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첫 책: 코지모의 뚝심, 자기 해방의 시작이전에 초반부까지 읽었다가 하차한 책을 퇴사한 이후에 다시 꺼내들었다. 요즘 같았으면(라떼는 말이야 뉘앙스는 아님..) 한 ‘똘끼’ 하는구나 라는 얘기를 들었을 법한 주인공 코지모는 열두 살의 어느 날 달팽이 요리를 먹지 않겠다는 선포를 내던진 후 나무 위에서의 삶을 시작한다. 작품 해설 속에서 이야기하는 코지모는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상이라고 묘사하는데, 사실 난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애초에 이렇게까지 자신만의 길을 잘 개척하는 인물이었다는 걸 알고 나서는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 중 가장 지배적인 건 위협적인 가시밭길로 발 한 걸음을 내딛기까지의 용기를 코지모는 주저함 없이 표출했다는 생각이었다. 다소 보수적인 귀족 가문의 문화에 불만이 있던 그가 나무에 올라가 다시는 땅에 내려오지 않은 행위는 단순히 한 가정의 자녀가 반항의 일환으로 불러온 결과가 아니었다. 나무에서 의식주 해결하기, 각종 범죄를 일삼는 집단과 친목을 다지기, 열렬한 사랑을 해보기, 학문적으로 깊게 파고들기 등 코지모의 인생 2막은 바로 나무 위에서 시작된 것이다(하기야 열두 살에 올라갔으니 인생 2막 치곤 좀 이른 감이 있긴 하다). 작가 이탈로 칼비노의 전작 <반쪼가리 자작> 이후에 접한 신선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 쓰인 당대 배경을 더 디테일하게 파악한 후에 읽었더라면 코지모라는 인물에 대한 평가가 더 긍정적이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