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 꿀떡 요술떡 초승달문고 26
오주영 지음, 오윤화 그림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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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학교는 누구의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선생님의 것? 아이들의 것? 교장 선생님의 것?

<한입 꿀떡 요술떡> 속의 학교는 아이 고양이들이 다니는 학교랍니다.

그렇지만 주인공 달로는 학교에 가기 전과 다니게 된 지금이 너무 다르답니다.

쉽게 말해 달로는 학교에 가기 너무 싫어졌어요.

툭하면 교칙을 새로 만들어 내는 교장 선생님 때문이었죠.

한번은 교장선생님께서 벌로 “나는 쓰레기 같은 고양이입니다.”라는 말을 따라 외치라고까지 하셨습니다.

얼마나 충격적인 벌인가요.

어떤 매보다 어떤 기합보다 더 폭력적입니다.

제가 달로 부모님이었으면 그런 벌을 주는 학교는 가만히 두지 않을 텐데,

달로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모든 이야기들을 부모님께 다하지 못했나봅니다.

하긴, 부모님께서는 대부분 학교를 좋은 곳으로 여기기만 하시죠.

 

 

 

교장선생님의 괴팍함 때문에 학생들만 힘든 게 아닙니다.

선생님들도 얼마 안가 쫓겨나곤 하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토 선생이 학교에 부임합니다.

고양이 학교에 온 토끼 선생님이라.

저는 토 선생님이 무척 힘들 거라 생각했어요.

교장 선생님을 잘 모르는 것 같아서요.

아이들 모두 그런 걱정을 한 모양이예요.

하지만 곧, 조마조마해하면서도 토 선생님을 따르게 됩니다.

토 선생님은 예전 선생님은 물론 아이들도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수업’을 이끌어가거든요.

달로와 주리, 세오, 점코 모두 친구들 앞에서 자기의 취미를 당당히 얘기하고

아이들은 친구의 장점을 발견하는 수업을 하기도 해요.

자습 시간과 수업 시간 모두가 새롭죠. 아이들에게 학교는 무척 즐거운 곳으로 바뀌어 갑니다.

 

토 선생님의 놀라운 수업들은 교장 선생님 눈 밖에 나는 것 같아요.

걸 토 선생님은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꿋꿋하기까지 합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협박을 하셔도 겁을 먹는 분은 아니더군요.

 

아이들은 토 선생님이 싸오곤 하시는 요술 떡들이 참 좋습니다.

오그르르 오그랑 떡, 날아라 바람떡, 그리고 왕꼬리 떡까지.

 

모든 것에 엄격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벗어나는 것이면

서슴치 않고 벌점을 매기시고 함부로 대하기도 하시는 

교장 선생님께서는 과연 이 학교에 불어온 바람을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고양이 아이들과 토 선생님을 가만히 두기만 하실까요?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해 쓰여진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른인 저도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발을 동동, 마음이 두근두근, 얼굴을 찡그렸다 웃었다 정신이 없었어요.

 

어쩌면 작가 오주영 선생님은 이렇게

부르기에도 맛있고 상상만 해도 신기한 떡을 만들어낼 생각을 하셨을까요?

몸이 작아지거나 하늘을 날거나 마음껏 방귀를 뿡뿡 뀌는 고양이 아이들은 또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토 선생님 같은 분이 많으셨으면 좋겠어요.

그 나이에 맞게 뛰어놀 줄도 알고, 자신의 가치가 소중한 줄도 알고,

또 자기가 중요한 만큼 친구들도 귀한 줄 아는 아이들로 자랄 수 있게요.

요즘 우리 아이들은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 버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이 어색해서 옆에 서있던 꼬마에게 말을 걸었더니

처음 보는 아줌마가 묻는 질문에 별다른 의심없이 -마치 ‘발표하듯’ 거침없이

자신의 방과 후 학원 일정을 쏟아내더라는, 한 에세이에서 읽은 어떤 꼬마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아이들은 어떤 학교에서 어떤 것들을 배우며 어떻게 자라고 있을까요?

모쪼록 아이들에게 그 모든 순간들이 행복하고 의미 있는 시간들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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