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첫 책: 이토록 마음을 일렁이게 만드는 한 인간의 성장기본래 고전 작품을 읽는 데 시간이 짧게 소요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인생의 베일>은 오랜 독서 기간 동안 먼지 탄 커튼을 젖혀 커튼 뒤 풍경을 보기 위해 애쓰는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주인공 키티의 짤막한 일대기는 여성으로써, 나아가 인간으로써 겪을 수 있는 최대한의 사건들이 응축됨으로 보는 내내 마음의 동요를 자주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작품 해설까지 완벽했던 이야기.이 책의 주요 포인트는 2가지이다. 하나는 키티의 선택, 또 하나는 인간에 한한 종교의 역할이다. 키티는 책의 초반부부터 후반부까지 많은 선택들을 하게 된다. 그의 선택은 불륜으로 인해 처음부터 ‘안돼..’라는 탄식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하지만 부정(Love Affair)이 궁극적으로 그를 성장하게 만들었고, 모멸감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에 힘을 주는 요소가 되었다. 혹자의 이리로 가라, 저리로 가라는 말에 현혹되어서 길 한복판에서 방황할 수도 있겠다마는 키티는 선택을 할 때만큼은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다. ‘긍정적’이라는 단어에 포장된 모든 언어를 통한 선택보다 비난 받아 마땅한 선택이 난데없이 뿌려진 씨앗에 물을 줄 수 있는 것이다.키티가 메이탄푸에서 만난 원장 수녀를 비롯한 수녀들은 인간들 위에 군림한 종교라는 것이 삶에 어떤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크리스천의 시각으로 본 수녀들은 내 신앙 생활에도 굉장한 귀감이 된다. 잘 알지 못하는 데서 온 한 사람을 편견없는 눈으로 바라봐주고 그의 말을 모두 귀담아 들어주는 모습은 키티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그는 월터나 찰스에게 많은 걸 바라지 않았단 말이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이라는 것을 키티는 바랐던 것이었으나 결국 사랑은 찰스가 아닌 월터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 지팡이 행세를 하며 인간의 머리를 짓누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발밑에서 겸손을 행하며 사는 삶. 수녀들은 때로는 유머로, 때로는 진중함으로 키티에게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