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드 피장(Christine de Pisan)이 그녀의 시를 프랑스의 여왕이자 샤를 7세의 부인인 바바리아의 이자벨에게 헌정하고 있다. 국왕 침실의 벽에 걸려 있는 휘장은 바바리아의 다이아몬드 무늬를 따라 장식된, 프랑스 왕조를 나타내는 백합 문장을 한껏 과시한다. 안락하고 천장이 탁 트인 개인 공간, 여닫이 창문, 양탄자가 깔린 바닥, 등받이 의자들, 이 모든 것들은 물질적인 안락함과 풍요로움을 보여준다.

중세 때 왕의 총애를 받는 귀족 집안의 딸이었으나 미망인이 된 크리스틴 드 피장(1365~1430)은 자신의 사회적 위치가 바뀜으로서 비로소 소외된 여성들의 아픔에 눈을 뜨게 된다. 이를 계기로 여자, 더구나 남편이 없는 여자로 자신의 존재조차 지워질 위기에 처해서 오늘날까지 중요한 저작인 《여성들의 도시》를 썼다.

크리스틴 드 피장(1365~1430)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태생의 여성 점성술사이자 의사다. 당시의 점성술사는 오늘날처럼 점치는 사람이 아니라 천체, 수학, 지리학,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여성이 남성의 종속물로 여겨졌던 중세에 여성의 소외에 관심을 둔 저작물을 발표했다.

<열정의 철학>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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