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각종 기관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원리를 가르쳐준다는 책소개에 건강에 관심이 점점 커지는 30대 중반의 주부로써 솔깃, 이 책을 읽게 됬다. 문신은 왜 지워지지 않는지, 사랑하는 마음은 심장에서 오는지 뇌에서 오는 것인지 등등도 알려준다기에 아항~재미있겠구나. 그래 내 몸에 넘 무심했어, 몸을 한번 공부해보자 하고 펼쳐보게 됬는데..음....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 옛날 학창시절의 생물책이 떠오르기 시작해서 조금은 긴장됐다. 아무래도 세포의 구성, 신장의 구조, 외호흡과 내호흡등 인체의 세세한 부분들을 너무나 교과서처럼 고루하게 그린 그림들과 함께 저자의 상세하디 상세한 설명들이 흥미로 읽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나 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익숙해지다보면 책 곳곳에 세상을 오래 산 노교수의 재치를 느낄수 있다. 나이들으며 노화할수 밖에 없는 몸에 대한 슬픔과 달관. 성에 관련한 위트, 남녀의 호르몬에 의한 성격변화를 얘기하며 능청스럽게 늘어놓는 저자와 아내분과의 힘겨룸. 특히 모성애와 사랑이 마음이 아니라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는 면에서는 다소 충격을 받았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랑을 함에 있어 남달리 강하거나 약한 특성을 보이는 개체들이 있다. 이것이 성격이나 환경때문이라기보단 분비되는 호르몬에 영향을 받는 거라면...인간이 아무리 자신이 만물의 영장인척 잘난척해봤자 결국 호르몬에 의해 조종되는 수동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는것이 아닌가 슬퍼진다. 결론적으로 자신의 전공에 있어 모든것을 아낌없이 알려주려는 노교수의 재치와 노력이 가득 담겨있는 책이다. 저자의 오랜 경륜만큼 자연과 사람에 대해 쌓아온 인생관이 따뜻하다. 다만 할아버지시라 어쩔수 없는 걸까...성과 관련한 챕터에서 젋은 부부들이 아이를 셋이상은 낳아야 한다고 외동이는 이기적이고 외롭다고 얘기하는 부분에서는 하하 웃음도나온다.... 단순히 몸에 대한 가벼운 흥미로 읽으려는 독자보다는 몸과 생물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중고등학생들...그리고 관련전공을 가진 대학생들에게 알맞을 것 같다. 재미와 친절함이 있는 생물학 책이라고나 할까. 사족) 종이질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