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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을 가다 - 영남대로 950리 삼남대로 970리
김재홍.송연 지음 / 한얼미디어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잊혀져가는 것에 대한 그리움은 나이가 들수록 더해 가는듯하다. 짧은 인생을 돌아보아도 옛사람이나 옛사랑이나 옛추억들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것을 보면, 사람에게 있어서 과거란 아주 소중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혹은 나쁜 것이든...
'옛길을 가다'는 고산자 김정호 선생님의 대동여지도를 따라 길을 찾아 걷는 우리 옛길 국토 종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옛지도와 현재 지도를 비교해가며 길을 더듬어 찾아가는 저자의 수고와 노력이 곳곳에 베어난다.
길이란 끈과 같은 것이 아니던가.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그런 끈 말이다. 아직도 옛 그대로 그 기능을 하는 길들이 있는가 하면,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다른 길에 제 기능을 내어준 길들도 있다. 세월이 바뀌니 자연히 새로운 환경에 맞는 길이 생겨나는 것이 당연하지만, 굳이 옛길을 없앨 필요가 있을까? 그 길들을 잘 보존하고 가꾸어 문화 유산으로 남겨두고, 청소년들의 배움의 장으로, 또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찾는 여행길로 삼아 길이길이 남겨둠이 어떠할까 한다.
최근에 많이 나오고 있는 국토종단기 같은 여행서들, 한비야의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라든가, 김남희의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같은 책들이 주로 길에서 만나는 사람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 책 '옛길을 가다'는 옛길에 대한 정보가 주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을 때는 지도를 펼쳐놓고 길과 함께 읽어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음미할 수가 있다. 최근에 신정일 선생님의 '다시쓰는 택리지'가 완간되었는데, 더불어 읽으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