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래시 그린이네 문학책장
찰리 하워드 지음, 오영은 그림, 김수진 옮김 / 그린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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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래시(splash), 물 튀기는 소리

수영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수영장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여자아이의 미소.

표지 그림을 가득 채우는 수영장의 파란 타일 색이 시원하다.

 

작가에 대해 검색해봤다.

Charli Howard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라고 불리지만 자신은 그렇게 불리우는 걸 어이없는 일로 여긴다.

자기 몸에 자신감을 갖자는 자기 몸 긍정주의 운동’(body positive)에 앞서는 사람.

그녀의 사진을 여러 장 확인하면서 그녀가 얼마나 당당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스플래시>를 읽고 난 뒤엔 이 이야기를 쓴 그녀의 재능에 더욱 감탄했다.

 

200여쪽 되지만 금세 읽어낼 수 있었던 이야기.

초등학생중학생 여자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고민했을 친구 관계와 자기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확신하지 못하는 순간의 이야기.

열세 살 몰리에게서 나와 벗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몰리는 평범하다.

평범한데 또 그저 평범하다고 하기엔 수영을 잘하는 재능과 뛰어난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다.

몰리의 단짝 친구 클로이는 몰리의 몸매를 비웃고몰리가 수영연습을 비밀로 해야 할 정도로 눈치를 보게 만들고 못되게 군다.

몰리는 클로이를 잃고 싶지 않다.

클로이에게도 나름 사정이 있다는 걸 늦게라도 알게 되었지만클로이의 말과 행동으로 상처받고그 상처를 직면하는 용기를 내고 결국 친구를 보듬어 안는 따뜻한 마음의 몰리.

철없는 친엄마 때문에 몰리가 안쓰럽게 여겨지는 부분도 있었지만몰리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참 많았다몰리의 생각이 성장하고몰리가 스스로를 더욱 믿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 속에 그 사람들이 있다아이들 곁에서 함께 성장하는 어른들에게도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이런 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면 좋겠다.

사람들이 추종하는 아름다움이 고정된 것이 아니길 바란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어떤 것이든 그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고자신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사랑하며 살아가길 바란다.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세상에 내어 준 저자에게 고맙다.

나의 아이들과 함께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20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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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엄마 말의 힘 - 베테랑 현직 교사가 알려주는 초등 대화법
김선호 지음 / 길벗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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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선생님이 쓰신 <초등 엄마 말의 힘>은 초등 자녀와 대화히기 기초편과 실전편으로 구성되어 있다현장 경험다양한 학부모 상담 사례를 경험한 현직 교사의 이야기다 보니 부모와 자녀 대화의 실제 예시들이 마음에 와닿는다선생님 필력이 뛰어나신 편이라 글이 술술 잘 읽히는데깊이 생각해볼만한 질문들을 중간 중간 던지셔서 간혹 속도를 늦춰 읽기도 했다아이를 기르면서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뻔히 안다고 여겼는데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나를 돌아보게 된다반성이 밀물 들어오듯 자꾸 마음 안에 들어찬다나는 내 아이들에게 꽤 친절하고 상냥하며 따뜻한 보호자였다고 과신했던 것 같다.  우리 아이들과 잘 소통하기 위해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만날 준비를 해야 하는지 다시 깨닫고 마음을 다지게 된다개인적으로 추상적 사고를 하기 시작하는 자녀와의 대화 시 주의할 점과 내향적인 아이들과의 대화, ‘자녀가 자신의 주체적 욕망을 알게 하기 위해서는 칭찬이 나쁜 방안이라는 점알게 모르게 아이에게 가스라이팅을 가하게 된 표현 등을 언급한 부분에서 나를 돌아보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저자가 오래 그리고 깊이 고민하고 경험했던 내용을 마침내 정리한 한 권의 책 덕분에 나는 다시 좋은 부모가 되려는 의지를 정비한다

 

p.36

자녀와 대화하고 싶다면다가가기에 앞서 먼저 그들을 기다리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그 시간은 대화의 간극들을 연습하게 해준다대화가 아닌 를 기다리는 나의 몸을 만든다대화의 간극은 말이 아닌 몸으로 전달되기에대화 전에 내 몸을 만들 기다림이 필요하다.

 

p.42

진정성 있는 변화는 상대방의 논리를 인정하는 순간 이루어집니다내 자녀를 대화로 더 멋지게 성장변화시키고 싶다면 추상적 사고가 시작되는 시점이 기회입니다그들의 논리를 인정해주어야 합니다이러다 부모 머리 위로 올라갈 것 같은 두려움은 잠시 내려놓고 말이죠.

 

p.126

아이는 부모를 이해해주는 위로의 대상이 아니다그들 역시 개인의 주체적 자아, ‘나는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여정에 오른 한 사람이다양육자는 아이가 안전하게 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잠시 돌보고 있을 뿐이다.

 

p.199

마음은 단호한 행동을 따라갑니다내 몸에 사인을 주는 겁니다.

...

내가 하던 모든 것을 멈추는 약간 단호한 모습을 위합니다그럼 생각이 아이에게 집중되죠아이는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자신의 감정이 인정되었다고 느낍니다.

 

p.205

공감 대화법의 진검 승부는 진짜 관심


20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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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출간 20주년 기념판) - 아동용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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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님의 마당을 나온 암탉은 애니메이션 영화로 먼저 만난 이야기다.

아이들이 즐겁게 볼만한 재미있는 만화 영화로 치부하기에 이 이야기는 꽤 흥미롭고 많은 깨달음을 주는 말그래도 대단한 작품이었다.

갇혀있지만 저만치 자리한 마당을 그저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의지를 품은 암탉잎싹은 결국 마당으로 나왔다그리고 누구도 잊을 수 없는 잎싹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알을 발견하고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그 알을 품기 시작한 잎싹잎싹과 알을 지킨 청둥오리 나그네의 희생자신과 같은 닭이 아니어도 끝까지 아기를 지키는 잎싹의 사랑.

작가는 속지 첫 부분에 참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라고 표현했는데나는 이 작품에 내내 놀라고 있었다.만화 영화를 봤을 때보다 더 복잡한 감정들이 마구 밀려왔다.

주인공 잎싹의 해맑음소망초록이를 향한 무한한 애정과 응원희생 뿐만 아니라 절망좌절슬픔외로움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까지 허투루 볼 부분이 하나도 없다.

이런 이야기를 어찌 아이들에게만 권할 수 있겠는가. 20주년이 아니라 100년이 지나도 누구의 마음에나 아름답게 자리매김할 이야기다잎싹이의 삶이 소망을 잊지 않고 살아가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한다살아가는 내내 잎싹이의 삶을 떠올릴 수 있다면그의 이야기가 곧 내 마음의 파수꾼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황선미 작가님김환영 작가님잎싹이를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살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왜 이렇게 사는지 모르겠어소망을 간직했기 때문일까그래도 마당을 나온 건 잘한 일이야철망은 말할 것도 없고.’ (131)

 

어리다는 건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아가너도 이제 한가지를 배웠구나같은 족속이라고 모두 사랑하는 건 아니란다중요한 건 서로를 이해하는 것그게 바로 사랑이야.“(163)

 

저 애는 지금 받아들이기 어려운 거야우리가 서로 다르게 생겼다는 사실을.‘

 

청둥오리는 아기를 데리고 저수지로 가라고 했다그 말 뜻을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이제야 알게 되었다청둥오리는 아기가 자라서 날기를 바랐고자기 족속을 따라가기를 바랐던 것이다.(171)

 

어쩌면 앞으로 이런 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소중한 것들은 그리 오래 머물지 않는다그것을 알기 때문에 잎싹은 모든 것을 빠뜨리지 않고 기억해야만 했다간직할 것이라고는 기억밖에 없으니까.(171)

 

엄마내가 떠나길 바라?“

잎싹은 초록머리의 눈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가야지네 족속을 따라가서 다른 세상에 뭐가 있는지 봐야 하지 않겠니내가 만약 날 수 있다면 절대로 여기에 머물지 않을 거다아가너를 못 보고 어떻게 살지 모르겠다만떠나는 게 옳아가서 파수꾼이 되렴아무도 너만큼 귀가 밝지 못할거야.“(184)

 

한 가지 소망이 있었지알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는 것그걸 이루었어고달프게 살았지만 참 행복하기도 했어소망 때문에 오늘까지 살았던 거야이제는 날아가고 싶어나도 초록머리처럼 훨훨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203)


20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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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 - 학교폭력의 터널을 지나온 엄마의 조심스런 고백
정승훈 지음 / 길벗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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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게 책의 매 쪽을 넘겼다꼭 읽어보고 싶었다듣고 싶었던 이야기기다리고 있었던 이야기였다.

섣부른 판단일 수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가해자의 부모와 가해자를 동일시한다미디어를 통해 노출된 학교폭력 가해자측의 해명 또는 변명은 대중의 공분을 사곤 했다학교폭력 피해자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이 깊게 공감하며 안타까워하고 어떻게든 도우려는 손길을 모으는 반면 가해자는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어야 한다고들 생각한다그런데 학교폭력이라는 상황 속에 휘말리다보면 피해자가 온전한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이기도 한 상황이 있다또한 실제 행위의 의도와 행위의 결과가 분리되다 보니 평소 인성에 심각한 결함이 있거나 소위 문제아라 낙인찍혔던 경우가 아닌 아이들도 원치 않았던 맥락 속에 편입되어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상황도 있다그렇게 학교폭력이라는 사건 속에 휘말린 이들은 앞으로 어떨까?

개인적으로 학교폭력으로 간주되어 사안이 처리되는 과정과 관련 법 및 절차 매뉴얼을 모르진 않는다그러나 단순히 이 일의 가해자가 어떤 죄값을 치루는가와 피해자는 어떤 보호조치를 보장받는가가 아닌 순차적으로 그들이 경험하게 되는 여러 상황들 속 감정관계회복 등 좀 더 내밀한 이야기들이 궁금했다.

학교폭력 가해니 피해는 선량하고 원만하게 세상을 산다고 자부하는 누군가에겐 내 인생에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로 여겨지겠지만실제 학교폭력에 연루되고 그 경험을 공유하는 아이들의 수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것을 보면 개인 의지만으로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나 역시 아이를 기르고 있는 학부모이자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나쁜 일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도록 애썼고어떤 상황이든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바르게 판단하려 애썼지만 내 삶내 경험에도 학교폭력이라는 과거가 있고최근에도 새롭게 새겨져 아직 아물지 않은 학교폭력이라는 상처와 교훈이 마음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저자에게 매우 감사하다어떤 부분도 허투루 읽지 않았다스스로가 학교폭력 상담사로 거듭나기까지이렇게 본인의 이야기와 깨달음을 책 한 권으로 엮어내기까지 성찰의 시간은 길고 아팠으리라어떤 부모도 자녀가 타인을 해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지 않는다학교폭력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부모이기를 바라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내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단번에 인정하기도 쉽지 않다잘못을 저질렀다면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는 건 당연하다그래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일에 대한 사과와 화해의 제스처가 오고가는 것만으로 그 일이 원만하게 끝난다면 잘못을 저지른 이에겐 정말 감사하고 운좋은 일일 수 있다그런데 학교폭력이라고 정의된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이 책은 그 호락호락하지 않은 모든 순간의 이야기다소장하고 있는 몇 권의 학교폭력 관련 서적들을 통틀어 이 고백서 한 권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사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은 대부분 이론서에 가깝다.) 저자의 솔직한 경험담과 진심어린 당부들이 고마웠다조언 하나 하나가 다 소중하게 여겨진다목차만 살펴봐도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가해자 및 피해자가 경험하게 될 상황을 두루 살피고 아이들 모두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길을 치열하게 고민했던 저자의 애씀이 느껴진다책 뒷표지의 김영덕님의 추천사에 매우 공감한다. ‘이 책은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그리고 상담사들을 전문가로 성숙시키는 데 큰 도움을 주는 멘토 같은 책이었다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실용적인 교육서로 기꺼이 추천한다.


20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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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금지한 임금님 작은 곰자리 45
에밀리 하워스부스 지음, 장미란 옮김 / 책읽는곰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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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어둠을 금지한다!

 

어린 시절부터 어둠을 무서워했던 임금님은 어둠 금지령을 내린다.

갑자기 어둠을 금지하면 백성들이 어리둥절할 것이기에 어둠의 나쁜 점을 소문내는 것부터 시작한다백성들은 점점 어둠을 나쁘게 느끼게 되고결국 어둠은 금지된다.

사람들은 곧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어둠을 되찾아 와야 함을 깨닫는다.

 

백성들은 어리석지 않다!

 

금세 읽어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의 그림책이었다가짜 뉴스를 알아채는 비판적 사고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연대의 힘변혁을 이끌어내는 실천 의지몇 장 안되는 쪽수의 그림책으로 이런 것들을 내면화할 수 있다니이야기가 가진 힘에 늘 감탄한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을 포함한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떤 분야의 학습을 하든 비판적으로 사고하기협력하기사실과 거짓을 구분하기 등 다양한 소재를 이끌어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끊임없이 배우는 학생들과 그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소장을 추천한다.


20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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