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읽는 CEO - 도시의 숲에서 인간을 발견하다 읽는 CEO 8
김진애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sex & the ciy를 보면 현대, 특히 여성들이 동경하는 도시의 특성이 잘 나타난다.
나도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는 그런류의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도시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던것 같다. 반짝이는 네온사인.편리한 교통. 큰 백화점들과 영화관, 그리고 세련되면서 독특한 쇼핑공간과 쾌적한 시설. 일례로 삼성동의 코엑스, 그 지하거리를 다니다보면 나라는 존재는 어느덧 그 멋진 불야성과 일체화되는것 같았다. 돈이 없어도 커피 한잔만 사마시며 아이쇼핑하는것으로 만족감이 느껴지게 만들던 도시의 짜릿함. 시각적 자극과 만족..
그런데 나이가 좀 들면서 그러니까  20대-젊음의 기운이 이제 안정과 깊이로 조금씩 대체되게 되면서 어느순간부터 그런 거리가 정신없고 피곤하게 느껴졌던것 같다.

강남역과 명동의 활기가 좋다가도 그 부산스러움과 상업성에 머리를 젓게 된다. 대학로의 문화에 빠지다가도 강물의 부유물처럼 둥둥 떠다니는 설익은 젊음과 불안함. 그리고 자유와 혼동하는 방종에 오랜시간을 빠져있기는 힘들어졌다. 내가 늙은걸까. 아니면 내 안의 뭔가가 변한걸까. 이제는 젊은날 고루하다고 생각한 북촌의 한옥마을과 삼청동 그리고 파주의 헤이리마을에서 강한 매력을 느낀다. 더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내안의 뭔가가 바뀔수록 좋아하는 분위기도 점점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내가 변하는 것처럼 이런 개인들이 담겨있는 도시도 변한다는것, 그리고 그 변화는 그 구성원들의 철학을 담고 있다는게 이책 <도시읽는 ceo-도시의 숲에서 인간을 발견하다>의 이야기다.

몇달전 지방으로 이사를 간후 가끔씩 올라올 때마다 서울의 빠른 변화에 놀라게 된다.
서울사람들의 역동성을 그대로 안고 있어서일까...멋지게 새롭게 변하는 풍경에 입을 벌리게 된다. 초고층 빌딩들은 어찌나 금방 만들어지는지 마술같다. 감탄하면서도 뒷맛은 약간 씁슬하다.
이런 기분이 드는 변화다. "돈많은 사람에겐 참 살기 좋은 도시야..서울은..."
오래된 거리들을 재개발하는 서울시 행정에는 전통에 대한 존중은 없어보인다. 그리고 그지역 토박이들의  향수를 지켜주려는 따뜻함도 얄팍하다. 인사동의 피맛골의 재개발에 있어서는 한숨만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그런 개발위주의 정책이 주일수 밖에 없는 것은 아직도 서울이란 도시..즉 그 대다수의 시민들이 부에 대한 욕망에 쫒기고 있어서일까...
300백년도 넘은 오래된 가옥들을 절대 리모델링하지 않고 조금씩 내부만 고치게 하는 파리등 유럽 도시의 여유와 문화를 우리는 언제쯤 가지게 될건지.. 맘이 슬퍼진다.

책을 읽다보니 도시가 단지 사람들의 수동적인 결과물이 아닌 살아있는 유기물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세계 각 도시들의 특성과 차이점을 비교해놓은 내용들도 재미있지만 서울과 평양의 차이는 특히 흥미진진하다. 계획적 도시는 세월과 환경의 영향에서 얼마나 자유로와질수 있을까 지켜봐야겠다. 도시를 점선면으로 읽는 법도 재미있고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졌던 도시의 구조도 훨씬 쉽게 느껴진다. 특히 도시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삶에 대한 성찰과 연결되어있어 맘에 와닿는 깊이가 다르다. 저자의 문화와 인생에 대한 깊은 철학이 앞으로도 좋은 건축으로 연결되어 많은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해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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