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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따뜻한 날이 올까
신현림 글, 유범주 사진 / 세미콜론 / 2005년 12월
평점 :
추운 날씨에 길을 걷다보면 눈물이 날 때가 있다.
물론 슬퍼서는 아니고 눈이 시려워서. 시려운 건 눈 뿐만은 아니겠지만;;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건 신현림이라는 시인을 좋아해서도 아니고, 사진 에세이집을 좋아해서도 아니었다.
우리에게도 따뜻한 날이 올까. 이 제목 때문이었다.
찬 손을 호호 불어가며 이 책장을 넘기면
혹시라도 나에게도 따뜻한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
책장을 넘기면서 모든 순간들이 그러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내 기대와 더불어 무언가를 보태어 주는 힘이 있다.
동화책의 한 장면 같은 백조(작가와 사진가와 더불어 이 책의 주요 인물중 하나라고 한다)들의 모습은
아침에 일어나 이불에서 칭얼대다 눈부비며 일어나 힘겹게 출근하고
서로의 삶에 치이고 부딪히는 순간마다 절망에 빠졌던 누군가의 삶과도 비슷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 혼자만의 힘듦도 절망도 아닐테지.
수면 위로 고고하게 떠 있는 백조들도 사실 그 눈부신 흰 깃털 아래 암울한 그림자가 있었을 것이리라.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정확한지 모르겠다) 한 마디.
"모두가 위대한 인생을 사는 거야"
그래. 내 스물 일곱 겨울은 눈이 시려 눈물이 날 지언정, 손이 시려 입김을 호호 불 지언정
아름답고 위대하다고. 내 삶의 순간도 그렇고 네 삶도 역시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