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음을 아는 사람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전경일 지음 / 예담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힘든시대...그래서 아이 낳기도 망설여지는 요즘이다. 하지만 아이가 줄었다고 가족부양의 무게가 예전보다 덜해진것도 아니다.오히려 가부장적 가치의 흔들림 속에 아버지들의 삶은 예전보다 더 걍팍해진듯하다.

그래서 그럴까. .매스미디어등에서 어머니의 존재는 더욱 강력해진 슈퍼마더로 빛을 발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관심과 의지는 날로 희미해져간다. 가끔 보이는 아버지들의 이미지는 담배 한개피. 소주 한잔에 처진 어깨를 추스리는 쓸쓸함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막막한 현실앞에 보잘것 없는 야윈 어깨일지라도 가슴속 자식에 대한 애정은 늘 뜨겁기에 버티고 다시 일어나려는 의지를 잃지 않는 그들을 보면 맘이 뭉클해진다.

버거운 짐인데도 도망치지 않고 어떻게든 감내하려는  안스러운 몸짓.

아버지라는 이름속에 자신의 인생도 꿈도 모두 묻어버리고 워낭소리의 늙은 소처럼 한걸음한걸음 ...비록 비틀거릴지라도 끝까지 걸어가려는  모습...

바로  아버지들의 모습이다.

 

그런 아버지의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런데..글쎄....물론 그런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릴려는 의도였겠지만 멋스런 낭만이 분에 넘치게 펼쳐진다. 묽은 아메리카노 커피에 설탕과 크림이 많이 들어간 느낌이다.

아기자기하여 맛깔스러보이는 목차들...이땅의 아버지들의 감동스런 실화를 옮겨놓은 것으로 기대하며 펼쳤지만 얘기들은 지붕위의 시인이 읊는 자신만의 동화같이 공중으로 흩날린다.

본인과 주변인들의 짧은 일화들과 그로 인한 감상을 풀어놓은 수필들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이외수의 하악하악 시리즈가  짧은문장으로 이루어져있기는 하지만 강한 파워와 공감이 느껴지는건 삶의 철학과 현실을 날카롭고 해학적으로 함축해낼수 있었던 그의 내공때문이다. 100을 찾아내도 그 100을 다시 10으로 줄일수 있는 힘. 그리고 그 10을 자신만의 목소리로 얘기해낼수 있는 책에 우리는 강하게 공감하고 박수를 보낸다.

 그에 반해 이책은 가진 100으로 만들기 위해 인위적이란 느낌이 들었다. 예담 출판사의 편집 및  디자인은 참 뛰어나다. 책 제목과 더불어  독자를 혹하게 할만하지만 오히려 상대적으로 더 실망하게 만들수도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