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 (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900페이지에 달하는 긴 소설이지만 역시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하루키의 글은 굉장히 읽기가 편하다. 쉽지만, 가볍지 않고 아름다운 문장들.

오랫만의 장편이어선지, 그 사이의 작품들 -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스푸트니크의 연인> - 과는 비교도 안돼는 무게가 느껴졌다. 때때로 가슴이 벅차서, 한숨을 내쉬기도 여러번이었다.

하루키는 항상 개인에 대해서 얘기하지만, 그 속에는 언제나 세계가 존재한다. 마이크로 속에 담겨진 매크로의 무게가, 어떤 대하소설에서 보다도 절실하게 느껴진다.

나카타 할아버지와 호시노 청년의 이야기는 하루키가 더욱더 원숙해졌음을 잘 느끼게 해주었다. <신의..>에서 조금은 어색했던 3인칭 시점의 스토리텔링이 여기선 완벽하게 녹아들어 그 만의 어조가 분명히 나타났다. 3인칭을 활용하면서 더욱 능숙해진 특유의 농담도, 정말 반가웠다.

휴우... 하루키와 동시대를 살아서 행복하다. 벌써 다음 글을 기다리는 두근거림은, 정말 멋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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