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초대
윤미솔 지음 / 떠도는섬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난 책을 구매함에 있어 표지와 더불어 출판사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다. 이 책은 맘을 끄는 표지에 비해 생소한 출판사(내가 출판계에 무지해서 그렇겠지만)에 대한 망설임으로 구매를 더디 한편이었다. 하지만 뭐랄까..그림을 좋아하고 그리는 사람으로서 작가와 출판사가 선택한 표지의 이미지가 내용과도 통한다면 꽤 괜찮지 않겠는가 싶었다.

그래서 내게 온 책을 펼쳤을때 음....나도 잘 애용하는 여성전용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되었던 글이라는데 우선은 살짝 가볍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많은 호응과 논란속에 그 사이트를 이용하는 기독교신자들르부터 너무나 많은 비난을 받아 모두 삭제했었던 원고라는데는 상당히 개인적인 이야기라서 그런게 아닐까...신조도 약한게 아닐까 하는 섵부른 지레짐작으로 아무 기대없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편하게 털어놓는 한 아줌마의 이야기(작가본인의 표현이다)라서 그런지 문체는 인터넷 이용자에게는 무척이나 편하고 부담없다. 기존의 책들과 다른  수다형 문체나 본인의 기분대로 이렇게저렇게 흘러가는 리듬에 격식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넘 가볍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덕분에 편안하게 마치 거실에 모여 재미있는 수다를 나누는 기분으로 꽤 두꺼운 한권의 책을 그날 한나절만에 가뿐하게 넘길수 있었다. 그건 단지 문체 덕분은 아니다.

 

작가의 첫번째 초대를 못봐서 그녀에 대한 자세한 프로필은 알수 없다. 다만 어린시절 고생을 많이 했고 좋은대학에 가서 과외로 많은 돈을 벌었으며 그 이후 해외로도 많이 다녔구나...그리고 지금은 좋은 남편과 편안한 삶을 누리며 살고 있구나..하는 정도..

이름난 심리학자도 아니고 종교학자도 아니고 어찌 보면 참 평범한 여인이지만 그러나 평범한 속에 특별함을 가진 그녀..

윤미솔...그녀는 주관적일수도 있는 자신만의 체험과 생각을 강요없이 억지없이 담담하게 착한 언니가 알려주듯 얘기해준다.

그녀의 영혼에 대한 이야기들은 그래서일까...증거를 대보라고 빡빡하게 들이밀 반론을 슬그머니 사라지게 하면서 맞아..이럴수도 있겠다..라는 수긍을 절로 나게 하는 힘이 있다.그런 아마도 가슴을 다 펴보이고 스스로를 벌거벗긴 겸손한 순례자에게서 나올수 있는 진실성 때문은 아닐까.

 

특히 그녀의 신에 대한 생각은 단순하면서도 날카롭고 현명하다. 신이 왜 두려운 존재여야 하는가..왜 공포와 두려움이란 칼날을 쓴다고 생각하는가...신은 너그럽고 평화롭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받아주는 존재인데 많은 시간 사람들은 이렇게 살지않으면 저렇게 살지 않으면 신의 응징을 받을 것이다라는 두려움을 가지며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한테 휘둘려왔다라는 얘기는 정치분야로 연결이 되면서 많은 공감이 됐다.

 

표지부터 본문 곳곳..그리고 부록으로도 함께 하는 일러스트는 무척 괜찮다.

작가와 출판사가 이 책에 많은 애정을 가졌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책이란 꼭 전문지식을 가지고 어렵게 쓸일이 아니라 살면서 가슴으로 느낀 진실과 솔직함만 있으면 이렇게 재미있고 쉽게 읽힐수 있는거구나...라는 것도 배웠다고나 할까....영혼과 윤회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분이라면 부담없이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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