자신있어보인다.

 

나도 이제 한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주위 엄마들의 안달과 초조함에 덩달아 불안해질때가 있다.

아이교육에 있어 엄마가 한만큼 아이에게 득이 된다며 어릴때부터 공부를 다양하게 시켜야한다는 얘기들은 때로 위협적이기까지 하다. 지금은 우리 아기 자유롭게 행복하게만 자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학교에 들어갈때가 가까와져오면..또 만약 학교에 다니면서 낮은 성적표를 가져오게 되면 과연 그때도 그렇게 생각할 있을까? 작가 선현경씨도 한아이의 엄마로서 그런 고민을 가장 많이 얘기한다.

낮은 성적에도 그저 학원에 안가 행복하다는 아이를 보며 내가 잘하는 건가 고민하는 그녀의 모습...학부모로써 학교일에 열성적이지 않아 자책해야하나 하는 그녀의 모습은 남일같지가 않다.

하지만 그게 맞다고 그녀가 옆에 있으면 손을 덥썩 잡으며 위로해주고 싶다. 자유롭게 행복하게 사는 부모처럼 아이도 그렇게 될거라고.... 내게 오히려 그런 확신과 위로를 주는 좋은 생활만화(?)다.

 

소소한 생활사..재미도 있지만 애정과 배려도 듬뿍 배어있다.

바쁘고 때로는 우울한 일상에 이런 책으로 가벼운 쉼표를 찍어본다.

별 다섯개 주고 싶지만 넘 금방 읽어서 아쉬움이 생기는 점에 반개를 슬쩍 깍았다.

애독자로서 욕심을 내며 부탁하는 말...

담번 책은 더 두껍고 얘기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그녀의 책을 읽는 재미를 좀더 오래 누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