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1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시미즈님의 만화는 왠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아요. 이야기 하나하나가 굉장히 무거워서 기합을 넣고 읽게 만들거든요. <월광천녀>가 그렇고 <달의 아이>도 그렇죠. 그래도 재미가 확실히 보장되니 결국은 읽게 됩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무서운 작가.

<비밀>역시 가볍지는 않군요. 가볍기는 커녕, 이건 <월광~>보다 더하잖아!! 저 깔끔하고 아름답기만 한 그림체로 어찌나 무서운 얘기들을 해 대시는지...

기본 소재는 '기억를 본다'는 겁니다. 인간의 기억을 관장하는 대뇌에 저장된 기억영상을 화면에 재생하는 기술이 구현되어, 범죄수사에 활용되죠. <월광~>의 도너(복제인간)가 그랬듯이 소재 자체가 기발한 것은 아니예요. 하지만 그 설정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보는 사람을 아연실색하게 만듭니다.

확실히 실력있는 분인지라 절대 책값이 아깝지 않은 완성도 높은 작품이네요. CSI류를 좋아하신다면 더욱 만족스러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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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 1 - 애장판
스즈에 미우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열혈 순정, 유리가면. 70년대 작품이라, 그림체는 요즘 만화랑 분위기가 많이 틀리죠. 버뜨..

그녀들의 커다란 눈망울 속에는 별빛이 흐르고, 그 머릿결은 부드럽게 세팅되어 나부끼며, 갸날픈 팔다리는 한떨기 풀꽃처럼 가련한지라... 이것이야 말로 소녀의 로망! 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ㅂ<

워낙 유명한 고전이다보니 꽤 자주 패러디 돼요. 검은옷의 츠키가케 선생이라던가, 그 백안 - 白眼, 충격씬에서 눈알이 없는 눈 표현; - 이라던가, 열혈 연극소녀라던가.

패러디 장면을 맞닥뜨렸을때, 웃을 수 있을 것인가는 <유리가면>을 봤느냐 안봤느냐에 달려있다...이쯤되면 아무리 고전적 그림체가 거북하더라도, 손 대어 보시는 게 좋겠죠. 곧 열혈 모드에 몰입한 자신을 발견하실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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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핸드 테루 15
야마모토 카즈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의사들의 이야기는 흔히 보던 소재죠. 그만큼 매력이 많다는 뜻일거구요. <갓핸드테루>도 의사들이 주인공인 만화여서, 어느 정도 예상가능한 범위의 스토리 전개를 보여줘요. 결국 환자는 치유될거라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성있는 캐릭터들과 뚜렷한 주제의식으로 차별화된 테루만의 재미가 있어요. 권마다 들어있는 4컷만화도 본편과는 또다른 재미를 주고 말이죠(정말 코믹하답니다ㅋㅋ). 한권 한권 볼때마다 다음권이 기대되는 만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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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야환담 채월야 7 - 완결
홍정훈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흡혈귀 이야기입니다. 고대로부터 그야말로 '영원불사'의 생명을 가지고 회자되어온 마물이죠. 이렇게까지 사람들을 매혹시킨 존재도 드물어요. 홍정훈님의 이 소설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흡혈귀를 그 소재로 삼았지만, 독특해요. 그런 작가들이 있죠. 흔한 소재, 뻔한 얘기로도 멋진 글을 탄생시키는. 정훈님의 글솜씨가 멋지게 발휘된 이 소설이 그 한 예입니다.

배경은 현대의 서울. 주인공은 흡혈귀에게 가족을 잃은 소년 한세건군이예요. 세건 역시 죽음의 순간에 흡혈귀 사냥군 실베스테르 신부에게 도움을 받고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복수를 위해 흡혈귀 사냥꾼의 길을 걷죠. 세건와 실베스테르 신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흡혈귀 일족들과 흡혈귀 사냥꾼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지극히 잔혹하고, 파괴적이며, 탐미적인 방식으로요.

흡혈귀 사냥꾼 세건의 성장기라고도 할 수 있는 소설은, 전개 내내 폭력에 폭력으로밖에 대응할 수 없는 세건의 아이러니,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나눠진 세상에 대한 조소, 인간 내면에 상존하는 광기로 가득차 있어요.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모든것을 내던지고 극단으로 달려가는 주인공은, 타협에 익숙해진 세상에서 위태위태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마음으로부터 응원하고픈 마음이 들게해요.

그야말로 피와 살이 튀는 하드 보일드 풍이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탐미주의가 한편의 일본 애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마지막 권의 묘사는 그야말로 오싹했어요>.<

후속작 <창월야>의 발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건과 실베스테르, 매력적인 흡혈귀들을 다시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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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마시는 새 1 (양장) - 심장을 적출하는 나가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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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작 <드래곤 라자>때부터 빛을 발했던 독특한 세계관 설정이, 이 소설에서는 더욱 연마되어 여느 외국 대작 못지않은 치밀한 설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세계는 인간, 도깨비, 레콘(새와 유사합니다), 나가(뱀과 유사합니다)의 4개의 선민종족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선민종족이란건, 각 종족이 고유한 신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이 '신'에 대한 설정이 이야기의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도깨비가 등장하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많은 용어와 지명, 인명이 옛 한국어로 이뤄져있어요. 나가 또한 인도신화에 등장하는 이름이죠. 이렇듯 <눈.마.새>의 세계는 다분히 동양적인 색채로 꾸며져 있습니다. 항상 중세 유럽풍의 세계관에 안주하는 기존 소설들에 싫증을 느끼셨다면, <눈.마.새>의 이런 세계가 분명 신선하게 느껴질겁니다. 친숙하기도 하고 말이죠.

치밀하게 설정된 4종족의 특성들, 음모가 서서히 밝혀져 나가는 이야기 전개, 영도님 특유의 절묘한 대사처리들이 소설의 재미를 확실히 보장합니다. 곳곳에 숨어있는 유머도 여전하구요.

다만 아쉬웠던 건, 뭔가 두리뭉실한 결말이었습니다.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와 여운을 남긴것인지 모르겠지만) 저로선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여전히 존재하네요. 그런면에서 다소 쉽지 않은 면이 있던 소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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