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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평점 :
(스포 있음, <부산행>스포도 있음)
1.
요즘 단연 탑 셀러인 정유정 작가, 지만
난 몇년전 <7년의 밤>을 그냥저냥 읽고나서 그닥 관심두지 않고 있었다.
근데 왠걸... 이 책으로 완전히 녹다운.
대단하다, 란 감상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굳이 별 하나를 뺀건 너무나도 냉혹한 작가에 대한 작은 심술...ㅎㅎ)
2.
작년 메르스 사태를 겪어서 일까.
소설속 괴질은 훨씬 더 치명적이어서 순식간에 한 도시와 29만의 인생과 셀수도없는 동물의 목숨을 망가뜨리는데,
메르스의 살상력과 전파력이 조금만 더 했더라면 우리도 이리 됐을거란 실감이 팍팍 느껴졌다.
얼마전에 본 영화 <부산행>과도 겹쳐지고.
책에서 작가는 말했다.
살고자 하는건 본능이고, 그래서 삶이 무서운 거라고.
맞는 말이다. 슬프게도.
3.
<부산행>의 악역은 분명 악역이나 공감간다는 반응도 많았다.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죽인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이런 선택을 비난할 수 있을까.
영화에선 악인이 살아남지 못하지만,
결국 현실에서 살아남는건 살고자 악을 쓰는 이들 아닐까.
4.
정유정 작가의 문장은
너무나 빠르고 경쾌해서
장면 전환을 문득문득 놓칠 정도 였다.
단순한 괴질 이야기가 아니라
동물과 인간, 생명에 우위가 있냐는 물음, 촘촘히 엮인 등장인물간의 고리, 들이 밀도 있게 잘 짜여있어 좋았다.
이래서 정유정, 정유정하는구나 싶었다.
신간 <종의 기원>도 읽어봐야겠다 결심.
..하지만 보나마나 훨씬 독한 이야기일것 같으니
좀더 멘탈에 여유가 생겼을때 만나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