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와 암실 ANGST
박민정 지음 / 북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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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과 유령없는 공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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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암실 ANGST
박민정 지음 / 북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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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연화의 이야기

<호수와 암실>(북다, 2025)은 "인문대 국문과 부설 고전번역원 협력기관 승정원일기번역연구소"(176쪽)에서 일하는 서연화의 이야기다. 어린이 모델을 하던 시절 자신을 희롱하던 사진작가를 차로 들이 받은 죄로 연화는 정화여학교라는 이름의 소년원에 들어가게 된다. 정화여학교에서 연화는 자신의 평생 버팀목이 되는 '선생님'과 끔찍한 기억이 되는 '로사'를 만난다. 정화여학교에서 나온 후 연화는 공부에 매진해 대학에 들어가게 된다. 연화의 이런 노력에는 선생님의 가르침이 있었다.

나도 내 스승에게 물려받은 일이고 또한 누군가에게 마땅히 물려줘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견디고 있단다.

165쪽

등록금과 생활비에 허덕이며 대학을 다니던 어느 날, 연화는 모델, 재이를 만나게 된다. 아름다운 신체적 조건의 재이와 만나면서 연화는 재이에게 빠져든다.

공포가 되어버린 과거

연화는 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래된 기담이나 괴담에서 느끼는 재미는 옛사람들이 가진 공포를 현대인인 나는 갖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귀신 타령하는 사람들을 언제나 무시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와 비슷했다.

73쪽

연화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과거이다. 정화여학교에서 나온 후 오랫동안 애정을 느낄 상대를 찾지 못하다 만난 재이에게 과거를 들키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과거를 조각했다. 이러한 연화에게 소년원에서 만난 로사는 공포 그 자체였다. 재이가 로사를 만나지는 않는지, 로사가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는 않았는지 늘 안절부절못했다. 동시에 로사가 재이에게 마수의 손을 뻗을지는 않을지에 대해서도 늘 노심초사했다. 로사가 개인 채널에서 지어낸 이야기를 애써 외면하는 연화에게는 한 댓글이 눈에 들어온다.

호러 영상인데 무섭지도 않고 애매하게 자꾸 추측하게 만들고 자꾸 생각하게 만들고 고민하게 만들고 그딴 건 호러가 아님.

226쪽

연화에게 있어서 로사는 계속 과거를 떠오르게 만들고 재이와 로사 사이의 관계에 대해 추측하게 만드는 공포의 대상 그 자체였다.

우리 주변의 '언캐니(uncanny)'를 노리는 유령들

책의 해설에서 박인성 문학평론가는 연화의 과거에 대한 두려움을 프로이트의 말을 빌려 '언캐니'라고 지칭한다.

이처럼 잊고 살았지만 회피할 수 없게끔 현재로 되돌아오는 과거의 잔재를 프로이트는 '언캐니'라고 불렀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억압된 것의 회귀'이며 무의식의 귀환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언캐니는 아마도 가장 확고한 그러나 가장 낮은 주체적 경험이며, 가장 강하거나 가장 약한 자전적 '사건'이다.

277쪽

누구나 언캐니를 가지고 살아간다. 부모님에게 한 사소한 거짓말, 친구에게 상처 줬던 일 등의 사소한 일부터 크게는 연화나 로사와 같은 범죄까지. 소설에서는 연화라는 한 개인이 언캐니에서 벗어나는 과정뿐만 아니라 사람의 '언캐니'를 노리는 유령들의 모습도 날카롭게 잡아낸다.

그때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을 당연하게 가진 아이들을 보면 마음 한편이 자꾸만 무너졌고 그런 마음을 들킬 바에야 무리에 끼지 않는 편이 훨씬 좋다고 생각했다. 요즘 학생들은 더 어려울 것 같았다. SNS 따위에 연예인뿐만 아니라 낯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직접 재생하지 않아도 틀어 보여주는 마당에 그런 마음이 들면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156쪽

매체 이론에 밝은 사람들은 일찍이 예감했을지도 모른다. 자기 삶을 원하는 형태로 편집해서 공감각적 수단을 활용해 특정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 자신의 인간상을 자기가 추구하는 대로 보이도록 애쓰는 것.

227쪽


대표적인 유령이 소셜 미디어, SNS다. 정치인들을 포함해서 일부 사람들은 사람들의 언캐니를 자극해서 이득을 만들어 낸다. 연화의 엄마가 어린 시절 연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연화해게 했던 것처럼, 로사가 재이와 이혼으로 공감대를 만들어 이런저런 조언을 가장한 말을 한 것처럼, 연화가 로사에 대한 반감으로 재이를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게 노력한 것처럼. 회자되는 말처럼, 유령보다, 귀신보다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더 무서운 이유다.


귀신 없는 공포 소설

앞서 언급했던 로사의 영상에 달린 댓글처럼 고민하게 하고 생각하게 하는 건 공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소설을 읽으며 '진정한 공포는 의지와 상관없이 밀고 들어오는 혐오'가 아닐까 생각했다. 기억하지 않으려고, 도망치려고 애를 써도 눈앞에 생생히 그려지는 과거처럼 말이다. 박민정 작가 역시, 이런 공포를 염두에 두고 소설을 썼다고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다.

내가 감추고 싶어 하는 과거를 모두 알고 있고, 심지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공포스럽죠. (중략) 알 수 없어 두려운 미지의 공포가 있고 지금의 일상을 파괴하는 현실 공포가 (후략)

*https://www.munhwa.com/article/11506635

날씨가 점점 무더워지는 요즘. 목덜미를 서늘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귀신 없는 공포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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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멘쉬 -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의지대로 살겠다는 선언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어나니머스 옮김 / RISE(떠오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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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위버멘쉬(Übermensch)의 철학자, 니체



"신은 죽었다."

자신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의 사상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이 유명한 문구는 들어보았을 것이다.

니체의 철학은 '위버멘쉬'를 지향하는 철학이다. 흔히 '초인(超人)'으로 번역된다. 하지만 '초인'은 '어떤 역경도 뛰어넘는 강인한 존재'라는 이미지로 왜곡될 수 있다. 니체가 말하는 '위버멘쉬'란 영웅이나 초월적인 존재가 아닌 "지금까지의 형이상학적 미몽에서 벗어난 새로운 인간"*을 뜻한다. 즉, 땅에 두 발을 딛고 서서 자신을 마주하고 매 순간을 치열하게 살아나가는 사람이다.

'더 나은 나'로 살아가기

니체는 "결국 모든 것은 영원히 돌아오기 때문에" 현재에 충실하는 삶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위버멘쉬>(떠오름, 2025)는 현재에 충실할 수 있는 방법을 담은 책이다.

책은 1)자기 극복, 2)인간관계, 3)세상에 대한 통찰 3가지 방식으로 삶의 의미를 찾는 법에 대해 설명한다. 부분마다 짧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니체의 사상을 전달한다.

자기 극복에 관한 부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위선'에 대한 니체의 생각이었다. 니체는 위선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어감과 다르게, 위선은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



도망치지 말고, 받아들이는 삶

니체는 혼란과 고통이 찾아왔을 때 '스스로 마주하고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이 힘든 세상을 견뎌낼 수 있다고 한다. 모두가 인정하는 진리처럼 인생은 기본값이 고통이다. 하지만 이 고통에서 도망치는 것도, 받아들여서 의미를 찾아내는 것도 결국 나의 선택이다. '왜 인생은 나한테만 이렇게 불공평하지'라는 불평이 들 때, 니체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다 울었니? 그럼 이제 할 일을 하자." 다 울고 나서 그 의미를 곱씹어 볼 때 <위버멘쉬>가 그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수업 #니체 #위버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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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멘쉬 -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의지대로 살겠다는 선언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어나니머스 옮김 / RISE(떠오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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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초인‘은 영웅이나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다. 두 발을 땅위에 굳건히 딛고 자신의 고통과 고난을 마주보며 매 순간 의미를 찾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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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에세이 - 우리가 함께 쓴 일기와 편지
샬럿 브론테 외 지음, 김자영 외 옮김 / 미행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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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테 자매의 소소하고 단란한 일상들. 하워스에서 브론테 자매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드러나있다. 그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들, 그러면서도 놓지 않는 환상적 세계들이 담겨 있다. 브론테 자매들의 일상이 녹아 있는 더 많은 기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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