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와 리즈의 서울 지하철 여행기
찰리 어셔 지음, 리즈 아델 그뢰쉔 사진, 공보경 옮김 / 서울셀렉션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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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리즈의 서울 지하철 여행기》

찰리 어셔 쓰고 리즈 아델 그뢰쉔 찍다 / 공보경 옮김 / 서울셀렉션 / 2014​

 


   서울 여행기를 담고 있는 책의 출판은 언제나 반갑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역사를 탐방하는 여행, 지하철을 타고 맛집을 순회하는 여행, 옛 한양의 성곽길과 궁을 만나는 여행, 서울의 문화 · 예술을 만나는 여행 등.. 이러한 책들은 여행은 가까운 곳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음을 알려준다. 덧붙여 서울이 얼마나 볼거리가 많고, 다양한 이야기를 지닌 독특한 도시인지도 함께. 서울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에게도 무척이나 매력적인 곳이다. 허나 그 매력적인 서울에 살고 있는 이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생활공간일 뿐이기도 하다. 나 역시 서울에 살고 있지만, 책 속에 언급한 역들 중 꽤 많은 곳들을 가보았지만 지하철역은 어떠한 곳을 방문하기 위해 통과한 곳에 불과했다. 그러한 곳을 외국인의 시선으로 만났다.

   미국에서 태어나 영문학을 전공한 찰리. 그는 30개 이상의 나라를 여행하고, 한국의 음식과 사람에 반해 서울에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리즈. 그녀는 미국에서 태어나 사진과 비디오 아트를 공부했다. 20대 초반부터 여러 나라로 여행을 다니며 사진 작업을 하던 중, 한국에 반했고 찰리와 함께 서울의 지하철역을 여행하며 사진을 찍었다. 찰리와 리즈는 지하철을 교통수단으로만 여기지 않았다. 그들에게 지하철역은 서울이란 나라의 작은 도시들이었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진짜 서울의 모습을 찾아냈다.

 

 

   300여개의 지하철역 중 31곳의 지하철역 이야기가 담겨 있다. 찰리의 글과 리즈의 사진으로. 너무나 익숙하기에, 혹은 너무나 무심하기에 발견하지 못했던 우리네의 일상을 타인의 시선으로 보는 느낌. 새롭고 조금은 불편했다. 불편하게 느꼈던 첫 번째 이유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모습을 외국인보다 모르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었고, 두 번째는 외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이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아서였다. 괜한 애국심이랄까, 열등감이랄까. 허나 감사한 건 그의 시선, 그녀의 시선 덕분에 놓쳤던 많은 것들을 발견했다. 아니 내가 모르던 새로운 서울을 만났다. 내가 그렇게 자주 갔던 노량진역이나 방이역의 모습, 우리집과 가까워 종종 산책하러 다니던 한성대입구역, 동대문역의 풍경, 앞으로 자주 이용하게 될 문래역의 역사까지.

 

 

 

   직접 다녀보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서울의 모습을 앉아서 만날 수 있어 반가웠던 책이고, 나만의 추억들이 떠올리며 즐거운 추억여행을 할 수 있던 책이다. 내 아이와 함께 그곳에 방문할 때 더 많은 곳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찰리와 리즈의 여행기처럼 나만의 시선으로 평범한 일상을 담은 여행기들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기를 바라며 앉아서 하는 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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