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남 오빠에게 (어나더커버 특별판)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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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남에게는 전형적인 ‘한남(한국 남자) 오빠’의 이미지가 있다. 우리가 과연 강현남이라는 사람을 인간적으로나 남자로나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 싶다. 물론 이 이야기를 읽었다는 전제 하에. 아마 그 대답은 ‘아니오’.

<우리에게도 언어가 필요하다>의 저자 이현경의 말을 덧붙이고 싶다. “들어선 의심을 쉬이 버리는 대신 끈질기게 밀고 나가다보면 어느새 세상까지도 부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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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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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보지 못했던, 그만큼 흥미로웠던 작품: 너무 한낮의 연애
읽으면서 긴장을 감추지 못한 작품: 고기
한 번 더 뒤돌아보게 만드는 작품: 세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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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개정판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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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간다.”

저자 정희진은 자기 성찰의 끝판왕처럼 보인다. ‘페미니즘’이라는 영역이 이 책의 주된 내용으로 깔려있으나, (사실 전혀 상관 없는 내용이라고 여겨졌던) 우리 사회의 약자로 여겨지는 자들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 다소 놀랐다. 그제서야 페미니즘은 그저 ‘남성과 여성의 평등을 주장하는 이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약자들마저 포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사회 현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전에 알던 페미니즘, 또는 페미니스트는 그냥 한국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있는 페미니즘이나 페미니스트가 아니었다. 한 마디로 ‘페미니즘’을 보다 넓게, 새롭게 인지할 수 있게 만들어준 책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 책에 거론된 <알포인트>와 군대 사회가 지닌 남성성에 대한 내용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물론 이 밖에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든(!) 구절들이 무수히 많았지만, 아마 저 영화를 가까운 시일 내에 자발적으로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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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 이다혜 기자의 페미니즘적 책 읽기
이다혜 지음 / 현암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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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과 맺음말이 참 좋았던 책. (덧붙이는 말들 역시 감탄하며 읽었다.) 어른이 된 이후 내게 찾아온 혼란은 오히려 나의 정체성을 명백히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대놓고 “페미니즘으로 천국 갑시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소원은 페미니즘, 그렇지만 절대 강제되지 말아야 할 소원”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 더 좋았다. 이따끔 행성에 부딪힐 각오를 한 운석처럼 찾아오는 혼란일지도, 나는 환영할 수 있다. 별 다섯 개 중 한 개는 일부러 남겨놓았다. 두 번째로 읽었을 때는 나머지 별 한 개에 또 다른 별 하나를 덧붙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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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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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문학동네 판이 없어서 거의 고서 수준의 책을 빌려봤다. 제목만 봤을 때는 돼지나 소 같은 가축들이 떼로 등장할 것 같다. 그러나 예상 외로 이 작품의 제목은 작가가 만들어낸 빌리 필그림의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생은 그렇게 가는 것, and so it goes

아마 이야기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구절이 ‘인생은 그렇게 가는 것(혹은 생명은 그렇게 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많은 서평들에서 이 구절이야말로 커트 보네것의 어두운 풍의 유머를 잘 드러낸다고 말한다. 그 말에 나 역시 동의했다. 누군가 죽었다고 했을 때, 그 죽음에 대한 애도를 위해 덧붙이는 말들이 많은데 작가는 그 기법을 일부러 쓰지 않은 듯 하다. ‘위’ 아무개가 죽었다. 그래서? 언제가 되었든 사람은 다 죽어. 라고 독자들에게 아주 서늘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죽음에 있어 얼마나 많은 사람, 혹은 생물이 죽었는지는 의미가 없다. 죽었다는 그 자체가 중요할 뿐. 작가는 그 사실을 조명하기 위해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 게 아닐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저 ‘쓰일 뿐인’ 빌리 필그림

그 외에도 인상적인 구절이 여럿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사진도 찍어놓은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이렇다.
“신이여,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을 감수하는 체념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용기와 그리고 언제나 양자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나에게 주소서.”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은 빌리 필그림이 실제로 경험했던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끔찍한 사건일 것이다. 그는 실제 드레스덴 폭격 사건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 즉 작가가 투영된 인물이었다. 그는 생존자로서 일본 히로시마 피격 사건에 묻혀버린 이 일을 알리는 일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게 그가 얻어낸 용기이다.

역자의 서문을 읽으면서 이 이야기가 커트 보네것의 이전 작품들이 총망라된 것임을 새로 알았다. 세상에는 실제로 눈에 익고 많이 알려진 것과 알아야 하지만 여전히 구름에 가려진 듯한 것-이러한 양자가 존재한다. 두 양자를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다는 것은 끊임없이 인간이 신에게 무릎 꿇고 구해야 할, 어쩌면 죽을 때까지 실현될 수 없는, 모든 독자들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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