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베이스의 소설이기 때문에 온갖 판타지적 요소가 난무한다 해도 뭐라도 태클을 걸 수 없다. 심지어 죽었던 사람이 살아 돌아온다고 해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긴 호흡의 웹소설이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결국 웹소설이 웹툰으로 그리고 다시 단행본으로 출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야기가 가진 힘이고, 그 이야기가 담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단순히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면서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들을 구매하고, 그 아이템들로 태산을 밀고 하늘을 가르고 산자와 죽은자를 나누어 놓은 곳까지 들락거린다는 것만 보여줘서는 다른 수많은 게임들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지난 화의 리뷰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김독자와 다른 캐릭터들의 한걸음 한걸음이, 그리고 그들이 클리어 하는 시나리오의 한장면 한장면들이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의 또다른 버전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그들이 여태까지의 세상을 바꾸고 그들만의 결말을 써내려 가려고 애쓰고 희망을 가지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수 있다고 희망을 가지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시나리오를 통해서 자신의 레벨을 설화급으로 올리려는 김독자의 모습을 보면 그건 단순히 게임 속의 이야기가 아닌 것만 같다. 누구나 자기만의 인생을 가지고 태어났고, 그 인생이 하나의 시나리오라면 우리는 죽는 그 순간까지 그 시나리오를 클리어해야 할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그저 그런 허접한 이야기로만 채우다 끝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역사에도 길이 남을 대단한 이야기를 만들어 놓고 시나리오를 클리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게임에서처럼 죽음도 이겨낼 수 있는 아이템을 얻을 수는 없지만 우리는 현실이라는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한 챕터 한 챕터를 성의있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웹소설을 확인해보니 <전지적 독자 시점>의 Part 1 전 8권은 겨우 현재까지 나온 이야기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분량이었다. 앞으로 이 광대한 이야기가 어디까지 펼쳐질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