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중원 2 - 이기원 장편소설
이기원 지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드라마 작가가 쓴 소설... 조금은 낯설지만 또 하얀 거탑의 작가라니 얼마나 재미있게 쓸까..기대가 됬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우리 나라 최초의 서양병원인 제중원에 백정출신의 의사 이야기라니...지금까지 나왔던 소설들이 왜 이런 소재를 미처 다루지 못했는가가 의아스러울 정도로 흥미로운 소재다. 이런 실화를 포착, 두권짜리 소설로 만든 이기원 작가....작품성을 떠나 작가로서의 먹이감을 찾는 사냥감각이 무척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저래 공사다망한 중에 두권짜리 소설을 읽는다는게 조금은 부담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책...술술 넘어간다. 주인공 황정의 인생은 장금이에 비해서 떨어짐없이 극적이다. 이젠 죽겠구나..이젠 끝났구나..싶으면 절묘한 기사회생....그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짜릿하다.

난 개인적으로 절대악인이 나오는 이야기를 싫어한다. 흑백분리적인 이분법적 사고..

절대 나쁜놈과 절대 착한 놈의 이야기는 식상하고 창작자의 고통과 성찰이 덜 느껴지는것같아 외면하게 된다. 그런데 이책...주인공 황정이 절대 선이긴 한데 그 라이벌인 도양이 절대 악이 아니라는 점에 가장 매력이 있다. 너무 착하고 바른 황정에 비해 인간으로서 오욕칠정, 양반으로서 우월감, 그리고 나약한 질투심을 고루 가진 도양에게 심리적으로 많은 공감이 된다.

여주인공 석란은 여자인 내가 보기엔 말그대로 남자들의 이상형이구나..싶다.

작가도 주인공도 남자이다 보니....모두가 흠모할 만한 여성의 타입을 이렇게 잡았구나 하는 웃음도 떠오른다. "예진아씨..." 딱 그모습같다. 

드라마를 보듯 내용전개는 흥미롭고 빠르다. 드라마 작가의 글이다보니 소설을 읽으면서도 머릿속에 그림이 생생히 그려진다. 다만...그래서일까...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심리변화는 다소 쉽게 그려진다. 황정이 왜 그렇게 쉽게 석란을 포기하는지..도양의 사악한 마음이 굴복하게 되는 과정도...그리고 주체적인 여성인 석란이 마지막에는 눈물흘리는 수동적인 모습으로만 남는 과정도 그 설득력이 다소 약하다. 아마도 이부분은 드라마에서 배우와 연출자가 채워야 할 부분으로 작가가 남겨놓은듯도 하다.

드라마 제중원의 방영시기가 11월로 미뤄졌다고 하니 아쉽다.

하지만 기대된다. 간만의 대장금 못지 않은 재미있고 유익한 사극이 나타날것 같다.

아..드라마는 소설과 결말이 달라질수 있다고 하니 이점..독자로서 시청자로서 압력좀 넣어야겠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애정을 갖고 기다리게 만들 재미있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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