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내 일이 가까워질 거야 - 좋아하는 것을 찾고 진로를 탐색하는 너에게, 행복한 아침독서 2023년 12월 사서추천도서, 학교도서관저널 2023년 12월 이달의 새 책 곰곰문고 25
김시원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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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 일이 가까워질 거야>



  ‘일과 나를 연결하는 실마리’를 발견하기 위한 책 읽기.

  방황이 길었던 만큼 늘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동경, 미련이 있었다. 하나의 직업, 한 직장에 안착하였지만 다른 직업의 세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은 여전하다. 내가 경험한 것, 내가 학습한 것만으로 아이들의 진로를 지도한다는 것은 큰 오만이라는 생각에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나 수기를 읽는다. 세상에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읽기 전까지 내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걸 매번 깨닫고 있다.

  <내일은 내 일이 가까워질 거야>는 몰랐던 직업의 세계, 모든 직업인들이 비슷하게 느끼고 생각했을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총 12개 직업*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각 직업인들이 그 일을 하기까지의 고민, 경험, 그 일을 하면서 갖는 마음가짐과 다짐이 진솔하게 쓰여 있고, 중간 중간 눈이 쉴 수 있는 삽화와 사진이 곁들여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연구원, 데이터과학자, 임상심리학자, 플로리스트, 도배사, 미생물학자, 식물세밀화가, 의사, 채식요리사, 번역가, 동물트레이너, 체육교사)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 일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 기쁨을 찾는 여정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하다. 짧게 할애된 지면이지만 각 직업인들이 오래 노력해 온 삶이 품고 있는 진정성 때문인지 각각의 이야기가 진지하고 깊게 다가왔다. 다양한 직업인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내가 하는 일의 소중함도 깨닫고, 다양한 삶에 대한 존중을 되새겨본다. 



 



p.23 저의 장래 희망은 자기 간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 사람의 이야기에 다가가는 사람은 자기가 어떤 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인지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설탕, 꿀, 소금, 간장과 된장, 참기름, 저는 이 중 어떤 사람일까요? 그리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p.39 사람들에게 일은 어떤 의미일까? 어떤 이에게 일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지 모른다. 또 다른 이에게는 자아실현을 위한 수단일 수 있다. 내 생각에 개개인이 하고 있는 다양한 일은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서로 주고받는 일종의 서비스다. 각자가 하는 일이 다른 이에게는 생활의 편리함이나 생존에 필요한 수단이 된다.



p.83  손을 쓰는 직업을 떠올리면 그 직업인들이 거쳤을 치열한 통과의례의 시간을 짐작하게 됩니다. 창업하기까지 저는 10여년의 시간이 걸렸는데요. 학생 시절 꽃을 배우던 시기까지 합치면 그 이상의 시간을 쓴 셈이죠. 시간과 경험에 투자해야 그것이 나의 잠재력과 경력이 됩니다. 



p.87 살아가며 하는 모든 경험은 우리가 세워 가는 벽이 되고 삶의 형태가 된다. 또 여러 영역을 구분 짓기도 하고 나만의 영역을 견고하게 해 주기도 한다. 그런 인생의 벽들이 만나 끊임없이 새로운 모서리를 만들어 낸다. 



p.96-97 건설 현장이라는 한정된 테두리에 갇혀 있던 내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되기 히작했다.

사람들이 흔히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한 마음, 두려움을 넘어 새로운 일에 도전한 용기와 결단, 일하며 마주한 어려움과 그것을 이겨 낸 방법, 새로운 일을 하며 겪은 다채로운 경험을 공유했다. 내 이야기를 전하고 또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고민하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현재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더라도 또 다른 직업이나 삶의 방향에 대해 고심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p.98-99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싶지 않아 시작한 도배라는 일이 다시 사람들과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 냈다.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으며서,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인 영향을 전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의 자리에 가만히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데 최선을 다하며 많은 것을 공유하려 한다. 때로는 도움을 받고, 또 가진 것들을 나누기도 하면서 말이다.



p.103 주변을 둘러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역할들은 참 많다. 진흙 위에 돌을 놓는 것이 의무도 아니고, 그것을 놓지 않는다고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작은 행동 하나로 여러 사람이 편리해진다. 나의 일과 연결된 크고 작은 순간을 통해 사회가 아주 조금씩이라도 변할 수 있다면,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p.255 내가 가진 가치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주변과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삶. 행복에 가까워지는 데 가장 도움이 될 직업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직업이 변해도 일은 계속된다는 것을 전제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 가길 응원한다.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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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라는 세계 십 대와 사회를 연결하다 1
염형철 지음, 도아마 그림 / 리마인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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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더불어 물의 오염물 부족 문제 등의 심각함을 느끼고 관련 도서를 찾아 읽어봐야겠다 싶었던 차에 <물이라는 세계>를 발견했다주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청소년 대상 도서가 필요했어서 작은 판형(128*188mm), 얇은 책등적절한 삽화가 매 주제별로 포함된 책의 구성이 만족스러웠다다만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제별 이야기를 읽으며 품게 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그 작은 일이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읽는 중간 중간 생각에 빠져들 시간이 필요했던 책이었다목차에 제시된 50가지 주제만 봐도 마음이 묵직해지긴 한다가벼운 책이지만 결코 가볍지많은 않은 이야기이 작은 책을 통해 물의 소중함을 알고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실천 방법들을 고민해볼 수 있었다.



 



메모



물에 의존하는 생명물이 많은 지구지만 언제까지 그 물을 풍부하게 쓸 수는 없을 것물은 계속 오염되고 있으며 수인성 질병도 늘고 있다.



유엔은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해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농산물과 공산품을 생산수입수출한다는 것은 세계의 물과 한국의 물이 서로 유입/유출된다는 의미다.



세계에서 발생하는 물 분쟁계속 증가하고 있다댐 건설로 물줄기와 물의 흐름 변경되면서 하류 국가들은 물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도 민영화와 공영화에 대해 생각해보기인간의 생존과 품격을 지키려면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꼭 필요하다물은 곧 인권이다공공재인 물을 시장에만 맡겨 둘 수 없다.



블루그린네트워크 하천은 어떻게든 연결된다담수 생태계 회복은 육상 생태계의 복원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은 아직 물 부족 국가로 지정된 적 없다한국이 다른 선진국보다 물을 낭비하는 것은 아니다과거 수도관이 부실해 누수되는 양이 20-50퍼센트를 차지했었지만 지금은 개선되었다.



땅은 주소가 있지만하천은 누구에게도 팔 수 없는 곳이라 지번이 필요없다국토 면적의 5퍼센트에 달하는 하천부지는 공유지그 덕분에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공간이자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인 하천을 모두가 가꾸고 누릴 수 있는 것.



성장과 개발의 시대는 지났다자연과 사회의 지속가능한 관리가 절실한 상황



수돗물 없는 세상? 2019년 5월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2003년 태풍 매미 때 수돗물 공급 중단된 아파트



가정에서 사용되는 물은 변기 세척수 25%, 음용 및 취사 20%, 기타(청소 및 정원수) 10%, 변기 세척수와 취사용의 비중은 줄고 나머지가 조금씩 늘고 있음샤워 횟수의 증가와 세탁기의 대형화생활 방식의 변화는 물 사용에 영향을 줌.



생수의 3분의 1은 석유생수를 생산하기 위한 지하수 채굴정수플라스틱병의 이용과 포장운송 및 보관폐기물 처리 등에서 많은 에너지가 들어감그냥 버려지는 비율도 높고분해가 되더라도 미세 플라스틱으로 남아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침.



정수기의 성능 측정법은 인위적으로 만든 물의 처리 결과로 인증되며색도와 탁도의 제거율이 기껏 80~90%만 넘으면 됨수돋물의 정수 과정에서 시행되는 법적 검사나 감시 항목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



담수 생태계가 위험여러 개발로 서식지 훼손어업 기술과 장비의 발달로 남획수질 오염외래종의 침입기후위기의 영향



기후위기의 주요한 대책은 자연을 지키는 것


202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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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 - 플라톤의 대화편 마리 교양 1
플라톤 지음, 오유석 옮김 / 마리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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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은 가독성이 매우 좋아 끊김없이 술술 읽었다.

  불경죄로 고발된 소크라테스. 그의 변론을 듣고 있자니 제대로 설득당했는지 도대체 그의 죄를 무엇이라 이름붙여야할지 모르겠고, 사형 선고를 받을 정도로 죄질이 나쁘다는 의견에 도무지 동의할 수가 없다. 너무 현명한 자라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지나친 위협이 되었을까?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는데, 아무리 설득당하지 않겠다고 확고히 답을 정해두었다 하더라도 어떻게 저 논리들을 외면할 수 있었을까?

  진실과 진리를 외면하고, 옳은 결단을 흐리게 하는 현상들이 여전한 현재에도 소크라테의 변론은 불의를 외면하고 더이상 진리를 탐색하지 않는 자들을 일깨우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크리톤]. 크리톤이라는 인물에 대해선 잘 몰랐었다. 소크라테의 죽마고우라는데, 그 역시 철학자였다지만 현대 학자들로부터 크게 인정받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플라톤의 대화편에 실린 [크리톤]은 소크라테스와 크리톤의 대화를 다루고 있다. 탈옥을 권유하는 크리톤에게 소크라테스는 '많은 이들의 평판은 중요치 않다고', '전문가가 올바른 앎을 가지는 것이지, 많은 이들이 올바른 앎을 가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크리톤의 탈옥 권유 논변을 반박한다. 그리고 '조국을 설득하거나 아니면 조국이 명하는 것은 무엇이든 행해야 한다'며 조국이 내리는 처분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 정의로운 것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진정으로 정의로운 것이 무엇인지 조국을 설득해야 한다고(p.131) 논증을 펼친다. 다른 이들에게 유익을 주고자(p.148) 했던 소크라테스는 결국 조국이 명하는 죽음을 따랐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들으며 '아~'하는 깨달음과 동시에 그의 논리에 사로잡히고, 그를 더이상 반박할 수 없다는 한계를 만나는 경험이 뭔가 뿌듯하면서도 불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분하다는 감정이 자꾸 밀려들어서였을까? 그런 점 때문에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이끈 사람들의 열등감(이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에 어느 정도 공감이 되기도 한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자신에게 내려진 사형선고의 부당함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는 대단히 이성적이었지만, 그에게 죄를 물은 이들은 매우 감정적이었다. 유죄와 사형에 투표한 어리석은 배심원들은 언젠가 부끄러움을 깨달았거나 개인적으로 형벌이라 여겨질만한 괴로움 같은 감정이라도 느끼긴 했을까?

  <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을 통해 학창 시절 교과 공부로 막연하게 배웠던 소크라테스의 변론 장면을 제대로 참관할 수 있었다. 책을 읽기 전에 지루하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기우였다. 오유석 교수님께서 이해하기 어렵지 않게 번역에 공들여주신 덕에 평소 엄두내기 어려웠던 철학서 한 권을 마음 편히 읽어낼 수 있었다. 한 번 읽고 덮는 건 너무 아깝다. 악법도 법이라며 처벌을 감내한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그저 달변가의 말이 아니었다. 옳은 행위에 대해, 한 마디로 단정지을 수 없는 깊은 의미와 무거운 질문을 마음에 품게 되었다.



 



 



 “소크라테스는 땅 및의 일들과 하늘 위의 일들을 탐구하고, 더 약한 논증을 더 강하게 만들며, 다른 이들에게 이와 같은 일들을 하도록 가르치며 불의를 행하고 주제넘은 일을 행하고 있다.”(p.25)

 

“나의 현재 상태 그대로, 저 사람들이 가진 지혜의 관점에서 지혜롭지도 않고 저들의 무지의 관점에서 무지하지도 않음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저들이 가진 지혜와 무지를 둘 다 갖기를 택할 것인가?”

그리고 저는 저 자신과 신탁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지금 내 상태 그대로인 게 나에게 유익하다.”

그런데 오, 아테나이 사람들이여! 이렇게 사람들을 심문한 결과 저를 다루기 까다로운 사람으로 여겼고, 그만큼 지독한 반목과 비방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혜로운 자’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어떤 주제로 누군가를 논박할 때마다 함께 있던 이들이 그 주제에서는 저를 지혜로운 자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은 오, 사람들이여! 진정으로 지혜로운 자는 오직 신뿐이시며, 이 신탁을 통해 신께서는 인간의 지혜가 거의 또는 아무런 가치도 없음을 말씀하고 계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신께서 이 사람 소크라테스를 들먹이실 때, 저를 본보기로 삼아서 제 이름을 사용하시는 듯합니다. 마치 “오, 사람들이여! 그대들 가운데 가장 지혜로운 자는 소크라테스처럼 자신이 지혜에 관해 진실로 아무 가치도 없음을 인식하는 자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말입니다.(p.37-37)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폴리스가 믿는 신들을 밎지 않으며 새로운 다른 신적 존재들을 믿으며 죄를 짓고 있다.”

이것이 고발 내용입니다. 각 항목을 하나씩 따져봅시다.(p.41)

 

만약 오직 한 사람이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나머지 사람들은 젊은이들에게 유익을 준다면, 그건 젊은이들에게 큰 행운일 것입니다. 하지만 오, 멜레토스여! 당신이 젊은이들에게 신경 쓴 적이 없다는 사실이 이제 충분히 증명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자신의 무관심을 명백히 보여주고 계십니다. 저를 법정에 소환한 그 일들에 당신은 전혀 관심을 가진 적이 없으니까요.(p.45)

 

... 제가 의도치 않게 사람들을 타락시키고 있다면, 법률은 이런 실수 때문에 이곳 법정으로 소환하는 대신에 개인적으로 불러서 가르치고 훈계하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저의 잘못을 깨닫게 되면 의도치 않게 저지르고 있는 잘못을 멈출 것이 분명하니까요. 그런데도 당신은 저와 함께 지내거나 저를 가르치기를 기피했고 거부했스빈다. 그러고는 이곳 법정으로 소환했습니다. 배움을 필요로 하는 자가 아니라 처벌을 필요로 하는 자를 법정에 세우는 일이 적법한데도 말입니다.(p.47)

 

제가 생각하기에, 이 사람은 고발장에서 스스로 모순된 말을 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신들을 믿지 않지만 동시에 믿음으로써 죄를 짓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농담하는 사람이나 할 법한 말입니다.(p.50)

 

오, 멜레토스여! 인간과 관련된 일들은 존재한다고 믿으면서도 인간이 존재함을 믿지 않는 사람이 있나요? ... 중략 ... 신적인 존재와 관련된 일들이 존재한다고 믿으면서도 신적 존재들이 있음을 믿지 않는 사람이 있나요?(p.51)

 

만약 저에게 유죄 선고가 내려진다면 바로 이 때문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저를 고발하는 것은 멜레토스나 아뉘토스가 아니라, 많은 이들의 비방과 시기라는 것이지요. 이것이야말로 다른 많은 선한 사람들을 유죄 판결로 이끈 것인데, 제 생각에는 또다시 그렇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저에게서 그치게 될 까닭이 없습니다.(p.55)

 

지금 여러분이 아뉘토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저를 석방해주신다고 합시다. 그는 당신들에게 이렇게 말했지요.

“애초에 소크라테스를 이곳 법정으로 소환하지 말았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고, 일단 소환했으니 그를 사형시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그가 풀려난다면, 여러분의 아들들이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연마하다 모조리 타락할 것입니다.”(p.59)

 

“오, 아테나이 사람들이여! 저는 여러분에게 경의를 표하며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보다는 신께 순종할 것입니다. 살아 숨 쉬는 그날까지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저는 지혜롭게 사랑하는 일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 중 누구를 만나게 되든지, 늘 여러분에게 권면하고 입증하면서 말입니다. ... 중략 ... 저는 그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를 검증해볼 것이며 논박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 그 사람이 탁월함을 갖고 있지 않은데도 가졌다고 주장하는 듯하면, 저는 이렇게 꾸짖을 것입니다. ‘당신은 가장 가치가 큰 것들을 업신여기면서 더 보잘것없는 것들을 중시하는군요.’ 저는 제가 만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이렇게 할 것입니다. 젊은 사람이든ㅌ 나이든 사람이든, 이방인이든 시민이든 말입니다. 시민들에게는 더 그렇게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혈통이 그만큼 저와 더 가까우니까요.”(p.60-61)

저에게는 죽는 게 문제가 아니며, 무슨 일이든 불의나 불경스러운 일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 오로지 저의 관심사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p.69)



그렇다면 몇몇 사람들은 도대체 왜 많은 시간을 저와 함께 지내면서 즐거워하느나 걸까요? 오, 아테나이 사람들이여! 여러분은 이미 그 이유를 익히 들어서 알고 계십니다. 왜냐하면 제가 여러분에게 모든 진실을 말씀드렸으니까요. 사람들은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자들이 검증받는 것을 들으면서 즐거워합니다. 이는 불쾌한 일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이런 일은 신께서 저에게 명하신 일입니다. 신탁과 꿈 그리고 모든 계시 수단 -신적 운명이 사람에게 무슨 일을 하도록 명령하는-으로 말입니다.(p71)

오, 사람들이여! 아마도 여러분은 제가 여러분을 설득해서 심판을 모면할 논증-무엇이든 행하거나 말해야 한다고 제가 생각했다면 말입니다.-이 부족했기 때문에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저의 부족함으로 유죄판결을 받기는 했으나 이는 논증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것은 아마도 뻔뻔함과 후안무치함 그리고 여러분이 듣기 좋은 것들을 말하려는 열의가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목놓아 통곡하고 울부짖으며, 저답지 않은 많은 것을 행하고 말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위험에 맞닥뜨렸다고 해서 자유인에게 합당치 않은 일을 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마찬가지로 지금도 저는 제 변론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다른 사람들처럼 변론해서 살기보다 차라리 지금처럼 변론하고 죽기를 택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그러하지만 그 누구도 법정이나 전쟁터에서 무슨 짓이든 해서라도 죽음을 모면하려고 꾀해서는 안 되니까요.  …중략…

이제 저는 여러분에게 사형선고를 받고 떠납니다. 반면 이 사람들은 진리의 이름으로 사악함과 불의라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중략…

오, 저를 죽인 자들이여! 신께 맹세컨대, 여러분은 제가 죽자마자 저에게 내린 사형선고보다 훨씬 더 견디기 힘든 형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여러분은 자신의 삶에 대한 논박을 견뎌내는 일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생각헤서 저에게 이런 일을 저질렀지만, 저는 이와 반대되는 결과가 여러분에게 일어날 것으로 여기니까요. 여러분을 논박하는 자들은 더 많아질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이들을 억제하고 있었는데 여러분은 눈치채지 못하고 계셨지요. 또한 그들은 젊은이들인 만큼 더 다루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더 분개하시곘지요. 사람들을 죽여 여러분이 바르게 살고 있지 않음을 누군가가 비난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신다면, 이는 잘한 생각이 아니니까요. 이런 임시방편적 모면은 강력하지도 않고 훌륭하지도 않습니다. 가장 훌륭하고 쉬운 길은 다른 사람들을 억압하는 대신 스스로 가장 좋은 사람이 되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p.87~91 최후진술 중에서)



이제 벌써 떠날 시간입니다. 저는 죽기 위해서 그리고 여러분은 살기 위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 가운데 어느 편이 더 나은 운명으로 나아가게 될지 신 외에는 그 누구도 분명히 알지 못합니다.(p.98)



소크라테스 : 우리는 결코 의도적으로 불의를 행하면 안 되는가? 아니면 어떤 경우에는 불의를 행해야 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불의를 행하면 안 되는 건가? 또한 우리가 이전에 여러 차례 합의한 것처럼 불의를 행하는 것은 결코 좋은 일도, 아름다운 일도 못 되는가? 아니면 우리가 앞서 합의했던 모든 것이 최근 며칠 사이에 내동댕이쳐졌나? 그래서 오, 크리톤이여! 우리처럼 연로한 사람들이 서로 심각하게 대화하면서도 자신이 아이나 다를 바 없음을 이미 한참 전부터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었다는 건가? 무엇보다 우리가 일전에 논의했던 바가 사실인가? 많은 이들이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또 우리가 지금 겪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을 겪어야 하든 아니면 더 가벼운 일을 겪어야 하든, 여하간 불의를 행하는 것은 반드시 그것을 행하는 사람에게 나쁘고 수치스러운 건가? 우리가 이렇게 말하는 건가, 그렇지 않나?

크리톤 : 우리는 그렇게 말하네.

소크라네스 : 그렇다면 어떤 경우라도 불의를 행해서는 안 되네.(p.123)


202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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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하면 완성되는 인공지능 활용수업 - 교실에서 바로 쓰는 초등 전 과목 AI 융합 교육 가이드북, 챗GPT 활용 인공지능 윤리 수업사례 제공
이준록 외 지음 / 테크빌교육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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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하면 완성되는 인공지능 활용수업>

초등 전 과목 AI융합 교육 가이드북



 



<따라하면 완성되는 인공지능 활용수업>은 2024년부터 초등 교육에 인공지능 영역이 반영된다는데 인공지능이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활용 수업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선생님들께 반가운 가이드북이다.

교육 과정 분석을 기초로 체계적으로 설계된 활동들, 활동 순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포함된 사진들, 활동 TIP과 활동 결과물 예시까지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다. 무엇보다 활동지마다 적용 교과, 학년, 관련 단원이 표기되어 매우 유용하고, 평가 계획 및 발전 과제까지 꼼꼼이 챙길 수 있어서 든든하다.

제시된 내용 중 이미 알고 있는 플랫폼이나 도구를 제외하고 처음 접하는 활동 몇가지를 선택해서 직접 해보았는데, 쉽게 따라해볼 수 있었다. 이 책 한 권만 있어도 교과 융합 전략에 따른 인공지능 활용수업 몇 차시를 밀도있게 운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어찌나 감사한지 이 책을 써주신 선생님들께 절이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인공지능 활용 수업을 처음으로 준비하시거나 전 교과에 걸쳐 인공지능을 활용한 융합 수업을 운영하고자 하는 모든 선생님들께 분명 도움이 될 이 가이드북을 기꺼이 추천한다.



 

인공지능교육의 유형(p.6)

1. 인공지능의 개념을 이해하고 그 원리를 소프트웨어로 구현하여 문제해결 역량을 기르는 교육
2. 완성된 인공지능을 실생활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활용 능력을 기르는 교육
3. 인공지능 기술이 교육 도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교육과 인공지능이 결합된 교육



인공지능의 필요성(p.7)

1. 인공지능 교육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이며,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인공지능을 학습한 사람들에게 문제 해결 과정의 혁신과 새로운 기회가 제공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 인공지능을 활용해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인공지능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타응로 데이터 분석과 비판적 사고, 프로젝트 과제 수행을 통해 실질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3. 교육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시스템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학습 결과를 향상하고 학생들에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책의 내용 구성(p.7)

초점 : 인공지능 이해/인공지능 원리와 활용/인공지능의 사회적 영향 측면에서 교육과정과 연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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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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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위한 영상 촬영 + 편집 무작정 따라하기 - 혼자서도 척척!, 최신개정판 길벗 주니어 IT 4
이상권.정일용 지음 / 길벗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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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도 영상으로 편집된 과제를 수행하고, ucc공모전에 도전하며온라인 공간에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시대.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편집해야 하는 일은 발표 자료나 자신을 알리는 효과적인 자료를 제작하는 데 바탕이 되는 기능이 되었다.



어느새 초등학교 교육과정에도 광고나 뉴스 영상 자료 만들기애니메이션 만들기 같은 활동이 포함되었는데아무래도 영상 편집하는 도구나 플랫폼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교과 활동에서 특정 편집 앱이나 프로그램과 관련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교육 내용은 다루진 않는다그래서 교사와 학생들의 의지와 재량에 따라 제작 영상 결과물의 질은 천차만별인 듯 하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영상 촬영과 편집 활동을 숱하게 진행한 선생님들의 책 출간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영상의 세상에 대한 개념 학습영상 콘텐츠의 종류영상 편집 앱의 종류영상 기획 과정저작물 이용시 주의사항영상 촬영 팁영상 만들기 실전 사례(무작정 따라하기)



꼭 알아야하고딱 필요한 내용들이 다 있다초등학생들이 차근차근 따라하다 보면 영상 촬영편집의 두려움따위는 금세 날려버릴 것이라는 확신이 들만큼 쉽고 친절한 영상 제작 안내서다. ‘유투브+수행평가 완벽대비라는 표현에 고개가 끄덕여진다우리집 아이들 영상 편집 공부는 이 책 한권으로 충분할 듯하다



어린이 영상 전문가가 되고 싶은 초등학생들에게 이 책을 기꺼이 추천하겠다.


202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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