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
케이트 제이콥스 지음, 노진선 옮김 / 대산출판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여자들은 대부분 뜨개질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이라는 말로 일반화하기는 좀 그렇지만,

내가 아는 많은 여자들이 그랬다.

무슨 영화에나 나오는 것처럼 흔들의자가 있고,

벽난로가 있는 풍경,

그리고 무릎에 놓인 따스한 색깔의 털실뭉치..

그렇게 조용히 음악을 들으면서,

아니 음악이 없더라도

차라리 눈보라가 휘몰아치거나, 비바람이 부는 날.

온기가 가득한 내집, 내 편안하고 안락한 의자 속에서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하여 뜨개질을 하는 상상,

한 번쯤은 꿈꿔봤을 법한 장면일 것이다.

 

사실,

그건 상상에 불과하고,

아줌마들이 아는 뜨개질, 혹은 뜨개질 클럽이란

클럽이란 말을 붙이기도 뭣하지만

동네 뜨개방, 실가게 안쪽

조그만 구석방에서 옹기종이 모여앉아

집에서 부쳐 온 부침개나

전날 제사를 지냈다며 싸들고 온 떡같은 걸 나눠먹으면서

사는 얘기, 누구누구 뒷담화등으로

소리높여 웃어가면서 한땀 두땀 뜨개질을 하는 것.

그것이다.

그 안에 뜨개질을 하는 사람들의 삶이 있고, 이야기가 있다.

 

 [금요일밤의 뜨개질클럽] 도 우리네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는 모두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초보이다.

인생은 한 번 연습으로 살아보고 다시 잘 살아보자고 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기에,

누구나, 어느 누구나 처음 가는 길

되돌려 다시 시작할 수 없는 길 위에 서 있다.

처음으로 뜨개질을 시작하는 것처럼~

 

실을 고르고, 첫 코를 뜨고

원하는 모양을 만들기 위해 게이지를 내고, 복잡한 무늬를 내고

그러다 다시 털실을 풀어내기도 하고

완성품을 만들지 못한채 구석에 쳐박아 두기도 하고

힘을 내어 다시 시작하기도 하고

결국은 마감하여 이어붙이고 한 벌의 옷을 완성하는 것

그것이 바로 뜨개질이라면 우리의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아보인다.

 

우리가 우리의 인생을 처음부터 선택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언젠가부터 우리는 우리자신의 인생을 계획하고

설계하고 그러다 실패와 맞닥뜨리기도 하고,

그 어려움 때문에 누군가는 자신의 인생을 방치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다시 일어서 완성시키기도 하지 않는가 말이다.

 

금요일밤의 뜨개질 클럽에서 뜨개질을 하는 사람들도 그렇다.

처음부터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던 자신의 인생을

뜨개질 거리를 완성하듯 완성해간다.

 

한 벌의 옷으로 완성시키기 위해서

시련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그리고 다른 누군가의 힘을 빌어서, 혹은 도움을 주어가며

끝내는 완성해간다.

 

30대 싱글맘인 조지아워커와 그의 딸 다코타

조지아의 멘토 애니타

그리고 성격과 직업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금요일밤마다 뜨개질을 하면서

스스로를 치유하고 위로받는 과정을 보면서

나도 웃고 울었다.

 

줄리아로버츠를 주인공으로 영화화를 계획하고 있다니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