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와 디자이너 Essays On Design 1
브루노 무나리 지음, 양영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브루노 무나리의 책. 재미있는 사람이군. 책을 덮고 생각했다. 무서운(?) 예술가의 작품을 일방적으로 끌어내릴줄도 알고, 과학자 철학가가 된 듯 흉내내어 당찬 독백도 할 수 있는 사람. 그가 좋아진다. 재일 인상적인 부분은 평론에 대한 그의 일침. 소제목은 [13.예술평론과 사용설명서]이다. 태.도.가 다른 평론을 6가지나 써 내려가는데, 문학적 평론, 서정적 평론, 난해한 평론, 질의적 평론, 해박한 평론, 위선적 평론으로 나눴다. 서정적인 평론을 읽을때 거의 넘어갈 뻔 했다.(조금만 써볼까? 마침 책이 있으니...)

'예술가 특유의 창의적 열정, 내면 세계의 극적인 표출, 카타르시스에 의한 경아의 발아, 매혹적인 신비를 간직한 함축성......, 짙게 드리운 절망의 감정을 열정으로 극복하고, 격렬하게 빛을 발휘하며 타오르는 개성은 파괴의 한계에서 인간적 향기를 풍기며 자유로이 풀려 나오고 있다.육신의 고통을 숨막히는 외침과 폭발하는 격노로 배설한 작가는, 달콤한 비해와 촉촉한 애정으로 주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 다음 더 웃긴건...... 질의적 평론

'아니, 이 정도의 작가를 누가 예술가라고 믿겠는가? 숨겨진 천재? 과연 그가하는 작업을 진정한 예술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인가? 무슨 예술인가? 왜 붓을 잡고 그리는가? 그는 붓 끝이 정반대의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모른단 말인가? 누구에게 그것을 이해시키려고 하는가? 깊이 생각해보고 솔직하게 말해보자. 이게 예술인가? 어디까지 가겠다는 것인가? 그리고 그 다음엔?

아하하하하하하하~... 아쉽게도 그는 98년, 91세의 나이로 멀리 떠나버렸다. 만나고 싶다. 만나고 싶다. 이런 사람의 눈을 바라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끼리와 벼룩 - 직장인들에게 어떤 미래가 있는가, 개정판
찰스 핸디 지음, 이종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원제/ The Elephant and the Flea
부제/ 직장인들에게 어떤 미래가 있는가?

앞의 WOW 시리즈 보다 한달 쯤 전에 얽었었는데, 와우 시리즈가 세련된처세술에 관한 내용이라면, 이 책은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 쓴 좀 더 진지한 내용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거의 나와 같은 '기혼자'이면서, 직장생활을 하고있고, 전문직을 꿈꾸며,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어떻게 변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결론은? 직장인 들에게는 미래가 없다. 코끼리들은 점점 그 수가 줄어들고 덩치가 커질 것이다. 반면, 코끼리에 기생하는 벼룩들은 점점 더 그 수가 불어나고 있다. 벼룩은 코끼리의 내부에서 살 수 없다. 조만간 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고 근무형태가 급속히 변할 것이다. 자신이 벼룩으로서 살아가야 한다면 어떤 일을 선택할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빵가게 재습격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창해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무라카미의 글을 오랜만에 읽었다. 꽤 많이 읽어서 이제 무라카미의 것은 더이상 새로울것이 없을거라 생각했었는데 기대 이상이다. '머리의 심지까지 아프다'라던지, 새벽에 느낀 공복의 느낌이 마치 작은보트를 타고 해수가 투명해서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그곳에 물이 존재하는 것조차 못보고 넘어갈 정도의 맑은 수면위에 둥둥 혼자 떠있는 기분이라는 것. 그 아래에 보이는 해저화산과 바닥의 돌멩이가 선명하게 하나하나 보이고 있는 느낌.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가장 압권이었던 부분은 빵가게가 없어서 맥도날드를 습격하여 빅맥30개를 강탈하는 장면...... 책의 주인공이 새벽 2시에 일어나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공교롭게도 나또한 새벽 2시에 잠이 깨어 다 읽고 보니(오랜만에 천천히 충분히 음미하며 읽었다) 세시 반이다. 즐거운 기분이 되어 글을 남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열린책들 세계문학 216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다 읽고 말았다. 책을 읽으며, 발에 땀이 난 것은(그걸 의식하며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인것 같다. 또 책의 등장인물에게 화가나서 불쾌한 기분에 빠져버린것..아주 불만족스럽고, 또 거기다가 나 자신에게 화가나기도 했으며, 다 읽고난 뒤에는 기분이 무척 나빴다. 그 정도로 재미있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매력적인 '훌리아'라는 미술품 전문 복원가가 있다. 그녀는 대단히 열정적으로 일을 하고, 능력이 있으며 인정받은 운 좋은 사람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일찍 죽어버리고, 엄마에 대한 것은 한줄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녀를 키운것은 '세사르' 라는 골동품상인. 그는 동성애자이면서, 젊고 유능한 젊은이들의 후원자를 자처한다. 그는 매력적이고 박식하고 주인공 훌리아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으로 가득한..어찌보면 아름다운 사람이다.

하지만, 훌리아가 15세기 플랑드르 그림을 복원하게 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그림뒤에 숨어있는 글자 '누가 기사를 죽였는가'가 드러나면서, 그림상의 체스게임에 관심이 집중된다. 남아있는 역사적인 고증에 의해 사실을 파헤치고 싶어하던 주인공은 전혀 예기치 못한 살인사건-그의 옛 연인이 죽는-과 그녀 집에서 일어난 끔찍한 만행-그녀 친구의 배신과 죽음-을 겪고......

결국은 그 것들 모두가 체스와 그녀에 대한 사랑과 편견과 오만(^.^)에 가득찬 세사르의 짓임을 알게되며, 그의 변명과 그의 비극을 알게되며 그에 대항하지 못하고 끝을 맺는다.(너무 두서없는 줄거리라 설명이 잘....미안미안)

다 읽고나서 화가 치밀었다. 주인공이 모든것을 목격하고도 덮어둘 수 밖에 없는 것에 화가나면서, 인생이라는 것에 대해..저가 레베르테가 쓰고자했던 그 의도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체스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석도 재미있고 독특했다. 동성애나 인간의 싸움에 비교하는 글, 그리고 적재적소에 붙여대는 갖가지 신화들, 명언들이 코믹하고...세사르가 죽기 전, 베르길리우스를 인용했다는(과연 그럴까?) '난 그렇게 추하지 않아. 얼마 전 바다를 찾았거든. 거기서 수면에 비친 내 얼굴을 보았어...'라는 말처럼 내가 인용하고 싶은 말까지 듬뿍 담겨진 종합선물셋트 같았다.

필요없을지도 모르지만, 위의 글을 내가 막 읽고나서는, 그래..세사르라면 추하지 않았겠지.하고 단순히 읽었다가. 조금 생각해보니..바다..바다라는 물은 얼굴을 제대로 비출 수 없는 물이라는 것, 늙음을 한탄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는 마음이 한없이 무겁고 아팠다. 또 90년도에 쓰여진 글이라는 것도, 마음을 가다듬으며 후기를 읽다가 알게되었다. 난 90년도와 관련이 있는것에는 특별한 의미를 두고싶어하는 경향이 있는가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헤븐? Heaven 1
노리코 사사키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1년 2월
평점 :
품절


노리코의 작품들을 매우 좋아하는 팬 이다. 이 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노리코의 성숙된 감각이 배어났다는 둥, 결코 실망하지 않으리라는 둥, 묘지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들 등... 이 책을 소개하는 많은 글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좀 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나와주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레스토랑의 종업원들 성격이 좀 평면적이다 싶고, 요리에 관해 '초밥왕'정도는 아닐지라도 만화적인 감동을 줄 수 있었다면...싶고.. 차분하고 위트있는 노리코만의 분위기가 다음작품에서 더욱 더 발전되길 기대한다.

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