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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날개, 윙스 ㅣ 윙스 시리즈 1
에이프릴린 파이크 지음, 김지윤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YA소설장르, 4부작으로 기획된 에이프릴린 파이크의 소설의 1부 <윙스>이다. YA소설이란 Young Adult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10대가 주인공으로 그들이 겪는 사춘기의 불안정함, 첫사랑의 두근거림, 거기에 초자연현상이나 마법과 동화적 요소들을 가미한 소설들을 일컫는다. 트와일라잇이나 뷰티풀 크리쳐스등의 소설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YA장르는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성인들의 대놓고 하는 사랑보다는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청소년들의 풋풋함과 순수함이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간질이기도 하는 모양이다.
트와일라잇의 전세계적인 인기로 비슷한 류의 소설들이 많이 나왔다.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너무나 많아서 식상할 정도였으니까. 이번에 새로 나온 작품인 <윙스>는 요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람도, 사람의 피를 먹고 사는 뱀파이어도 아닌 존재, 요정.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고등학생의 사랑이야기와 요정세계의 역사를 뒤섞어 달달한 이야기로 탄생했다.
어느 날 갑자기 등에서 꽃이 피어나는 소녀, 로렐. 로렐은 10년 동안이나 집에서 엄마와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하다가 새롭게 서점을 운영하면서 시간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쫓기게 된 부모님을 도와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집에서 엄마와 조용히 공부하던 로렐은 학교의 소음을 견디지 못할 것만 같아 불안하다. 게다가 이온음료와 몇 가지 종류의 과일, 야채를 빼고는 다른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는 식습관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화젯거리가 될까봐 또 두렵다. 그런 로렐에게 데이빗이 친구가 되어준다. 처음 접하는 학교, 불안한 학교생활에서 든든한 어깨가 되어주는 데이빗이 고맙다.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는데도 여드름 하나 나지 않는 로렐. 아직 생리도 시작하지 않았다. 그런 로렐의 등에 뾰루지가 났다. 하하, 반가워해야 하는 순간. 뾰루지는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간다. 이제 뾰루지가 아니라 악성 종양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뾰루지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날개가 생겼다. 아니 꽃이던가? 등에서 꽃이 피는 사람이라니. 이게 왠 말도 안되는 소리란 말인가. 가족과 함께 전에 살던 집을 보러 간 로렐은 집 뒤편 숲에서 타마니라는 이상하게도 마음을 끄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거기서 등에 난 그것은 꽃이며, 곧 지겠지만 내년엔 다시 피어날 것이라고. 로렐은 사람이 아니라 식물이고 요정이라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로렐의 비밀은 가족을 위험으로 몰아 넣게 된다.
지금처럼 다들 아파트에 살지 않았던 어린 시절에는 정말로 굴뚝을 타고 산타 클로스 할아버지가 오시는 거라고 정말 굴뚝같이 믿었던 아이들도 있었다. 피터팬을 읽으면 나도 피터팬을 만나고 싶다고, 왜 우리집에는 피터팬이 오지 않는거냐고 묻기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렇게 동심이라는 것은 우리가 세상에 조금씩 더 많이 발 디디게 되면서 사라지고, 어느 샌가 요정이니 마법같은 건 그저 이야기일 뿐이라고, 그저 상상 속에서만 있는 일이라고 더 오래 그런 이야기를 믿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라고 치부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풍부한 상상의 날개를 펴고 있는 이야기를 읽노라면 정말로 어디엔가 요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을 비웃으며 머리를 젓게 되는 것이다.
전형적인 영어덜트 소설답게 주인공은 핏기없이 하얀 얼굴에 누구라도 좋아할 얼굴을 가졌지만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한다. 학교에서 가장 멋진 남학생의 대쉬를 받고 그와 연인이 되지만 자신이 속한 요정의 세계에도 그녀의 마음을 흔드는 누군가가 있다. 인간 세상의 남자친구인 데이빗을 만나면 요정 세계의 연인 타마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타마니를 만나고 나면 데이빗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누구라도 마음 속엔 각기 다른 색깔로, 다른 무게로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한다. 그래서 로렐이 데이빗이나 타마니를 두고 갈팡질팡 하는 것이 이해가 된다. 게다가 요정 세계에서의 일을 잊어버린 로렐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타마니에 대한 한 조각 마음이 발동하여 자신도 모르게 타마니에게 끌리는 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4부작이다 보니 이야기의 운만 떼어놓은 느낌인지라 감질 맛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