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의 리더 시너지스트 - 팀을 예측 가능한 성공으로 인도하는 방법!!
레스 맥케온 지음, 공민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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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는 작은 병원에 다녔다.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실에 앉아 멀뚱히 벽을 바라보기가 심심해 관찰 아닌 관찰을 시작했는데 대기실에 앉아있는 환자들보다 적은 수의 병원 구성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환자를 맞이하는 것은 간호사 선생님 두 사람과 의사 선생님 한 사람 뿐이었기 때문이다. 일손이 부족하지 않을까, 별 탈 없이 잘 굴러갈까? 여러 날에 걸쳐 병원에 다녀보니 세 사람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조금 권위적으로 환자를 대하며 또 어떤 사람은 날래게 행동한다. 막상 환자를 맞이하는 의사는 지나치게 사근사근하다. 신기하게도 각기 다른 사람들이 삐그덕거리지 않고 잘 움직인다. (구성원의 손발이 맞지 않는 병원이었다면 내가 찾아갈 때까지 잘 운영이 되었을 리가 없겠지.^^;)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서 세 사람을 조화롭게 조작하고 있는 걸까? 서로 다른 사람들을 어우러지게 하는 건 뭘까? 이 작은 관찰에서부터 나는 『시너지스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여럿이 모여 일을 진행할 때 -하다 못해 어린 시절, 학교에서 ‘모둠 활동’에서 조차- 너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힘든 경우를 혹은 너무 다른 사람들끼리 모여서 진전이 없는 경우를 겪어본 일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런 경험이 많은데, ‘함께’하는 일을 통해 또 다른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비교적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라 구성원들끼리의 의견 조율이 잘 안되거나 독불장군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리더가 있으면 일의 효율이 떨어지다가도 타협이 잘 이루어져 단계별 목표가 명확할 경우(혹은 내게 특정 부분의 일을 일임할 경우)엔 또 다른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기도 한다.

 

이렇듯 경우마다 구성원들끼리 삐그덕 거릴 수도 있고, 자신 개인의 일처리 방식이 때때로 달라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이런 각기 다른 경우들을 잘 이끌어서 ‘성공’으로 가닿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우리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크게 셋으로 분류하며 시작한다. 비저너리는 창의적인 생각에 익숙한 사람이다, 흥미에 따라 일에 접근하고 때론 포기도 빠르다. 오퍼레이터는 실현가능한 ‘접근’을 시도하는 사람들이다. 자기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하며 주어진 일을 ‘끝내는 것’에 의미를 둔다. 프로세서는 위험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안정’을 위해 일의 과정을 때로는 그 절차 하나하나를 감시하고 기록하고 수정한다. 사람들이 이렇게 분류할 수도 있다는 게 신기한가, 그런데 이런 분류가 칼로 자르듯이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눈치챘는가. 사람은 누구나 여러 면을 갖추고 있어서 한 가지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 분류에 의하면 나는 비저너리와 프로세서가 서로 다른 비율로(시시때때로 변하기도 한다) 섞여 있다. 모두 하나같이 제각각인 사람들이 팀을 이루어 일을 진행한다면 얼마나 아수라장이 될까. 서로 다른 동기에 의해 움직이고 언어와 접근 방식 또한 다르다. 누군가는 회의를 피하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일을 마무리 짓고 싶어하며 누군가는 새로운 아이디어만 자꾸 쏟아낸다. 이런 혼돈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서 ‘시너지스트’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시너지스트는 새로운 ‘관리자의 투입’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누구나 책에서 제시하는 아홉가지의 기술을 이해하고 적재적소에 다가가면(‘헌신’하면) 훌륭한 시너지스트가 될 수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아홉가지의 기술은 다음과 같다.

[표 8-1] 시너지스트의 아홉 가지 기술

개인적 생산성

팀워크

시간 관리

갈등 관리

우선순위 관리

곤란한 대화

위기 관리

의사소통 기술

위임

포괄

 

책임

(p.248)

이런 자잘한 기술을 알되 “팀이나 그룹 환경에서 일할 때 개인적 관심사보다 기업의 관심사를 우위에 두어라.”(p.244)라는 말을 꼭 명심하고 행동하자. 이것이 시너지스트의 핵심이론이니까.

 

 

 

책의 내용들은 알차다. 팀 구성원 중에 있을 법한 사람들을 잘 분류해주었고 서로 다른 그 사람들이 서로 함께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굉장히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이해하기 쉽게 항목별로 설명해 둔 줄글을 깔끔한 표로 정리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비교적 다양한 조합/경우의 수에 대해 예시를 잘 들어주었다. 게다가 부분의 설명이 끝난 후에 ‘Chapter 요약’이 약 두 페이지 정도로 등장해준다.

그러나 단점이라면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책의 내용이 아닌 편집에서 거슬리는 부분이 조금 있다. 첫째, 띄운 줄이 너무 많다. Part 2와 Part 3에서 본격적인 활용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제목/소제목/항목 구분을 늘어놓으면서 지나치게 띄워쓴 줄이 많다. 물론 임의대로 내용을 첫째, 둘째로 손꼽는다거나 번호를 매겨 늘어주는 친절은 감사하나 한 부분을 펼쳤을 때, 한 눈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아쉬웠다. 강조하기 위해 쓴 주황색 굵은 글씨와, 단락의 중요 내용을 표시해주는 굵은 글씨가 ‘너무’ 빈번히 등장해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띄워쓰기가 많다는 것은 다른 이에게는 장점으로 파악될 수 있다. 시간이 넉넉지 못한 독자에겐 편집자의 구분을 따라 뼈대를 파악해 가면 되니까 감사할 일이란 게 맞겠다.) 둘째, ‘용어’의 문제. 제목으로 쓰인 ‘시너지스트‘라는 말에서 알아챘겠지만 이 책은 영어에서 나온 용어들을 소리나는 그대로 한글로 표기했다. 나는 ’전문적인 단어‘를 마구잡이로 늘어 쓰는 사람을 싫어하는데 ’한글로 순화시키지 않은 단어‘들에 굉장한 거부감마저 있다. 이 책은 ’비저너리‘, ’프로세서‘, ’오퍼레이터‘ 그리고 ’시너지스트‘라는 단어를 비롯한 외국어가 날 것 그대로 너무 자주 등장한다. 딱딱한 한자어와 날것을 소리나는 대로 써놓은 외국어 표기- 데이터, 두뇌 배터리, 보디 랭귀지,캐스팅 보트 등등의 외국어가 의역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등장한다-를 만날 때마다 좀 어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저자의 ’단어 선택‘이 너무 탁월해서 번역가가 ’감히‘ 손댈 수 없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앞서 밝혔다시피 병원을 오고가면서 책을 읽었다. 전문적인 용어들에 집중하기에 부족해서 약간의 단점이 거슬렸을 수도 있다. 실제적인 상황을 관찰하면서 호기심이 일었고 과거에 내가 이끌어왔던 구성원들과의 작업을 생각해보니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그때는 이해를 못했는지 후회가 자꾸 밀려왔다. 더 큰 성공을 일구기 위해서라도 본문을 여러번 읽고 작은 기술들, 그리고 일을 하는 동안 예측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미리 알고 준비해야겠다. 시너지스트로서의 지혜가 체득이 되면 ‘우리 팀’ 모두는 행복하게 협동할 수 있겠지?

 

역동적인 ‘팀’을 위해 살아숨쉬는 ‘우리들’을 위해 더 강력한 시너지스트가 되고 싶은 그대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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