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러브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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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스트 러브 - 시마모토리오 입니다.

책 소개

화가인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엄마 사이에서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이 자라난 미모의 여대생이

어느 날 아버지를 죽인 살해범으로 검거된다!

제159회 일본 나오키상 수상작

17세에 데뷔해 군조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비상한 글재주를 보여 온 일본의 젊은 작가 시마모토 리오가 2018년 제159회 나오키상 수상작 『퍼스트 러브』로 한국 독자들과 다시 만난다. 등단 후 18년 동안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네 번, 나오키상 후보에 두 번 올랐던 작가가 순수문학이 아닌 엔터테인먼트적 장편 집필을 결심한 이후 발표한 이 소설로 나오키상을 거머쥐면서, 문학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 숨겨진 폭력의 굴레와 억눌린 아픔을 그린 이 소설은 일본에서 12만 부를 돌파하고 문예지 [다빈치]의 2018년 소설부문 2위에 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은 미모의 아나운서 지망생 칸나가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충격적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1인칭 화자이자 임상 심리 전문가인 유키가 출판사로부터 사건의 논픽션 집필을 의뢰받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주인공은 피의자의 국선 변호인으로 시동생이자 오래전 친구 사이였던 가쇼가 선임됐음을 알게 되고,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기 위해 그와 함께 칸나의 과거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피의자 칸나는 시종일관 모호한 진술을 하며 사건의 전모를 미궁으로 빠뜨린다.

소설은 살인 사건을 추리하는 형태로 전개되지만 작품의 저변에는 등장인물들의 유년기 학대 경험과 치유, 첫사랑의 상흔이 깔려 있다. 유키와 가쇼는 저명한 화가인 아버지와 그림 속 소녀 같은 엄마 사이에서 성장하며 아름다운 외모로 데생 교실의 모델이 되고 했던 칸나에게 밖으로 드러낼 수 없었던 마음의 상처가 있었음을 알아차린다. 칸나의 살인 동기를 찾기 위해 과거를 되짚어 갈수록 자신들의 아픈 기억이 이 사건에 중첩돼 있음을 깨닫는다. 칸나의 사건, 유키와 가쇼의 과거라는 두 개의 큰 줄기가 서로 교차하며 견고하게 연결되어 있어 소설의 결을 풍성하게 보여준다.

시마모토 리오는 소설의 인물들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왜곡된 애정과 무책임한 방임을 살인 사건의 표면 위로 올리면서, 이들이 과거와의 진정한 화해로 나아가거나 또는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담아냈다. 살인의 배경을 추리해 나가는 동시에 그 안에 내재된 가족 관계의 굴절된 형태를 벗겨내면서 소설의 후반부는 가까운 사람들에 의한 상처가 사실 얼마나 크고 잔혹한 것이었는지를 보여준다. 각자의 상처로 인해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또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유키와 가쇼의 기억들도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섬세한 심리 묘사로 애틋하게 되살아난다.

여성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글쓰기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작가는 제목이자 주제이기도 한 ‘퍼스트 러브’에 다면적 해석을 열어놓음으로써 독자들에게 저마다의 내면을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오랜 시간 품고 있던 상처와 비로소 마주하게 된 등장인물들이 자신을 되찾아가는 여정에 오르는 동안, 독자들은 당위적 사랑에 물음을 던지며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시마모토 리오

1983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일찍부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비상한 글재주로 문단을 놀라게 한 그는 현재 일본 문단을 이끌고 있는 젊은 작가 가운데 한 명이다. 17세 때 발표한 「실루엣」이 군조 신인문학상 우수작으로 선정되면서 주목을 받았고, 2003년 『리틀 바이 리틀』로 최연소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같은 작품으로 노마 문예신인상을 사상 최연소로 수상했다. 2004년 『태어나는 숲』으로 또다시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2005년에는 『나라타주』로 제18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후보에 올랐다. 2007년 『버스데이』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후보, 2011년에는 『언더스탠드 메이비』로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며, 2015년 『레드』로 시마세 연애문학상을, 2018년 『퍼스트 러브』로 제159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국내에 번역 소개된 작품으로 『나라타주』『실루엣』『리틀 바이 리틀』『태어나는 숲』등이 있다.

역자 : 김난주

1987년 쇼와 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 여자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일본 문학 및 베스트셀러 작품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태엽 감는 새 연대기』 『겐지 이야기』『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박사가 사랑한 수식』 『가면산장 살인사건』 『70세 사망법안, 가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등이 있다.

주요 등장인물

마카베 유키

임상심리사. 해외출장이 잦았던 아버지와 전업 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밝게 자라왔다고 알았던 어느 날, 용납할 수 없는 아버지의 행적을 알게 되고 집을 떠나 홀로 살아왔다. 자신 때문에 전문 사진작가의 길을 포기한 남편 가몬의 전적인 외조를 받으며 직장 생활을 한다.

마카베 가몬

10년 전, 가쇼를 계기로 유키와 만나게 된 가몬은 유키에게 자신의 아이가 생긴 사실을 알게 된 후 보도사진가의 길을 접고 그녀와 결혼한다. 이후 결혼식 카메라맨으로 일하며 아들 마사치카를 키운다.

안노 가쇼

가몬의 이종사촌 동생이자 능력 있는 변호사. 대학 시절 유키를 만났고 연인인 듯 연인 아닌 사이로 친하게 지내며 형인 가몬의 사진 전시회를 유키에게 소개한다. 부모의 이혼으로 가몬의 부모에게 맡겨졌고 가몬과는 친형제 이상의 애정을 가지고 있다. 히지리야마 칸나의 국선 변호사로 선임된다.

히지리야마 칸나

아나운서 면접을 보던 중, 면접을 포기하고 아버지가 일하는 미술학교로 찾아가 아버지를 칼로 찔러 죽인 사건으로 재판에 서게 된 미모의 여대생. 살해 이유를 묻는 경찰에게 직접 알아보라는 알 수 없는 대답을 함으로써 사건을 미궁 속으로 몰아넣는다.

책 속으로

구치소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나는 히지리야마 칸나의 자료를 다시 읽었다.

히지리야마 칸나, 22살. 살인 용의자로 지난 7월 19일에 체포되었다. 피해자는 칸나의 친아버지인 화가 히지리야마 나오토.

사건 발생 당일 오전에, 칸나는 도쿄 도내에 있는 한 방송국에서 2차 면접 시험을 치렀다.

그런데 도중에 몸이 불편해져 면접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에 아버지가 강사로 일하는 후타코타마가와의 미술학교로 찾아갔다. 그리고 여자 화장실로 불러낸 아버지의 가슴을, 시부야의 도큐핸즈에서 사 들고 간 칼로 찔렀다.

피범벅이 된 면접용 재킷과 셔츠를 벗어던지고, 하얀 티셔츠에 감청색 치마 차림으로 현장에서 도주한 그녀는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어머니와 언쟁을 벌인 후, 집에서 뛰쳐나와 다마 강가를 걸어가던 도중, 근처에 사는 주부가 그 모습을 목격.

주부는 얼굴과 손에 피가 묻은 칸나를 보고, 무슨 문제에 휘말린 것으로 판단하고 뛰어가 도와주려고 했지만, 칸나는 그녀를 피해 다시 도주. 그래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그런데 칸나 씨 전에 자신이 거짓말쟁이라고 했던 거, 기억해요?”

그녀는 난처한 듯이 우물쭈물했다.

“그건, 사실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지만.”

“예를 들어서 어떤 거짓말을 했는데?”

나는 시간을 확인하면서 물었다. 대답을 기다리기가 답답하다. 상대방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없는 점도.

“지금, 구체적으로는 기억이 잘 안 나요.”

칸나는 고개를 저으면서 그렇게 말을 흐렸다.

“하지만, 줄곧 그런 말을 들었어요.”

“누구에게?”

칸나의 표정이 점점 굳어진다. 남은 시간이 거의 없다.

“다음 편지에, 구체적으로 써 달라고 부탁해도 될까?”

그녀는, 네, 하고 약간 긴장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첫사랑부터 사건이 있었던 날까지, 그동안의 연애에 대해서 뭐든 좋으니까 가르쳐 줬으면 해요. 상처받은 일, 가장 기뻤던 일, 싫었던 일, 기억나는 대로 뭐든.”

그다음 순간, 그녀가 퍼뜩 무슨 기억이 떠오른 것처럼 눈을 짧게 깜박였다.

“왜 그러는데?”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뭐였지, 하고 나는 생각했다. 지금 내가 한 말 중에서 그녀가 반응한 것은.

“선생님, 저, 여기 온 뒤로 계속, 흐물흐물한 괴물을 찌르는 꿈을 꿔요. 징그러워서, 몇 번이나 찔러요. 뭐랑 비슷하다고, 줄곧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누군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저는 왜 이런 곳에 있는 인간이 된 거죠? 역시 내 머리가 이상한 건가요?”

“칸나 씨. 사건 당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가령 칸나 씨 내면에 있는 스위치가 켜질 만한 사건은 없었어? 아주 사소한 말일 수도 있고, 상황일 수도 있는데. 그걸 알고 싶어.”

“모르겠어요. 저, 사실은 옛날부터 간혹 머리가 멍해지는 일이 있었어요. 가가와 씨도 너 가끔 이상해진다는 말을 계속했고. 엄마도, 나더러 어떻게 된 것 같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그 정도로 과거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었던 게 아닐까? 가가와 씨 말이, 칸나 씨가 습관적으로 손목을 그었다고.”

그 순간, 칸나가 눈에 보일 만큼 심한 혼란에 빠졌다. 거부하듯이 울면서 고개를 마구 저어 댔다.

교도관이 보다 못해 면회를 종료했다. 의자에서 일어난 칸나가 새빨개진 눈으로 돌아보았다.

“제, 탓이에요……. 전부 제 잘못입니다.”

가쇼를 만난 것은, 벚꽃 잎과 동아리에 들어오라고 권유하는 전단지가 휘날리는 캠퍼스였다.

그 아침에, 오랜만에 학교에 간 나는 마치 이방인이 된 기분으로 정문을 지나 중정에서 멍하니 건물을 바라보았다.

그 얼빠진 모습을 보고 신입생이라고 착각한 학생들이 다가와 동아리 전단지를 건넸다. 난감해서 거절하지도 못하고 받아 들었을 때, 누가 카드라도 뒤집는 것처럼 내 왼 어깨를 잡았다.

놀라서 돌아본 나를, 한 남자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딱 맞는 셔츠와 청바지. 팔다리가 길었다.

“미안. 신입생인 줄 알았는데, 어째 아닌가 보군.”

그가 먼저 말했다.

“……삼 학년인데.”

“우와, 그럼 동기네. 그런데 왜 그렇게 불안한 표정이냐, 너.”

그가, 너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이 너무 의외여서, 그제야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좌우 크기가 다른 눈에 애교와 의심이 같이 담겨 있었다. 친근감을 보이는 동시에 깔보는 것 같기도 했다. 날카로운 콧대 덕에 외모가 더 단정해 보이기는 하지만, 거의 눈을 덮다시피 한 앞머리 때문에 표정은 읽을 수 없었다.

“내가 그렇게 불안해 보이니?”

내가 그렇게 묻자, 거의 동시에 그가 오른팔을 내밀었다.

나의 느낀 점

이 책 덕분에 소설책을 오랜만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도 힘이 들었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이 많이 생각이 났습니다. 진자 살인은 나지 않았지만 살인 전까지 간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더욱더 사랑을 받고 인정을 받고 해야 되는데 왜 이렇게 극단적인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것도 간직하며 기억하는데 나쁜 사건들은 충격을 받아서 잊어버리고 싶은데도 더욱더 기억이 나서 상처, 트라우마로 남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안 그래야지 다짐을 하면서도 자식들에게 대물림이 되고 똑같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무의식 속이 남아 있기 때문에 겁도 납니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결혼도 안 하는 독신주의자, 비혼주의자들이 늘고, 결혼을 한다고 한들 애들을 낳지 않는 가정도 많습니다.

친할수록 서로 알수록 더욱더 만만히 여기는 것이 아니라 더 예의를 갖추고 진심과 사랑으로 대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에 받은 상처들은 계속 치료해서 후세에 대물림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아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진자 평범한 가정은 어느 곳에도 없구나라도 한 번 더 느꼈습니다.

평범한 가정도 문제가 다 있다는 것을...

또 우리 집도 힘들었지만 이 책처럼 아주 극단적으로 가지 않은 것에 다행이고 감사했습니다.

여러분도 한 가정의 스토리 인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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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사용설명서 - 내 삶을 사랑하는 365가지 방법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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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바라기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하루 사용 설명서 - 김홍신입니다.

책 소개

하루를 잘 보내면 1년이 풍요롭다!

베스트셀러 『인생사용설명서』의 작가 김홍신 신작

고통, 상처, 갈등, 아픔…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감정들을

존경과 사랑, 감동과 기쁨으로 바꿔 함께 사는 삶을 만든다!

나 자신을 보듬고 발전하는 삶을 살게 해주는 김홍신의 인생 다짐

작가 소개

김홍신

장편소설 『인간시장』으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가가 되어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그는,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8년 연속 의정평가 1등 국회의원(제15, 16대)’으로 소신과 열정의 삶을 펼쳤다. 이후 건국대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며 집필활동에 복귀했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논산에서 성장했으며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및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인간시장』 『칼날 위의 전쟁』 『바람 바람 바람』 『내륙풍』 『난장판』 『풍객』 『대곡』 등으로 대한민국에 소설 폭풍을 일으키며 한국소설문학상, 소설문학작품상을 수상했고,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높이는 대하역사소설 『김홍신의 대발해』(전10권)를 발표해 통일문화대상과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2015년 장편소설 『단 한 번의 사랑』으로 한국문학상을 수상했고, 2017년 장편소설 『바람으로 그린 그림』을 발표하며 상처를 끌어안는 사랑의 향기를 전했다.

그 외에도 『삼국지』 『수호지』 등의 중국고전 평역서와 『인생견문록』 『인생사용설명서』 『인생사용설명서 두 번째 이야기』 『그게 뭐 어쨌다고?』 『인생을 맛있게 사는 지혜』 『발끝으로 오래 설 수 없고 큰 걸음으로 오래 걷지 못하네』 등의 에세이를 포함해 130여 권의 책을 출간하면서 신념 있는 삶을 살아가는 기쁨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목차

기쁘게 불러보는 날들 1월

혹한을 이겨내고 날아오르길 2월

당신을 향해 한 발짝 더 3월

꽃을 기다리는 동안 4월

사랑할 시간은 많지 않다 5월

정성이 깃든 향기 6월

맑게 흐르는 다정한 마음들 7월

뜨거운 햇살도 시원하다 8월

씩씩하게도 여물어가네 9월

스스럼없이 나누는 사이 10월

지나갔지만 남는 것들 11월

따뜻한 추억은 소복이 쌓이고 12월

책 속으로

세상이 각박하니 누군가 소리 내어 울어도 관심을 갖는 이가 드문 세상이 되었습니다. 근심, 걱정이 많아서 불면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얘기를 하고 싶었고 저도 불면증에 시달리기에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썼습니다.

우리가 괴로운 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꼭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내 생각의 함정, 내 마음의 함정에서 스스로 걸어 나와야 합니다. 내 자유와 행복을 누가 훔쳐갔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인생, 재미없으면 비극입니다. 기쁨과 고통도 행복과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사람은 심장이 뛰고 숨을 쉰다. 그러나 그것은 생물학적 자율신경계의 움직임이지 사람다운 구체적 행위는 아니다. 시계는 멈추어도 24시간이라는 틀이 있어서 하루에 두 번은 맞지만 사람은 틀에 짜여진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기에 멈추면 탈이 난다.

편안한 삶 속에는 성장이 없다. 뭔가를 시도한다는 것은 실패의 위험을 감수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 천하를 흔들거나 호령하기 마련이다.

멈추고 싶은 생각이 들 때 ‘내가 죽은 뒤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써보는 것도 괜찮다.

육신은 쉬어야 기력이 생기지만 영혼은 바지런해야 빛난다.

어렸을 때 강물이나 저수지 같은 곳에서 헤엄쳐본 적이 있는 사람은 갑자기 바닥이 깊어져 허우적거리다가 물을 마셔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발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몸을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바닥에 닿는 순간 힘차게 바닥을 차고 솟구쳐야 위기를 넘길 수 있다.

인생도 그렇다. 인생의 바닥은 눕거나 주저앉는 자리가 아니라 박차고 일어나는 곳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닥은 위기지만 박찰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살다 보면 여러 차례 바닥으로 추락하는 좌절을 맛보게 된다. 딛고 일어나면 반전의 기회가 되지만 누워버리면 고통뿐이다.

한 잡지사에서 보낸 편지에서 참 기기묘묘한 모양을 가진 갖가지 보석 사진을 보고 내가 모르는 보석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진 설명을 읽어보니 그것은 보석이 아니라 모래를 250배 확대한 사진이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아름다움을 판단하고 우리 마음에 드는 것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눈에 보이고 내 마음에 드는 것만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

사람의 마음을 1백 배 정도 확대해보면 세상에 싫어할 사람도 미워할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어쩌면 좋은 사람이 천하에 가득 넘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나의 느낀 점

보통 기계들을 사면 이 제품이 뭔지,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사용 설명서를 읽어봅니다. 우리 인생, 하루 설명서도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바로 이 책 내 삶 사랑하는 365가지 방법 - 하루 사용 설명서 - 김홍신입니다. 이 책은 날짜별로 제목과 좋은 글들이 있습니다. 날짜별로 읽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짧은 글들이지만 힘이 되고 생각하게 하는 든든한 책입니다. 하루하루 어떻게 살지 모르겠다면, 인생의 설명서를 보고 싶다면, 한 번뿐인 인생을 잘 살아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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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의 포구기행 - 꿈꾸는 삶의 풍경이 열리는 곳
곽재구 글 / 해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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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진정한 축제의 시간이란 온몸으로 자신을 느끼는 시간이다

「사평역에서」의 시인 곽재구,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꿈을 만나다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서만 열려져있던 시간,

나의 길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갔던 때…

땅끝에서 잔잔한 감동을 길어 올린 시인의 여행기,

베스트셀러 『곽재구의 포구기행』 개정판

곽재구 작가 소개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 국문과와 숭실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사평역에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사평역에서』 『전장포 아리랑』 『한국의 연인들』 『서울 세노야』 『참 맑은 물살』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와온 바다』, 산문집 『곽재구의 포구기행』 『곽재구의 신 포구기행: 당신을 사랑할 수 있어 참 좋았다』 『곽재구의 예술기행』 『우리가 사랑한 1초들』 『길귀신의 노래』『시간의 뺨에 떨어진 눈물』, 시 선집 『별밭에서 지상의 시를 읽다』 『우리가 별과 별 사이를 여행할 때』, 동화집 『아기 참새 찌꾸』 『낙타풀의 사랑』『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짜장면』 등을 발표했다. ‘오월시’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1992년 제10회 신동엽창작기금, 1996년 제9회 동서문학상, 2018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 현재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시를 가르치고 있다.

“포구기행을 하는 동안 포구의 모습은 내게 환생(還生)의 개념으로 다가왔습니다. 작은 배가 아침 햇살을 몸에 두르며 포구를 떠났다가 저녁 햇살 속으로 돌아오는 모습. 이 모습이 내게 불변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왔지요. 어느 날 밤이 깊어도 돌아오지 않는 작은 배가 있었습니다. 작은 배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아는 사람 없었지요. 모두들 그 배를 그리워했습니다. 어느 저녁 온몸에 달빛을 환히 받으며 포구로 돌아오는 작은 배를 꿈꿉니다. 그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돌아올 것인지 부끄러움 속에 조금씩 조금씩 기록하고 싶습니다.”

목차

1부 별똥 떨어진 곳 마음에 두었네

겨울꽃 지고 봄꽃 찬란히 피어라 -화진 가는 길 | 소라고둥 곁에서 시를 쓰다 -선유도 기행 | 별똥 떨어진 곳 마음에 두었네 -동화와 지세포를 찾아서 | 하늘 먼 곳, 푸른빛의 별들이 꿈처럼 빛나고 -어청도에서 | 아, 모두들 따사로이 가난하니 -삼천포 가는 길 | 그곳에 이상한 힘이 있었다 -동해바다 정자항에서 | 대보등대 불빛 속에 쓴 편지 -아름다운 포구 구만리 | 산도, 이 산도 쉬어 가고 -진도 인지리에서 남동리 포구로 가는 길

2부 절망한 것들이 날아오를 때

묵언의 바다 -순천만에서 | 화포에서 만난 눈빛 맑은 사람들 -비 오는 개펄에서 | 거차에서 꾸는 꿈 -작은 갯마을의 바다 내음 | 모든 절망한 것들이 천천히 날아오를 때 -향일암에서 나무새의 꿈을 만나다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팥죽집 가는 길 -회진 장터로 향하는 새벽길 | 바람과 용, 그리고 해산토굴 주인을 위하여 -하늘로 오르는 마을 끝, 구룡금에서 | 개펄이 만든 지평선이 보이네 -변산반도 국립공원 왕포 | 천천히, 파도를 밟으며, 아주 천천히…… -전북 고창군 상하면 구시포

3부 길 위에서 추는 춤

집어등을 켠 ‘만휴’의 바다 -남제주군 대정읍 사계포 | 바다로 가는 따뜻한 바람처럼 -우도 가는 길 | 신비한 하늘의 아침 -조천 | 저 너머 강둑으로 가고 싶어요 -바람아래 해수욕장을 찾아서 | 동백숲 속에 숨은 선경 -지심도 가는 길 | 춘장대에서 『교코』를 읽다 -송림숲에서 남촌 자갈밭까지 | 헤어지기 싫은 연인들의 항구 -충남 서천군 장항 | 봄비 속에서 춤추는 공룡들의 발자국을 보다 -경남 고성군 상족포구 | 갯바람 속에 스민 삶에 대한 그리움 -해남 송지 어란포구

책 속으로

나는 도장포 마을에 이르렀다. 갈곶도라는 바위섬을 눈앞에 둔 이 마을은 거제 해금강, 혹은 소금강이라는 이름으로 나라 안에 널리 알려졌다. 짙은 봄비 속에서도 유람선이 떠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비안개에 젖은 바다와 마을의 모습이 꿈결 같다.

길은 어느덧 14번 국도로 바뀐다. 학동, 구조라, 지세포와 같은 아름다운 포구들이 길 곁에 늘어선다. 처음 이 길과 조우했던 때가 언제였을까. 미련 없이 나는 내 마음을 이곳의 길과 바다에 주었다. 순결하고 아름다운 것들. 상처도 할큄도 없이 제자리에 서서 제 스스로의 모습이 빛나는지 어쩌는지도 모르고 우리 곁에 말없이 머무르는 것들. 그러므로 그 바다가 지닌 수연한 아름다움은 내게 최상급의 찬사로 다가왔다. ---

뱃사람들 일은 독하게 하는데 목이 말라도 마실 물이 없어요. 그 사람들 여기가 고향이 아니라 통영 사람들이거든요. 물 한잔 내놓을 뿐인데 너무 고마워해요. 물론 장삿속이 전혀 없지는 않아요. 일이 끝나면 우리 집에 와서 차를 마실 때도 있으니까요. 술요? 그 사람들 일이 너무 힘들어 술 못 해요. 다음 날 새벽이면 다시 멸치잡이에 나서야 하니까요.

얼핏 단정해버린 낮의 풍경들에 미안한 생각이 든다. 삶이란 때로 상상력의 허름한 그물보다 훨씬 파릇한 그물을 펼 때가 있다. K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내게 이야기했다. 딸아이와 엄마가 지난주 다시 만났다고 했다. 삼 년 만의 만남인데 모녀는 한 사흘쯤 떨어졌다가 만난 사람처럼 금세 어울리더라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조금 서운하기도 했노라고. 엄마와 딸은 밤을 새워 이야기를 하고, 다음 날 쇼핑을 하며 딸아이가 코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너무 행복해했노라고. 그래서 자신도 덩달아 행복했노라고…….

젊은 청년이 여자 친구로부터 장미 꽃바구니를 받는다는 것. 아름다운 일이었다. 나는 필경 꽃을 받게 된 이유까지 물었고 그는 정말 수줍게 ‘만난 지 50일’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꽃바구니에 꽂힌 장미의 수는 쉰 송이일 터였다. 세상에서 내가 본 두 번째로 아름다운 꽃바구니라고 했더니 그는 피식 웃을 뿐이었다.

오래전, 나는 장항과 군산 사이를 오가는 여객선을 타면서 이 두 도시에 사는 연인들은 서로 이별하기가 힘들 거라는 생각을 했다. 15분인 편도 뱃길을 바래다주며 헤어지기 싫어서 다시 돌아오는 배를 함께 타고, 막상 한쪽의 도착지에 이르면 또다시 헤어지기 싫어 맞은편의 항구로 함께 가고……. 그러다가 불빛들이 충분히 아름다운 마지막 배 시간에 이르러서야 연인을 내려놓고 혼자 돌아오는 시간, 연인이 사는 도시 쪽의 불빛을 보면 또 얼마나 아쉽고 가슴 설렐 것인지……. 그 두 도시의 연인들은 필경 이별하기가 지극히 어려운 환경에 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의 느낀 점

포구 여행을 하면서 사진과 글을 쓴 책 여행 산문집입니다. 중간중간에 시들도 있습니다. 재미있게 술술 잘 넘어갑니다. 여행을 좋아하는데 직접은 못 가고 책으로 보니 좋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꼭 가보고싶습니다. 포구의 기행의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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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과학 - 존 가트맨이 전하는 행복한 관계의 원리
존 가트맨 지음, 서영조 옮김, 최성애.조벽 감수 / 해냄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소개

사랑의‘과학’이라고? 정말?

세계적인 관계 연구소‘러브랩’의 30여 년간 데이터와

최고의 학자들이 사랑과 관계에 대해 이루어낸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존 가트맨이 수학과 과학으로 새롭게 풀어낸 사랑의 방정식!

2011년 일본 동북부 쓰나미 발생 이후, 재난으로 인한 정신적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치료 과정에서 생존자들이 가장 이야기하고 싶어 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였다. 이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정신과 의사나 심리 치료사와 공유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화제 또한 ‘관계’이다.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맺음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욕구이다.

이처럼 중요한 주제인, 사랑, 관계를 과학으로 풀어볼 수 있을까? 전형적으로 사랑은 감정적이고 신비스러운 것으로 여겨지며, 감정과 과학은 상극에 놓인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과학은 차갑고 증명된 사실에 기반하지만, 감정은 부드럽고 모호한 감정과 감각에 기반하는 것으로 여겨지곤 했다.

행복한 부부와 이혼하는 부부를 90%에 가까운 성공률로 예측하며 관계 연구와 치료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던 존 가트맨 박사는 수학과 과학으로 사랑을 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량화할 수 없었던 사랑의 영역을 논리로 파헤쳐보고 그 결과를 ‘사랑의 방정식(Love Equation)’이란 수식으로 정리하여 신간『사랑의 과학(Principia Amoris: The New Science of Love)』에서 다루고 있다.

작가 소개

저자 : 존 가트맨

부부 및 관계 치료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존 가트맨 박사는 MIT에서 수학 및 물리학 석사학위를, 위스콘신대학에서 임상심리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워싱턴대학 심리학과 명예교수이며, 시애틀에 있는 가트맨 연구소(THE GOTTMAN INSTITUTE)와 비영리연구기관인 관계 연구소(RELATIONSHIP RESEARCH INSTITUTE)의 소장이다.

가트맨 박사는 관계 연구 및 치료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온 워싱턴대학의 ‘러브랩(LOVE LAB)’을 창설했다. 말콤 글래드웰의『블링크』에도 자세히 소개된 러브랩은 작은 아파트형 연구소로, 40여 년 동안 3,000쌍이 넘는 부부들을 관찰하고 면담하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결혼생활의 성공 여부를 94퍼센트 가까이 정확히 예측하며, 부부관계 회복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왔다.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부인 줄리 슈워츠 가트맨 박사와 함께 창립한 가트맨 연구소에서는 양육을 포함한 애정 관계의 모든 요소들에 대한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관계 회복을 위한 다양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전문가 교육 과정을 통해 ‘가트맨 공인치료사’를 양성하고 있다. 현재 미국, 캐나다, 스위스, 호주, 한국 등 전 세계에서 가트맨 방식의 부부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국립정신건강연구소 과학자상을 네 차례 수상하고, 미국심리학협회 평생공로상을, 미국결혼과가족치료협회 특별연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심리치료 네트워커(PSYCHOTHERAPY NETWORKER)》로부터 ‘지난 25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치료사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오프라 윈프리 쇼〉〈굿모닝 아메리카〉〈투데이 쇼〉등 다양한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지금까지 2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대중 저서로는 공저로 베스트셀러『부부를 위한 사랑의 기술』『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우리 아이를 위한 부부 사랑의 기술』『그녀를 모르는 그에게』등 40여 권이 있다.

역자 : 서영조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와 동국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영어권 도서들과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여러 영화제의 출품작들을 번역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애착 교실』『브레인 룰스』『젊어지는 두뇌 습관』『철학을 권하다』『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등이 있다.

감수 : 최성애

HD행복연구소 및 HD가족클리닉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시카고대학에서 인간발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심리및가족치료사 자격증과 미국 가트맨 인스티튜트에서 가트맨공인부부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미시간공과대학(MICHIGAN TECH) 심리학과 교수와 핀란디아대학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사)감정코칭협회 창립 후 초대회장을 역임했으며 회복탄력성 연구로 유명한 미국 하트매스 연구소의 마스터 트레이너이다.

저서로 『최성애 박사의 행복 수업』을 비롯해 조벽 교수와 함께『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최성애?조벽 교수의 청소년 감정코칭』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다.

목차

1장사랑의 ‘과학’이라고? 정말?

2장사랑의 일생은 3단계를 거친다

3장관계를 이해하는 또하나의 열쇠, 수학

4장자신에게 적합한 관계를 선택하기 위해 알아야 할 변수들

5장사랑의 방정식을 완성하다

6장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요인들

7장유형으로 살펴보는 행복한 커플 vs 불행한 커플

8장그들은 어떻게 싸우는가

9장나쁜 관계에서 언제 탈출해야 할까

10장관계의 보수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11장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감정의 부분, 인식과 생리

12장사랑은 끊임없이 감정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13장‘맛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한 5가지 레시피

책 속으로

수학은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다. 그저 사실일 뿐이다. 수학은 숫자들이 밝혀내는 패턴의 진실로 우리를 인도한다. 이 책에서 ‘사랑의 방정식’을 세우고 관계에 대한 수학적 모형을 이용해 어떻게 그처럼 관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사람들이 인생에서 중요한 변화를 겪을 때 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더불어 병든 관계를 치유하는 데에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수학과 과학이 가져다줄 새로운 지식이, 사람들이 사랑을 이해하고 망가진 애정 관계로 인한 고통과 비극을 방지하고 경감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원리 1: 갈등 상황에서 대화를 할 때 불행한 부부에게는 부정적 감정의 ‘마르코프 고착 상태’가 존재한다. 불행한 부부들은 (행복한 부부들에 비해) 부정적 감정으로 빠져들기 쉽고 그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

원리 7: 부정적 비교는 배신의 첫걸음이다.

원리 9: 행복하고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들은 불행한 채 결혼 생활을 계속해 나가는 부부나 불행하고 결혼 생활을 지속하지 못하는 부부들에 비해 감정의 관성이 현저히 약하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부부는 두 사람 모두 감정의 관성이 약하고, 갈등 상황에서 감정이 보다 쉽게 변화한다.

원리 29: 부부 간의 상호작용은 연동되지 않을수록 더 바람직하다.

원리 31: 행동이 생리에 영향을 미칠 때 그 관계는 이혼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아내의 행동이 남편의 생리에 크게 영향을 줄 때 그러하다.

보도자료 사랑의 과학 Principia Amoris 나는 신혼부부가 24시간을 ‘러브랩(Love Lab)’에서 보내도록 했다. 언제나처럼 부부들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우리는 생리 지표 자료를 수집했고, 이를 비디오의 타임 코드와 동기화했다. 심장박동, 혈류 속도, 손바닥에서 땀이 나는 정도, 호흡을 측정했고, 이야기를 하면서 얼마나 몸을 움직이는지도 측정했다. 그리고 갈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신들의 모습을 촬영한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초 단위로 평점 입력기에 기분을 표시하게 했다.

6년이 지나자, 우리의 실험에 참가했던 신혼부부들 중 상당수에게 이혼의 비극이 찾아왔다. 전체 130쌍의 13퍼센트에 해당하는 17쌍이 이혼을 했다. 그리고 이혼한 부부들보다 더 많은 수의 부부들이 결혼 생활을 지속하고 있기는 했지만 불행한 상태였다. 나머지는 여전히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우리 연구의 핵심은 부부가 갈등 상황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15분만 지켜보면 6년 뒤 그들의 결혼 생활이 어떻게 될지를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결혼한 지 몇 달밖에 안 된 부부들을 대상으로 우리는 100퍼센트의 정확도로 향후 이혼할 부부를 집어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우리의 예측이 틀릴 확률은 10퍼센트 미만이었는데,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면서도 결혼 6년차 시점에서 이혼을 하지 않은 부부들이 여기에 해당했다.

사랑을 이해하기에 앞서 새로운 개념들을 알아야 한다. 이 개념들은 일반인에게는 물론이고 우리 분야의 전문가들에게도 새로운 것일 텐데, 이는 우리가 지난 18년간 구축해 온 사랑에 대한 수학적 이론에서 파생된 개념들이다.

사랑을 이해한다는 엄청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나는 수학과 사랑을 결합했다. 사랑의 방정식에는 21가지의 새로운 개념과 용어가 등장한다. 이 개념과 용어는 수학에 기초한 새로운 시각으로 사랑을 이해한 결과 탄생했다. 그러나 사랑의 이론을 구축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한 수학 자체는 사실 그렇게 새로운 것이 아니라 과거에 이미 검증된 것이다. 이는 19세기와 20세기에 물리학에서 발달한 중력 이론, 역학 이론, 전자기 이론과 비슷한 ‘장 이론(field theory)’의 하나로, 프랑스의 수학자 푸앵카레,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폰 노이만, 미국의 수학자 존 내시 같은 사람들이 발전시켜 온 수학이다.

이들이 개발한 수학을 통해 포식자-피식자 관계에서부터 질병의 확산, 악어의 이빨 배열, 호랑이의 줄무늬와 표범의 반점 등 동물 모피의 패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생물학적 문제들이 모형화되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수학적 방법을 사랑의 방정식을 만드는 데 적용했을 뿐이다.

사랑의 방정식을 통해 자신을 묘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어떤 사람이 내게 미치는 영향을 묘사하려면 나 자신의 초기 감정 상태를 고려해야 하고, 그후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를 살펴야 한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두 개의 숫자, 혹은 수학자들이 ‘매개변수’라고 부르는 것 두 개가 필요하다.

갈등 상황에서 심술궂게 대화를 시작한 후 계속해서 심술을 부리는 남편을 상상해 보자. 잠시 후 그의 기분이 바뀐다. 재미있는 일이 떠올라 조금 웃었던 것이다. 그러자 그는 다소 보도자료 사랑의 과학 Principia Amoris 상냥해지고 잠시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이 상상 속의 남편 ‘자신’에 대해 우리는 두 개의 매개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시작 상태(startup)’의 매개변수이고 또하나는 그의 ‘관성(inertia)’이다. 관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스로가 자신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남편은 부정적으로 시작해서 한동안 그런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고 나서 다소 상냥해졌다가 또 그 상태를 유지한다. 따라서 그의 관성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관성이라는 개념은 한 사람이 정서적으로 얼마나 ‘무거운지’ 혹은 ‘가벼운지’를 나타낸다. 쉽게 감정이 바뀌는가(=가벼운가=관성이 약한가)? 아니면 동일한 감정이 한동안 지속되는 편인가(=무거운가=관성이 강한가)? 관성이 강한 사람일수록 파트너로부터 영향을 덜 받는다.

관계에서 사람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법에 대해 ‘영향력 함수’를 만들었다. 바로 ‘쌍일차 이론(bi-linear theory)’이다. 쌍일차 이론은 부부 치료 전문가들이 ‘그래, 하지만(yes, but) 효과’라고 부르는 것에 더 잘 들어맞았다.

‘그래, 그리고’를 비롯해서 상대의 말에 동의하는 표현이 대화 전반에 걸쳐 등장했다. 이것은 실로 극적인 발견이었다.

행복한 부부 간에 형성된 ‘상대방에게 동의하는 분위기’는 그들의 대화와 상호작용에서 긍정적 감정 체계를 유지하고 강화시켜 주었다. 그들은 배우자가 대체로 자신의 의견을 인정해 주리라고 예상했고, 그런 기대는 유머, 창의력, 장난기,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태도, 모험심 등을 독려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15년간 이성 및 동성 커플 간의 관계를 연구하고 모형화하는 작업을 해온 입장에서 보니, 관계란 그리 복잡한 게 아니었다. 쌍일차 이론이면 충분히 관계를 설명할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우주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우주가 너무나 이해하기 쉽다는 사실”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갈등 회피형(conflict-avoiding), 수긍형(validating), 다혈질형(volatile) 부부의 세 유형은 서로 무척 다르다. 우선 감정을 얼마나,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다르다. 설득에 대한 태도가 다르며 독립성을 원하는 정도가 다르다. 의견 불일치와 갈등을 즐기거나 싫어하는 정도 또한 다르다. 그러나 우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 유형의 부부 모두 갈등 상황에서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의 5 대 1 비율을 유지하기만 하면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자녀를 잘 양육할 수 있었다.

한편 갈등 상황에서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의 비율이 1 대 1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이면 세 유형 모두 불행한 결말을 맞이했다. 여기에 사랑의 방정식만이 풀 수 있는 미스터 보도자료 사랑의 과학 Principia Amoris 리가 숨어 있다. 그것은 대화를 시작할 때 두 사람의 상태와 서로가 주고받는 영향이라는 두 가지 차원과 관계가 있었다.

우리는 수집한 자료로부터 불행한 부부의 2가지 유형도 도출해 낼 수 있었다. 나는 그 두 유형에 각각 ‘적대적(hostile) 유형’과 ‘적대적-무관심(hostile-detached) 유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들은 부부 싸움을 할 때 긍정적 감정 대 부정적 감정의 비율이 0.8 대 1 정도로, 부정성이 긍정성보다 조금 더 많이 관찰되었다. 적대적 유형의 부부들은 결혼 생활을 유지했지만 행복하지 않았고, 적대적-무관심 유형의 부부들은 결국 이혼을 했다.

나의 느낀 점

  이 책 받자마자 좀 놀랬다. 다른 일반 책들보다 크기도 크고 두꺼웠다. 꼭 사랑의 백과사전 같았다.

여러 예시와 수학의 공식들로 쓰여 저 있다. 사랑하고 싶다면, 관계 치료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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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 - 인공지능 시대를 위한 교육 혁명
아라이 노리코 지음, 김정환 옮김, 정지훈 감수 / 해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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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위한 미래 교육의 본질!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 소장인 아라이 노리코 교수의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2011년 일본에서는 ‘로봇은 도쿄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가?’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인공지능 ‘도로보군’은 도쿄 대학에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어 각 시험 과목을 공략하며 수험생들과 경쟁했다.

현재까지의 연구 성과로 도로보군은 MARCH라고 불리는 유명 사립대학에는 무난히 합격할 수 있었다. 전체 수험생 중 상위 20퍼센트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하지만 수학 영역의 서술형 모의시험에서 전체 수험생 중 상위 1퍼센트의 성적을 낼 정도로 우수한 도로보군이 도쿄 대학에 합격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인공지능인 도로보군은 논리, 통계, 확률로 치환되는 것만을 계산할 수 있기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의미와 상식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문맥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인공지능보다도 성적이 낮은 인간 수험생이 80퍼센트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일본의 전국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 독해력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충격적이게도 수많은 학생들이 문맥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한 계산과 암기만으로 문제를 풀고 있었고, 중학생 세 명 중 한 명이 간단한 문장조차 읽지 못하는 실태였다.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저자는 일본 중·고등학생의 기초 독해력 실태를 통해 주입식 입시 교육으로 대표되는 현 교육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아이들이 AI와 공존하지 못하게 되는 최악의 미래를 우려 섞인 목소리로 전한다.

작가 소개

아라이 노리코
국립정보학연구소 교수, 국립정보학연구소 사회 공유지 연구 센터장이자 일반 사단 법인 ‘교육을 위한 과학 연구소’ 대표이사·소장이다.
도쿄에서 태어나 히토쓰바시 대학 법학부와 일리노이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 수학과 과정을 수료했다. 박사(이학)이며, 전공은 수리 논리학이다. 2011년부터 인공지능 프로젝트 〈로봇은 도쿄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가?〉의 디렉터를 맡고 있으며, 2016년부터 독해력을 진단하는 ‘리딩 스킬 테스트’의 연구 개발을 주도했다. 저서로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수학(ハッピ?になれる?)』 『10대 때 경제를 배웠더라면(??のがわかる)』 『컴퓨터가 일자리를 빼앗는다(コンピュ?タが仕事う)』 등이 있다.

역자 : 김정환
건국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외국어전문학교 일한통번역과를 수료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공대 출신의 번역가로서 공대의 특징인 논리성을 살리면서 번역에 필요한 문과의 감성을 접목하는 것이 목표다.
『2030 고용절벽 시대가 온다』 『하버드의 생각수업』 『재밌어서 밤새 읽는 수학 이야기』 『무섭지만 재밌어서 밤새 읽는 과학 이야기』를 비롯해 다양한 책을 번역했다.

감수 : 정지훈
한양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에서 보건정책관리학 석사를 했으며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의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우리들병원 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다음세대재단 이사,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커뮤니이션학과 선임강의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거의 모든 IT의 역사』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 『내 아이가 만날 미래』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 등이 있다

목차

1장 AI, 대학에 합격하다
AI와 특이점에 대한 오해
편차치 57.1라는 성적을 받다
AI 진화의 역사
YOLO가 보여준 영상 인식의 최첨단
세상을 놀래킨 왓슨의 활약
도로보군의 대학 입시 전략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

2장 도로보군은 왜 도쿄 대학에 들어갈 수 없는가?
독해력과 상식의 벽
의미를 이해하지 않는 AI
시리(Siri)는 현자인가?
AI가 만드는 기묘한 피아노 곡
완벽한 기계 번역이 가능할까?
특이점은 도래하지 않는다

3장 전국 독해력 조사를 통해 드러난 충격적인 현실
인간은 AI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수학을 못하는 것인가,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가?
전국 2만 5,000명의 기초적 독해력을 조사하다
중학생 세 명 중 한 명이 간단한 문장을 읽지 못한다
공부를 잘하면 독해도 잘한다?

4장 독해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닥쳐올 미래
AI의 등장으로 양극화되는 화이트칼라
기업이 사라져간다
그리고 AI 세계 공황이 찾아온다

책 속으로

지금까지 전통적인 인재상은 ‘성실하고 정답을 잘 맞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다가오는 미래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창조적인 괴짜’에 더 가깝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은 아직도 정답을 신봉하며, 학생들에게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들고 있다.
아이들을 성적의 노예로 만들고 있는 것은 과연 누구인가? 이것은 부모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안정된 취직자리만을 숭배하게 만드는 사회 시스템, 연공서열화되어 있는 회사와 대학, 모든 것을 통제하고 획일화시키는 학교, 관용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보기 힘든 우리 사회의 상벌 문화가 모두 여기에 책임이 있다.
어차피 계산력과 암기력에서는 인간이 AI에 대항할 수 없다. 인간에게 중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바로 인간에게 특화된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을 비롯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소프트 스킬 같은 것들이다.

AI 낙관론자들은 수많은 일자리가 AI로 대체되더라도 AI가 대체할 수 없는 새로운 노동 수요가 탄생해 잉여 노동력을 흡수하고 생산력이 향상되어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모양이다. 찰리 채플린이 [모던 타임즈]를 제작한 시대에 화이트칼라가 탄생했듯이 그전까지는 없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리라는 것이다. 과연 그렇게 될까?
여기에 대한 나의 생각은 비관적이다. 나는 도로보군의 도전과 병행해서 일본인의 독해력에 관한 대략적인 조사와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오늘날 일본의 중·고등학생 대부분이 주입식 교육의 성과로 영어 단어나 세계사 연표, 수학 공식 같은 표층적인 지식은 풍부할지 몰라도, 중학교 역사 교과서나 과학 교과서 수준의 문장조차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경악할 만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너무나도 심각한 일이다.

AI 낙관론자들이 주장하듯이 AI가 대체할 수 없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가능성은 물론 있다. 그러나 설령 새로운 일자리가 탄생하더라도 그것이 AI에 떠밀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의 차지가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오늘날 일본인의 노동력이 AI의 노동력과 질적인 측면에서 비슷하다는 말은, AI로 대체할 수 없는 새로운 일자리가 대부분의 인간에게도 난이도 높은 일자리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많은 일자리가 AI로 대체된 사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노동시장은 심각한 일손 부족에 빠져 있는데 시중에는 실업자가 넘쳐나고 최저임금밖에 받지 못하는 일을 몇 가지씩 하는 사람들이 널려 있다. 그 결과 경제는 AI 공황의 거대한 파도에 휩쓸린다.

도로보군은 각각의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전체 수험생의 상위 20퍼센트에 해당하는 성적을 올렸다. 특히 수학에서는 도쿄 대학 모의시험(이과 계열)에서 6문제 중 4문제를 정확히 맞힘으로써 편차치 76.2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무작정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도로보군 프로젝트가 거둔 이러한 성과는 2011년에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AI가 수많은 화이트칼라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라는 나의 예상이 현실이 되리라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에서 한 학년에 다니는 학생의 수는 약 100만 명이며 그중 절반인 50만 명이 센터 시험을 치른다. 그리고 도로보군은 이 가운데 상위 20퍼센트에 드는 성적을 냈다. AI의 성적이 화이트칼라를 지향하는 젊은이의 중앙값도 아니고 평균값을 크게 웃돈 것이다.
앞으로 이 나라의 노동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어떻게 해야 도로보군에게 뒤처진 80퍼센트의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안겨줄 수 있을까? 나는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AI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앞으로 10년에서 20년 사이에 노동자의 절반이 일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 사실 이 예측을 제일 먼저 한 것은 옥스퍼드 대학 연구 팀이 아니다. MIT에서 발표한 「기계와의 경쟁」도 아니다.
나는 2010년에 출판한 『컴퓨터가 일자리를 빼앗는다(コンピュ?タが仕事を奪う)』에서 이미 그와 같은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책이 출판된 직후 도쿄역 앞의 대형 서점에 가보았다. 그런데 경제·경영 서가를 아무리 뒤져도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SF 서가에 가서야 이 책을 발견한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일본인들은 이 이야기를 SF라고 생각한단 말인가?
사실은 바로 이것이 [로봇은 도쿄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가?]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자고 마음먹은 최초의 동기였다. ‘나의 예측이 가까운 미래에 틀림없이 현실로 나타날 것임을 하루라도 빨리 일본인들에게 알리고 싶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날을 대비해 준비하도록 만들고 싶다.’ [로봇은 도쿄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가?]는 그런 초조함의 발로였다.

컴퓨터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AI가 실현되는 것을 가로막는 거대한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도로보군이 도쿄 대학 합격권에 근접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AI 연구자들도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자들은 AI가 의미를 모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의미를 이해하는 것처럼 행동하도록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거듭해 왔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애플의 시리(Siri)로 대표되는 음성 인식 응답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시리는 얼마나 영리할까? 가령 “이 근처에 있는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점은?”이라고 시리에게 물어본다고 해보자. 그러면 시리는 GPS로 위치 정보를 판단한 다음 근처에 있는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점을 추천해 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내가 지금 하려는 이야기의 핵심이 아니다.
이번에는 “이 근처에 있는 맛없는 이탈리아 음식점은?”이라고 시리에게 물어보자. 그러면 아까와 비슷한 가게를 추천해 줄 것이다. 평판이 나쁜 가게부터 순서대로 표시하지는 않는다. 시리는 ‘맛없다’와 ‘맛있다’의 차이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이 근처에 있는 이탈리아 음식점 이외의 음식점은?”이라고 질문해 보자. 또다시 처음과 비슷한 가게를 추천해 줄 것이다. 요컨대 시리는 ‘이외의’라는 말의 의미 또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확률과정만을 이용해서 문장을 생성하면 어떻게 될까? 이를 체험해 볼 방법이 있다. 스마트폰의 자동 완성 기능을 이용해 제일 먼저 표시된 단어만을 사용해서 문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나는 후쿠시마가 되지 않아.”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잠시만 생각해 보자. 어쨌든 기계는 “그전앋채브채지아, 마챠디으베묘패듀” 같은 외계어가 아니라, 의미 불명이기는 해도 “그건 그렇고, 나는 후쿠시마가 되지 않아”라는 ‘자연스러운’ 문장을 자력으로 생성해 낸 것이다. 구두점을 찍은 위치도 그렇고, ‘나’를 주어로 삼은 것도 그렇고, 부정 표현도 그렇고, 하나같이 굉장히 자연스럽다. 딥마인드사가 공개한 낭만주의 피아노 곡이, 그리고 구글 번역이 ‘자연스러운’ 만큼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은 확률과정과 통계에 입각한 언어 모형이다. 이는 매우 획기적이고 훌륭한 기술이다. “의도나 의미처럼 관측할 수 없는 것은 무시하고 확률과 통계를 의도적으로 혼동한다”라는, 수학자들은 좀처럼 선보일 수 없는 과감함이 있었기에 달성 가능한 기술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획기적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쓸모가 없다. 이 정도로 도쿄 대학에 합격하는 것은 무리다.

과거에 수학자 후지와라 마사히코(藤原正彦)는 학교 교육에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받자 “첫째로 국어, 둘째로 국어, 셋째와 넷째는 없고 다섯째로 산수”라고 답했다. 나는 현재의 ‘국어’로 괜찮은지에 의문을 품고 있기 때문에 “첫째로 독해, 둘째로 독해, 셋째와 넷째는 놀이이고 다섯째로 산수”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서 ‘놀이’는 손과 발, 몸을 움직이는, 기구에 의존하지 않는 놀이를 가리킨다. 그리고 일본의 학교가 자랑하는 급식 당번이나 청소 당번 등의 단체 활동도 이에 포함된다. 그 밖에는 필요 없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중등교육 전문가도 교육행정 전문가도 아니다. 수학자인 내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도로보군의 도전을 통해 명확해진 현재의 AI의 실상과, RST를 통해 판명된 일본(그리고 아마도 전 세계) 중·고등학생의 독해력 실태를 사회에 널리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도로보군 프로젝트와 RST를 통한 독해력 조사 양쪽 모두에 깊이 관여한 사람으로서 이것만큼은 말해 두고 싶다. AI와 공존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AI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한 교육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학생들이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교과서를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나의 느낀 점

  인공지능인 AI과 사람인 나도 체험을 한 적이 있다. 난 장기, 바둑, 오목을 좋아한다. 지금은 바빠서 못하지만 예전엔 많이 두었다. 사람과 두지만 온라인 컴퓨터와도 함께 두었다. 예전엔 컴퓨터 너무 쉽고 시시했다. 그런데 이창호와 인공지능인 AI 알파고와 대결하지 않았는가? 인공지능인 AI 알파고가 사람을 역전 시키고 사람이 쩔쩔맸다. 이제 AI이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요새 사람들보다 AI이 더 앞서가고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인 AI와 함께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된다. AI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 편할 수 있겠지만 겁도 난다. 이 책은 AI과 살아가는 이 시대의 모든 국민이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다들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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