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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수업 자유학기제, 아일랜드에서 찾다 - 아일랜드 전환학년제와 직업체험 매뉴얼 작성법
양소영 지음 / 미디어숲 / 2014년 6월
평점 :
《꿈의 수업 자유학기제, 아일랜드에서 찾다》
양소영 / 미디어숲 / 2014

2016년부터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라면 모두 자유학기제를 경험하게 된다. ‘자유학기제’. 말 그대로 학교에서 주어진 시간표가 아닌, 자기가 원하는 수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제도이다. 물론 이것의 바탕은 교과중심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직접 경험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진로설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에 있다. 점수가 아닌 자신의 적성과 꿈을 중심으로 전공을 선택하고, 직업을 선택하는 일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 아이들을 위해 더 좋은 제도들이 도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참 감사한 일이다. 허나 대학 입시 제도에 의해 교육 정책이 달라지고, 교육의 주체는 사교육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는 우리네 현실에서 과연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까 싶어 염려되는 부분이 많다. 책을 읽으면서 자유학기제 시행에 대한 우려를, 자유학기제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자유학기제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중간, 기말고사 등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 운영을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이다. (39쪽)
'자유학기제'의 모태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라 할 수 있다. 교육부에서 자유학기제를 소개하면서 '자유학기제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를 참고하여 도입한 선진국형 제도'라고 밝혔다. 그래서 저자는 아일랜드에 방문해 전환학년제를 경험하고 왔다.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는 아이들이 1년 동안 교내외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접하며 자신의 진로 및 진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미 40년이나 진행된 제도로 학교, 학생, 학부모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가 그 제도에 대해 동의하고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아직도 이 제도에 대한 찬반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 제도든 모든 이들이 만족할 수는 없는 게 사실이고, 실제로 아일랜드에서는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전환학년제가 꼭 필요한 제도라 생각하고 있다.
저자는 아일랜드의 교육제도부터 시작해 전환학년제의 필요성과 운영 과정, 실제 운영 사례까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덧붙여 전환학년제를 운영하는 기관, 참여하는 학생들을 만나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그들의 경험담을 자세히 풀어놨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러한 교육을 접한 아이들은 대학까지 나온 나보다 지식의 양뿐만 아니라 생각의 깊이,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관점. 미래를 설계하는 능력 등이 훨씬 더 훌륭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렸을 때 이러한 교육을 받지 못함이 정말 아쉬웠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대학을 선택할 때 나는 정말 아는 것이 없었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직업들이 존재하는지도, 어떠한 과들이 존재하는지도 말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천천히 내가 원하는 곳으로 걸어가고 있지만 이러한 경험을 했다면 지금의 내 삶이 더욱 단단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자유학기제가,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이벤트성 교육 정책이 아니기를 바란다. 당장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아니 당연히 성과를 내지 말아야 한다. 교육이란 당장에 눈앞에 결과가 보이는 마법이 아니니 말이다.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가 그랬던 것처럼 천천히 조금씩 다져가며 자유학기제를 완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부디 내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공교육 기관에서 이러한 경험의 기회를 누릴 수 있기를, 성숙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