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7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박민정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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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가지 작품들을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그 중 <지속되는 호의>에서는 어쩐지 페미니즘 소설의 분위기가 풍겼다. 이야기 속에서 서영은 자신의 아이인 상휘가 ‘놀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서영의 남편 규진은 거의 제3자로 느껴질 정도로 사건에 개입하지 않는다. 서영이 이름도 모르는 두 아이들에게 수영장 물을 맞아가며 아들 상휘를 지켜내는 동안 규진은 도대체 무엇을 하였는가. 그리고 문제의 ‘두 아이들’의 아버지 역시 자신의 아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과연 자식들과 진심으로 함께 있고 싶어서 수영장에 남아있던 것일까? (나는 감히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작가의 이야기 서술을 전적으로 참고했을 때.) 이러한 맥락에서 가정에서 남성의 부재는 여성에게 돌아가는 부정적 시선을 필연적 요소로 만든다. 잔인하리만치 자기 자식에게 무관심한 ‘아버지’이자 한 ‘남성’이 ‘어머니’이자 한 ‘여성’이기도 한 타자를 ‘맘충’으로 만들어버리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이퍼 리얼리즘의 이야기를 접하고 난 뒤 우리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진정한 페미니즘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뒷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그 여름>이라는 이야기 역시 인상적이었다. 단지 퀴어 소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11-13년에 걸친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가운데 남은 두 연인의 심리를 잘 그려냈다는 점에서 최고의 이야기 중 하나로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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