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식모들 -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박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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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식모'라... 어감만으로도 흥미진진 하지 않은가. 게다가 저 기발한 설정이라니.

수상한 식모들과 깊은 인연이 있는 화자 '나'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매우 젊은 느낌이면서 생뚱맞고 유쾌하다.  '젊고 새롭다'는 느낌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매력은 거기에 그친다. 깊이가 부족하고 후반부에는 힘이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 20대 신인작가의 소설임을 감안하면, 이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소설은 재미있는 이야기여야 한다는 내 기준에서 볼때, 재미있게 읽힌다는 점에서는 합격이다. 하지만 오락소설이 아닌 순수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문체의 비일관성과 미숙함, 지나친 가벼움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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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량의 상자 - 상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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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부메의 여름>을 읽고 나서, <망량의 상자>는 더욱 충격적이라는 리뷰들을 보며 각오를 다졌다. 절대 더이상 놀라지 않으리라...

물론 결과는 나의 여지없는 패배다. 이런 이야기를 써낸 작가는 어떤 인물인지 알고 싶어질 정도다.

이야기의 엽기성도 엄청나지만,  다양한 인물이 빚어내는 사건들의 리드미컬한 흐름과 능숙하고 독특한 문체가 더할나위 없이 잘 어우러져, 한편의 지옥도를 멋지게 그려내고 있다.

아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무서운 결말에, 책을 다 읽은 후엔 견딜 수가 없어 집 밖을 뛰쳐나가고 말았다.더이상 [상자]안에 있어선 안될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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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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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그동안 이름은 숱하게 들어왔지만 이 책에서야 처음 손대게 되었다. 난 책의 제목과 디자인에 현혹을 쉽게 받는 타입이라^^ㅋ 이 책의 제목에서 필이 꽂힌 거였다.

한 여자가 전남편을 살해한다. 그녀를 사랑하는 이웃집 수학교사는 그녀를 도와 완전범죄를 계획한다...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수학교사 이시가미의 '헌신'에 관한 이야기이다. 얼핏, 짝사랑때문에 범죄를 뒤집어 쓴다는 것이 공감이 가지 않았으나...폭풍같이 휘몰아치는 결말부분에서는 압도당하고 말았다.

소설의 트릭또한, '헌신'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말도 안되는(!)트릭이다. 하지만 이것이 그닥 억지스럽지 않았던 이유는, 외로운 수학천재인 이시가미의 순진하고도 맹목적인 짝사랑이 의외로 가슴에 깊이 와닿았기 때문이다.

이시가미 이외의 조연들은 그닥 매력없고 생동감도 없는 인물들이다. 이시가미의 인상이 강해서인지, 이시가미를 위해 작가가 일부러 매력을 죽인것인지.

아마도 후자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용의자 X만을 위한 소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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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 1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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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는, <공중그네> <인더풀>에서는 별로였다.

유행따라 잔뜩 쏟아져 나왔던, 내용없이 얇으면서 커버에만 공들인 , 그런 일본소설류의 하나일 뿐이었다.

...이런 인상이었는데! 이 소설을 읽고 완전히 평점 급상승 되어버린 작가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학교따윈 안가도 좋아!" "국민연금을 내야한다면 난 국민을 관두겠어!" 등등의 과격한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으면서 집에서 뒹굴거리기만 하는 '한심한 아버지'이다.

어찌보면 막가파 같기도 하고, 단순한 무정부주의자 같기도 하고, 말뿐인 공상가 같기도 하던 이 아버지는, 소설이 뒤로 갈수록 너무나도 매력적인 인물이 되어 다가왔다. 누구나 알면서도 그러려니 하고 지나쳐 버리던 사회의 모순과 비리를 소리쳐 지적할 수 있는 사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이 믿는 바를 외쳐 주장하는 사람.

그는 왜 남쪽으로 튀는지, 남쪽은 도대체 어디인지,  꼭 한번 읽어보기를 강추한다. 너무나도 유쾌하면서 가슴 시원해졌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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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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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재밌는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스토리의 흥미진진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점에서 추리 소설이나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선호하는데, 추리 소설을 읽을때의 그 두근 거림이 

- 범인이 너무너무 궁금해서 당장 맨 뒷장을 펼치고 읽어버리고 싶은 맘을 꾹 눌러 참으며 차근차근 전개를 따라가는 -

너무나도 좋다.

<13계단>은 그런면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소설이었다. 작가의 의도에 홀랑 넘어가서 '그렇군-' 하며 읽어나가다가,  클라이맥스는  뒷통수 치는 반전!!  이럴땐 정말 "푸하하하하-"하고 즐겁게 웃음이 나와버린다.

더군다나, 이 장르들은 자칫 선정성이나 엽기성에 기대기 쉬운데, 이 소설은 '사형제도'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이 일관된 중심을 이루고 있어서 재밌게 읽으면서도 여러가지로 느낄 점이 많았다. 인간의 죄와, 속죄와, 단죄... 정답이 없지만, 외면할 수 만도 없는 그런 어렵디 어려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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